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길로 가기 위해오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대주제 아래 8월 21일 안동 가톨릭상지대 시청각실에서 열린 「대희년 생명·환경에 관한 심포지엄」에서는 대구 가톨릭대 우형택 교수가, 「왜 자연환경을 보호해야 하는가? 」를, 대구가톨릭대 전헌호 신부가 「식량문제와 생명」을 주제로 각각 발표에 나섰다.
이어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이상식 회장과 김완경씨가 각각 「농업과 환경」, 「환경을 살리기 위한 작은 노력」을 주제로 실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례들을 발표했다.
각 발표에 따른 토론자로는 안동대학교 정규영 교수, 예천본당 김영식 신부, 정의선씨, 안동시 종합사회복지관 이아녜스 수녀 등이 나서 생명과 환경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보는 심포지엄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 ‘왜 자연환경을 보호해야 하는가?’ / 우형택 교수
인간에겐 자연파괴할 권리없어
산업혁명 이후 심각한 환경오염, 돌이킬 수 없는 자연생태계 파괴와 훼손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물질, 인간중심적인 현재 문명의 근본적 발상과 사고의 대전환 없이는 인간과 자연은 파멸의 길로 귀착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
왜 자연환경은 보호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당위성은 종교·윤리적 가치, 심미적·레크리에이션적 가치, 과학적·문화적 가치, 경제적·물질적 가치, 생태적·생명부양환경적 가치, 사회정의와 민주주의 실현의 가치에서와 같이 다양한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자연환경의 보호를 추구한다는 것은 이러한 가치관들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적 측면에서 볼 때 자연환경 보호는 인간과 자연은 다함께 하느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에 인간은 예수님의 마음으로 자연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올바르게 다스리고 보호·관리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양종교에서도 인간은 자연의 한부분으로 자연의 잋와 순리에 따라 자연을 사랑하고 돌볼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보호의 종교적 혹은 윤리적 가치는 우리에게 자연보호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지만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먼저 자연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사고의 변혁이 요구된다. 이러한 세계관의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고, 오랜 기간에 걸쳐서 지속적인 교육과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해진다.
좋은 자연환경은 우리에게 정서적 안정과 몸과 마음을 재창조할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준다. 더불어 자연환경을 보호한다는 것은 고유의 문화적 자산을 유지, 관리해 그 가치를 더욱 향상시킨다는 의미도 포함하는 것이다. 또 경제·물질적 측면에서도 자연환경을 해친다는 것은 엄청난 상업적 잠재력을 잃어버리게 됨을 뜻한다.
인간에 의해 생태적 균형이 깨어진다면 인간은 자연의 무료서비스와 혜택을 더이상 누릴수 없고 생존위협까지 받게 된다.
또한 다양한 자연보호 정책은 저임금, 저기술, 노동집약적인 직업을 창출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며, 자연은 모든 이에게 형평성을 제공해 민주주의 실현에도 기여한다.
■ ‘식량문제와 생명 / 전헌호 교수
검소한 생활 실천이 가장 중요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율은 1995년 이후 30% 미만으로 떨어져 현재 음식 소비량의 3분의 2를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이러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방도는 현실적으로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인구증가와 산업화에 의해 택지, 공장용지, 도로, 공공시설물 등이 경작지를 잠식해 가기 때문이다. 세계의 식량 사정을 볼 때에도 경작지 전체 면적은 줄어들고, 1인당 관개면적은 감소추세, 비료 사용량은 증가하는 반면, 인구는 상대적으로 해마다 늘어 인구 증가에 곡물증산의 보조를 맞추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1억씩 늘어나는 세계 인구 증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보이는 유전공학이나 신품종 개발의 경우도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여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조금 더 올리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생물학자들이 기대했던 경이적인 기적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불확실한 낙관적 사고에 젖어 소비적 삶을 계속해 나간다면 오래지 않아 지금처럼 쉽게, 또 싼 값에 음식물을 살 수 없어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특히 이러한 어려움을 먼저 당하는 계층이 소비적 삶을 즐긴 사람들이 아니라 극도의 빈곤 속에서 어렵게 삶을 유지하는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작 가능한 땅을 효율적으로 개발해 식량증산을 도모해야겠다. 둘째 인구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야한다. 인구의 감소를 위해 그리스도교에서 제시하는 방안은 유일하게 절제이다. 세째로 소비적인 삶을 극복하고, 근검 절약을 미덕으로 삼아 실천해야한다.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삶은 결국 하느님과의 깊은 유대를 회복하여 기도하는 삶, 자신과 이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주어진 삶 자체에 감사드린다. 또 모든 피조물을 하느님의 창조물로 존중해 그 사용에 있어서도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원리적인 이론을 각자가 자신의 구체적인 삶 안에서 매순간 얼마나 많이 의식하면서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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