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끊임없이 기다리며 살아 간다. 아무도 온다고 한 사람이 없었어도 아무일도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도、그래도 막연하게 나마 무엇인가 기다리지 않고 서는 사람은 살아가지 못한다. 기다림이 없는 인간은 이미 죽은 인간이다. 중병에 걸린자가 소생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낫고자 하는 의욕과 희망-그것도 하나의 기다림이겠다-이라고 한다. 인간은 아마도 기다리며 살아가도록 만들어진 존재인가 보다. 무엇을 기다리며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기다린다는 것은 사람을 초조하게도 하지만 또한 기쁨과 사슴설레는 흥분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겨울이 문턱을 넘고 있다.
어떤 이는 흰눈 쌓인 거리와 크리스마스 캐를이 울리는 눈내리는 밤의 거리를 기다리고、어떤이는 태양이 눈부시게 흰눈위를 비추며 솟아오르는 성탄 아침을 벌써 그려보기도 한다.
어려운 살림과 역경속에서도 내일을 기다리며 굳세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있어 기다림이란 곧 음식이요 맑은 공기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기다림이란 인내요、희망이다. 이 희망은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는 것이 아니다. (로마서 5장 5점)
구약의 의인들은 비정의 세상、비리의 세상이 구원되어야 함을 통감했기에 예언자 이사야의 말씀대로「우리를 구원하시는 이」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시편저자는 외친다.
『우리를 구원하려 오시옵소서. 만군의 주 하느님 돌아오소서. 비오니 포도밭을 찾아오소서』 (오늘 미사층계승)
몹시도 기다리던 그분은 오셨다. 그분은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었지만 또 한편 더욱 큰 기다림을 안겨 주었다. 그러기에 초대 크리스찬들은 그분이 하늘로 올라가심을 보기 바쁘게 그리스도의 「다시오심」 (재림)을 기다렸고 열렬히 기다렸다.
그분의 재림이 임박한 것처럼、하늘과 땅이 곧 무너져 내릴 것처럼 기다렸다.
언젠가 그분은 다시 오실 것이다. 약속에 어김없는 그분의 말씀이기에 우리는 확신할 수 있다. 그분이 다시 오실 때에는 모든 것이 새롭게 될 것이며、모든 것이 완성될 것이다.
우리의 눈물을 다 씻어주실 그때에는 마냥 기쁘고 행복할 것이다.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에 비추어 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로마서 8장 18절)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냥 가만히 있는 수동적 태도가 아니다. 기다림은 깨어있는 행위요、의지적 자발적 행위이다.
기다림은 성실하게 매일 우리의 할바를 하게 한다.
대림절의 이 기다림의 정신은 우리가 변천하는 신앙의 문제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깨어 공부하고 성서의 말씀에 친근 하라고 요구한다. 또한 미움과 감정적 대림을 해소하고 가난하고 병들고 버림받은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짐으로써 사랑에 미감하라고 요구한다.
뿐만 아니라 어려움과 실패속에서도 희망의 근거를 찾도록 노력하며 그러기 위해 하느님께 대한 굳은 신뢰와 위탁의 정신으로 어떤 상황속에서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도록 요구한다.
대림기간동안 우리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주의 오심」을 신비롭게 내안에、이 땅위에 이루어 나가야 한다.
그리스도의 臨在는 신비적ㆍ성사적 방법으로 우리 가운데 이루어져 나가다가 마침내 주오실 때 충만하게 될 것이다. 모든 기다림이 「만남」속에서 완전히 이루어지는때 말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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