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많은 본당에서는주일학교 교사회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몇해 전 내가 호계동 본당에 있을 당시에도 그곳에는 주일학교 교사회가 따로 없었다. 대신 미혼 자매들의 한레지오에서 주일학교를 맡고 있었는데 단원들 대부분이 직장 여성이라 그런지 주일교리 시간에 두세명이 나오는 것이 예사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협조 한다는생각으로 나갔었으나 이러한 것을 보고 주일학교를 위해서는 역시 전문적으로 책임지고 맡을 교사회가 따로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더구나 한 레지오에서 주일학교를 맡을 경우 다양한 교사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도 안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들을 우리는 신부님께 말씀 드리고 교사회를 조직 하기로 했다. 신부님께서도 쾌히 승낙하시고 비록 형식적이었지만 시험을 치른 후 교사들을 선발, 주일미사 시간에 공식적으로 신자들 앞에서 임명장을 주시는 등 우리 교사들의 권위를 세워 주시려는 세심한 배려까지도 아끼지 않으셨다. 이것이 그후로 모든일을 함에 있어서 우리 교사들의 사기를 높여주었음은 물론이다. 처음 교사회를 조직 했을 때에는 남자가 3명 여자가 4명으로 전부 7명의 교사로 첫출발을 했다. 일단 교사회를 조직하고 나니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사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도 몰랐다.
그러나 무슨 단체이든지 마찬가지겠지만, 모든 일의 성패는 우리 교사회의 조직력과 단결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모이기만 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모임이 효과적인 조직을 통해서 살아있는, 참의적이고도 발전적인 모임이 되지 않으면 안되겠기 때문이다. 작년에 첨주에 와서도 이것을 느꼈지만은 일반적으로 많은 본당의 주일학교 교사회가 그 조직면에 있어서 의의로 무관심한 것 같음을 느꼈다. 회합시간에 모두 참석은 하지만, 교사회에서 자신의 위치가 무엇이며, 무슨일을 계획하고 어떤일을 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이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이이야기 저이야기, 이안건 저안건 막 내놓고는 뒷감당은 누가하며, 자신은 막상 어떤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교사회의는 늘 안건은 많지만 하는 일은 별로 없이, 제자리걸음만을 되풀이 하는 것이다. 아무튼, 교사회를 조직하고 나서 우리가 제일 먼저 한것은 우선 교사 한사람 한사람에게 자기 할일을 분명히 정해주는 것이었다
먼저 저학년 고학년 두반으로나뉘어 교리하던 것을 각 학년 담임을 정해 분반했다. 이제 각 담임교사들은 책임의식을느끼고 자기학년에 맞는 실질적인 교육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교리시간에 흥미를 가지고 참석하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우리가 한것은 각 교사들의 능력과 개성에 따라 특별담당부서를 정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한 두사람이 일하는 주일학교가 아닌 모든 교사가 다함께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교사회를 만들기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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