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로사리오의 성월이다. Rosario라는 말은 라띤어 Rosarium에서 유래한 것으로 장미의 꽃다발이라는 것이다. 성모송의 반복이 많은 로사리오의 기도를 장미의 꽃다발이라고 하는 이유는 장미 화관에 얽힌 크리스찬의 신앙고백에서 유래한다. 초대 순교자들은 사자들의 먹이가 되기 위하여「꼴로세움」경기장으로 나아갈 때 영광과 승리의 상징인 장미화관을 머리에 쓰고 천상의 월계관을 갈망하여 순교하였다. 초대신자들은 이러한 장미관을 모아 시편을 하나씩 외우며 그들의 신앙을 다시 고백하였다.
이러한 시편 암송은 초대교회에서 철저한 신앙생활을 하려던 은수자들에게서 실천되었다. 그들은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감사. 통회와 청원의 신앙고백이 담긴 1백50편의 시편을 드림으로써 하루의 일과를 거룩하게 하였다. 그러나 은수자들 중에는 시편을 외우지 못하는 이들도 있게 되어 시편 대신에 1백50번의 주의 기도(Pater Noster)를 하기도 하였다. 점차 이 기도는 성모송으로 대치되었다.
그러므로 로사리오의 기도은 신앙 고백의 기도이다. 성모송의 반복이 이스라엘 신앙을 표현한 시편의 대송이라는 이유뿐만 아니라 로사리오의 기도의 구조로 보아도 신앙고백의 기도이다. 로사리오의 기도는 사도 신경의 신앙고백으로 시작하여 예수께서 친히 가르쳐 주신(루까 11ㆍ2~4) 주의 기도와 성삼께 대한 영광경과 인류구원의 간청인 구원경의 반복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로사리오의 3가지 신비중에서도 환희인 신비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환희의 신비를 묵상하기 위하여『우리는 예수님이 주님이다』(로마 10ㆍ9)라는 빠스카의 신비의 대전제를 인정하여야 한다. 2차 바티깐 공의회에서는 교회헌장 마지막장인 8장에서 성모님을 다루었다.
이는 성모님의 위치에 대한 교도권의 새로운 시도이며 특별하고 장엄한 마리아에 대한 신앙 고백을 말하여준다. 우리는 교회안에 계신 성모님과 같이 우리의 신앙을 환희의 신비에서 고백한다.
우리는 성모님과 함께 하느님의 현존에 기뻐하게 된다.
또한 환희의 신비는 루까복음의 특징이다. 이방인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루까복음에는 아름다운 성모님의 모습이 여러번 드러난다. 마르꼬 복음사가는 예수의 어린시절을 표현하기는 하였지만 요셉을 중심으로 서술하였으며 마르꼬는 세자요한의 출현 이후에 즉시 세례받으시는 예수의 모습을 등장시키므로 예수의 어린시절에 대하여 침묵을 지킨다. 그러나 루까복음에서는 1장에서 환희의 신비 1단인 예수의 탄생 예고(루까 1ㆍ26~37) 2단인 성모의 엘리사벳방문(루까 1ㆍ38~45) 3단인 예수의 탄생(루까 2ㆍ1~20) 4단인 예수의 성전봉헌(루까 2ㆍ22~38) 5단인 예수의 성전설교(루까 2ㆍ42~52)등 환희의 5가지 신비를 아름답게묘사하여 성모님을 등장시킨다. 환희의 신비는 구원사에서 드러나는 기쁜소식에 대한 개방이며 응답이며 환호이다.
구원사에서 마리아를 貴하게 보는 이유 중의 하나는 마리아의 개방성이다. 하느님의 뜻을「받아 들이고」있으며 그뜻을「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열려진 마음때문이다. 이러한 열려진 마음은 자신과 타인의 구원을 위한 은총을 받아들이는 조건이기도 하다.
