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교회때부터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나 광야생활을 거친 후 약속의 땅「가나안」으로 들어간 것은 바로 신약시대 백성인 우리 크리스찬이 현세 생활을 거쳐 천국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엿보인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와 같이 구약 출애굽기는 신약시대에 이루어질 구원과 정을 미리 엿보인 만큼 성서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출애굽기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의 여러가지 사건을 신약시대의 하느님 백성인 크리스찬의 생활과 비교하여 전자는 예표、그림자 암시라 할 수 있고 후자는 원형과 실물과 명시라 할 수 있다.
우선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파라오의 노예생활에서 이끌어 내어 홍해를 거쳐 하느님을 자유로이 섬길 수 있는 광야생활로 인도 했듯이 새 모세이신 그리스도는 새로운 홍해인 성세성사의 물로 우리를 하느님 자녀의 새 생활로 인도하신 것이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낮에는 그름기둥、밤에는 불기둥의 인도를 받았듯이 우리 크리스찬은 광야 같은 현세생활、즉 나그네 생활에서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와 진리의 길잡이신 성신의 인도와 보호를 받으면서 천국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또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굶주리고 갈증에 죽게 되었을 때 야훼께서는 하늘의 떡-만나(요한 6ㆍ48~51)와 메추리를 보내고 바위에서 물이 샘솟게 하여 먹고 마시게 하셨듯이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백성들인 우리 크리스찬에게 당신 몸과 당신 늑방에서 솟아나온 피와 물(Ι꼬린 10ㆍ4、요한 7ㆍ37、19ㆍ34)을 우리에게 주시어 영적 음식과 음료로 삼아 힘을 얻게한 것이다.
저 이스라엘 백성이 파라오의 노예생활에서 해방 되고자 한 것은 단순히 속박과 예속에서 풀려나려는 것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적극적으로 참된 자유와 기쁨 가운데서 새로운 삶을 영위하자는 것이었다.
즉 근본적으로 인간을 자유롭게하고 구원하시는 참 神이요、사람의 임금이신 야훼께 순종하고 오직 그분만을 섬기자는데 있다.
이와 같이 우리 크리스찬은 참되신 하느님이요 우리의 구원 자신 그리스도께만 매여 그 분만을 섬기고 사랑하기 위해 세속의 쾌락과 육신의 정욕과 악마의 세력을 벗어나 성세성사를 받을때에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께 죽도록 충성하기로 맹세했다.(서약:갱신식)
우리 신약백성인 크리스찬은 마치 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넜던 것처럼 세례를 통하여 속박의 생활에서 자유의 생활로 탈출해 온 것이다. 이리하여 우리는 영원한 약속의 땅을 바라보며 광야 같은 이 세상을 지나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구약 출애굽기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생활 기사(記事) 에서 구원의 신비인 탈출、즉속박의 생활에서 자유의 생활로 건너오는 빠스카의 신비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런데 구약 출애굽기 외에도 여러곳에서 이 빠스카의 신비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빠스카의 신비는 바로 「크리스찬 구원의 신비」이기 때문에 좀 깊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구약 창세기에 나오는 천지창조의 이야기를 보면 우리 크리스찬이 성세성사로서 누리게 될 새로운 실존을 예시한다. 즉『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땅은 아직 모양을 갖추지 않고 아무것도 생기지 않았는데 어둠이 깊은 물위에 뒤덮여 있었고 그물위에 하느님께서 「빛이 생겨라」하시자 빛이 생겼다』 (창세기1ㆍ1~3)
천지 창조때 하느님의 영이 물위에서 활동하므로 혼돈과 무질서에서 정돈과 질서가 생겼고 물에서 세상이 생겨났으며 어두움에서 빛이 나온것처럼 하느님의 영이신 성신은 성세의 물을 통해 우리를 새로운 인간으로 만드시고 우리를 어두움에서 빛으로 불러내신 것이다.
(세례의 양면성-죽음과 재생)
이리하여 우리는 세례를받는 순간부터 하느님의 영이요、그리스도의 영인 성신과 더불어 살게 되는 것이다. 이때 우리는 성신안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생명을 담뿍 누리고 그 가운데서 아버지 신성부와 일치하는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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