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서로가 도와가면서 살고 타인의 어려운 사정을 같이 걱정해 주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사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더욱이 역경에 처해 있는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줄 모르는 것처럼 매정한 사람은 없으며 비참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보고도 눈물을 잃은 것보다 더 잔인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을뿐 아니라 반대로 주고 싶어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다. 전자는 인간적인 사랑으로 수동적인 동시에 자기중심 적이지만 후자는 하느님의 사랑으로서 능동적이며 이타적(利他的)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도 두개의 사항에 대해 언급하면서『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답게 닮으라』고(에페 4장 32~5장 1절)권고한 일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받기 위하여 예수를 따르는 제자가 된 것이다.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 아버지 사랑의 화신이시며 자분(自分)이시다. 그러기에 그의 사랑은 편애가 아니고 박애이시며, 일시적인 사랑이 아니라 함구적이고, 차등적인 것이 아니며 평등적(平等的)인 사랑으로서 인간을 항상 보살펴 주셨다.
예수께서는 당신을 필요로 할 때는 언제나 기꺼이 찾아가셔서 도와주었고, 사정이 긴급할 때는 몸까지도 돌보지 않으시면서 해결지어 주셨다. 어떤 경우에는 식사도 거르셨고, (마태 12장 2절)밤잠도 전연 못주무셨다. (마르꼬 6장 46절)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우리게 보내주신 하느님의 연민적 사랑의 극치이며, 이 사랑 때문에 죽으셨을 뿐 아니라 바로 그 사랑으로 살아나셨다.
주님의 사랑은 정적이 아니고 동적이므로, 자신을 온전히 비우고 나누며 남김없이 내어주는 것을 본연으로 한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여러분이 사랑속에서 뿌리를 박고 사랑을 터전으로 삼아 굳건히 설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모든 지식을 초월(超越)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에페 3장 17 ㆍ19절)고 하였던 것이다.
우리 크리스찬들의 사랑도 예수의 전적인 타자애(他者愛)의 정신을 이어 받아서 성화해야하고 완덕을 이루어야 하겠다.
예수는 우리의 희망이요, 기쁨이다. 그 분은 십자가 위에 달리셔서 당신의 살을 찢어 나누어 주셨고 한 방울의 피까지도 남기지 않으신채 우리의 생명을 건져주시려고 희생되신 것이다. 이러한 사랑이야말로 모든 인류의 복된소식이며 기쁜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그리스도 예수의 인간에 대한 연민적인 사랑은 단순한 의미에서 본다면 인간적인 차원을 넘었으니, 자신을 죽이려고 음모했던 사람들을 반갑게 맞아 주셨고(루까 14장 1~6절, 요한 4장 46~53절참조)원수들의 잘못된 죄까지도 용서하여 달라고 최후의 기도를 바치신(루까 23장 34절)갸륵하고 착하신 분이었다.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따라 서로가 사랑하고 나눌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게 되는 것이며, 그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중에는 하느님을 뵌 사람은 없지만, 그러나 그분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우리 크리스찬들은 다같이 그리스도의 내리사랑(下向愛)을 받아 우리도 이웃에게 그대로 베풀어 주도록 하며, 형제적인 나눔의 사랑을 통해서 위로사랑(上向愛)을 지향(指向)하도록 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며, 그 안에서 살도록 노력하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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