환희의 신비안에는 기쁜소식을 가져오는 자가 있으며 기쁜소식을 받아들이는 자가 있다. 1단에서는 가브라엘 천사가 성모와 만난다 (루까 1ㆍ28)가브리엘 천사는 기쁜소식을 가져오는 자이고 성모께서는 믿음으로 기쁘게 응답하신다. 2단에서는 나자렛 성모와 유다 산골 엘리사벳의 만남이다. (루까 1ㆍ40)성모께서 기쁨을 가져가시며 엘리사벳이 기쁨에 넘쳐서 응답하신다. 엘리사벳은 『내 복중에 아이도 기뻐 뛴다』(루까 1ㆍ44)라고 표현하신다. 3단에서는 천사와 목동의 만남이다.
천상 오케스트라로서 (루까 2ㆍ13)천사들이 기쁜 소식을 전하며 순진한 목동들이 그 기쁜소식을 듣고「베를레헴」으로 달려간다 (루까 2ㆍ16) 4단에서는 성가정과 예언자 시메온 안나의 만남이다 (루까 2ㆍ27)예수. 마리아. 요셉이 기쁨을 전하며 주님을 뵈옵기를 갈망하는 자를 대표하여 예언자 시메온이 기쁨을 받아 들이고 노래한다 (루까 2ㆍ28) 5단에서는 예수와 바리사이파의 만남이다. 예수자신이 「아버지의 집」에서 기쁨을 선포하시며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들이 경외로워 한다.
환희의 신비에서는 기쁜 소식이 점점 확대되어 간다. 1단에서 천사의 소식이 한 여인 마리아에게 전달되고 2단에서는 유다고을로 전달되고 3단에서는 목동의 무리에게 전달되고 4단에서는 시메온을 통하여 전인류의 구원이 전달되고 5단에서는 예수 스스로 새로운 모습으로 이스라엘에 드러나신다.
이와같이 환희의 신비의 주요 신비는 기쁨을 전달하고 받아듣는자의 만남이요 이 만남은 기쁜 소식으로 확대되어 간다. 그러므로 모든 신심이 그러한것 처럼 로사리오 기도도 편협적이고 개인적인 개인 신심이 아니라 성모님의 개방성과 함께 드리는 구원의 신비이다. 하느님과 인간의 만남이요 인간과 인간의 만남인 육화의 신비에 대한 기도이다.
즉 구원의 신비의 환희. 기쁨의 반복이다.
환희의 신비는 예수의 생애와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빠스카의 신비안에서 전제되는 복음의 서곡이다.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대 전제의 기쁨을 노래하는 기도이다. 이러한 빠스카의 신비의 서곡을 단순하고 부담없는 성모송의 기도로 반복한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루까 1ㆍ28) 주께서 함께계시니 여인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 또한 복되도소이다. (루까 1ㆍ42)천주의 성모 마리아여 이제와 우리 죽을때에 우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교회의 첨가)』이와 같이 성모송은 부담이 없이 크리스찬의 기쁨을 확인하는 죄인의 기도이다. 그러므로 로사리오의 기도는 기도를 얼마나 오래하느냐 보다 기도하는 열정. 신비에 응답하는 신앙 고백에 있다고 보겠다.
현대에 주님의 현존을 알아보는 믿음의 자세가 요구된다. 성모님과 같이 하느님의 말씀을 육화시키며 주님의 현존을 육화시켜야 겠다. 빠스카 신비의 서곡인 만남의 신비. 환희의 신비를 신앙고백으로 기도하면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해야한다.
13세기 도미니꼬 성인이후 널리 보급된 로사리오의 기도은 오늘날에도 성모님의 부탁으로 1858년「루르드」에서 강조되었으며 1917년 포루투갈「파티마」에서도 반복되었다. 로사리오 기도를 부탁하신 성모님의 원의는 구원의 기쁜 소식을 삶으로 증거하라는 것이다. 기쁨으로 신앙을 증거한 순교의 후예답게. 빠스카의 신비에 동참하는 기쁨의 증거자로서 환희의 신비를 바치며 10월 전교의 달에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자.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루까 1ㆍ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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