1974년 3월 교사이동으로 경주에서 59여리 떨어진 벽지인 월성군 내남면 비지리에서 일년동안 근무한 일이 있었다. 이곳은 산내면과 인접한 곳으로 초대 구교우들이 살았던 곳이다. 부근진목정은 1866년에 울산에서 순교한 김 루까 등 3인이 묻혔던 곳으로 경주 지방의 유명한 순교지이기도 하다. 아무튼 이 일대는 초기부터 우리 교회와 관련된 곳으로 비지리에도 3대ㆍ4대의 교우들이 10여호 모여 공소를 이루고 있었다.
당시 교통이 불편하여 이곳에서 자취생활을 하면서 낮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저녁에 공소신자들과 함께 여러가지 활동을 하였다.
먼저 구교우들이어서 대부분 습관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들께 점더 활력을 불어 넣고 전교를 하기 위해 레지오 마리애를 조직하였다. 매주 목요일 저녁 주회합 때에는 활동할 곳이 없다고 걱정하는 신자들을 격려하여 조금이라도 교회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방문하여 10이는 사람들을 방문하여 10여명의 예비자를 모았다.
금요일 저녁에는 공소신자들과 함께 예비자를 모아 교리를 가르쳤고 교리 후에는서로 토론을 하여 신앙을 굳건히 하도록 애썼다. 이런 준비를 거쳐 그해 성탄에는 4가구 10여명이 본당에서 성세를 받아 여러 신자들로부터 축하의 인사를 받기도 했다.
주일학교 아이들은 일회 저녁에 모아 교리교육과 함께 성가를 가르쳤는데 성당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도 많이 나와서 같이 배워 저녁에 집에 있으면 간혹 동네아이들이 성가를 부르면서 마을로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주일학교 어린이들은 성탄때 공소에서 연극을하여 구경은 마을 사람들과 신자들을 기쁘게 했다.
그 밖에도 사순절 매주 금요일에는 함께「십자가의 길, 기도를 했고, 성모성월에는 저녁마다 공소에 모여 로사리오 기도를 바쳤으며, 성모의 밤도 성대히 거행하였다.
이렇게 공소에서 일년동안 함께 살아가는 동안 공소신자들의 생활 모습을 잘 알 수 있었고 작은 힘이지만 무엇인가 그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 것은 매우 보람찬 일이었다.
공소신자들의 고마워하는 인사나 친구들이「비지본당신부」라고 놀리는 말들이 모두 기쁨으로 받아들여지곤 하였다.
최근 몇몇 교구에서 특별히 공소사목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어떤 교구에서는「공소사목」과 같은 책자를 배부하여 각 공소에 보내는 것을 보았다. 정책적으로 소외된 농촌지역이면서, 우리 나라 교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촌에 대한 현명한 관심이라고 보고 흐뭇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 본당에서도 매주 공소에 나가 교리교육을 하는 교사들이 있다. 의식적으로 침체되고 교리교육의 기회가 적은 공소신자들께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은 사랑의 행위가 됨과 동시에 교사들의 고귀한 직책증의 하나일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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