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주일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것은 3년전 안양 호계동 본당에서 부터이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그렇겠지만 처음에 주일학교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가르쳐야 되는것 인지도 모르면서 시작했다. 그저 막연히 아이들을 일주일에 한번 과외지도 하듯이 가르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과 주님의 복된 사업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즐거움에, 물론 두려움이 없없던 것도 아니지만 가볍게 시작했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
했던 주일학교, 그동안 길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시간들을 주일학교와 함께 보내면서 나는 주일학교외 현실에 대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꽃밭인 주일학교가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교사들이 그렇게 가꾸려고 애를 쓰는데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메마르고 시들어 있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들이 이글을 쓰게된 동기가 됐다.
그러나 막상 이 글을 쓰면서도 나는 여러가지로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나 자신이 그동안 그렇게 성공적으로 또 성실하게 주일학교를 해왔다고도 할 수 없으며, 오히려 계속 실패만 거듭하고 뭐하나 제대로 해 놓은것도 없으면서, 훨씬 더 성실하고 성공적이며 경험이 많은 훌륭한 선생님들 앞에 이 글을 내놓는다는 죄스러움과 무엇을 쓰는 사람들이 흔히 실수하듯이 이 글자체가 내 순수한 동기와는 아랑곳 없이 할지 모르는 내교만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도대체가 내자신이 주일학교에 대해서 수기를 쓸 정도로 많은 것을 알거나 경험 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글을 쓰려고 조그마한 용기라도 가지게 된 것은 이제 주일학교에 새로 발을 들여 놓으신 신진의 많은 선생님들과 또 지도하시는 신부님 수녀님들께서 한 작고 보잘것 없는 교사의 눈에 비친 주일학교의 모든 것과 이 부족한 교사가 털어놓는 실패 투성이의 경험담을 보시고 앞으로 주일학교를 해 나가시는데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어 우리 사랑스런 주일학교의 발전에 다소나마 보램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글은 수기라기 보다는 나 자신 그리고 우리들 모두가 반성하는 뜻으로 되새기고 싶다. 지금은 아주 잘되고 있다고 들었지만 당시 호계동 본당에서는 주일학교 교사회가 따로 없었다. 처녀 레지오에서 대신 주일학교를 맡고 있었는데 대부분 직장여성이라 주일교리시간에 두세명이 나오는 것이 예사였다. 특근이다, 2부교대다 나름대로 모두들 이유가 있었지만은 어느 본당에서든지 교리교사들의 출석률이 좋지 않은것과 또 교사자체가 잘확보되지 않는 것은 주일학교 교사에 대한 인식과 사명의식이 부족한데 그 원인이 있는것 같았다. (계속)
■지금까지 경주본당 주일학교교사 성태용氏가 집필해 주셨읍니다. 이번호부터는 청주 내덕동본당 주일하교 교사 정참호氏가 고해주시겠읍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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