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와 구원」이란 저서가 근자에 가톨릭대학 신학부의 심상태 교수 신부에 의해 출간 되었다. 가톨릭 독서계에 근래에 드문 기쁜 일이다. 교회 전래 2백년이란 긴 세월을 지나면서도 내적 성숙, 학문적 내실을 이루지 못한 한국 천주교회에 일대 朗報가 아닐 수 없다.
이 저서는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 Ⅰ부에서는「전환기의 신앙」 제 Ⅱ부에서는「전환기의 그리스도 이해」제 Ⅲ부에서는「전환기의 교회와 세계」로 되어 있다. 評者의 생각이 이 저서의 핵심은 역시 그리스도이해로 생각된다. 그리스도 이해여하에 따라 신앙관도 교회관도 그 양태를 달리할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그리스도 이해속에 이 모든것이 내포되어 설명 되어야 할 성질의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시되는 그리스도의 이해는 마치 예수께서「가이사리아」지방에서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합니까? 하고 제자들에게 물으신 말씀이 오늘의 정신적 상황과 물리적 상황에 그대로 울려옴을 느끼게 한다. 이신앙고백의 장면을 이 저서는 오늘의 상황에 재연시키는 感을 준다.
저자는 현대정신 상황과 그리스도의 신앙의 만남을 제Ⅰ부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어 현대사상에 익숙한 지성들에게 신앙의 깊은 의미를 터득할 터전을 마련해 준다.
제Ⅱ부 그리스도의 이해편에서 저자는 그리스도에 의한 인간구원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예수의 고난과 죽음은 고통과 불의로 가득찬 인간 역사속에서 구원 메시지와 사랑의 실천행위가 무조건적임을 시사하는 표정이었다. …부활 신앙은 말하자면 자기생명의 운명을고려하지 않은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남김없이 희생하는 삶은 곧「구원된다」는 희망적인 신앙이다. (174면~175면)』기실 오늘의 신학은 실존적차원을넘어 신존재론적 차원에서 사랑과 희생을 설파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인류사가 식민주의 군국주의의 시기를거치는 동안 교회 안에도 권위주의, 지배주의, 개선주의 등의 의식이 깊이 잠재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땅의 우리교회 지도층 일부에는 아직도 이런 전근대적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는 것 같아 적이 걱정된다. 또 저자는 현대에 그리스도를 현존케 하기 위해 산업혁명ㆍ기술공학ㆍ유전공학 등으로 야기되는 비인간화의 현대인의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제시한다. 그리고 저자는 아래와 같은 단호한 말을 한다. 『역사는 구원이 결정되는 場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역사적 상황에 무관할 수 없다. 교회는 신앙의 빛과 힘으로써 소외된 처지를 비판하고 개선하려는 임무를 소홀히 할 수 없다. 교회는 인간의 존엄성이나 기본적 인권이 유린될 때에 침묵을 지킬 수 없다……교회는 권력의 억압적 내용으로 인간의 해방을 저해하는 부당한 세력에 과감하게 항거하여 순교를 포괄하는 온갖 고난을 받을 자세를 견지해야 할것이다.』(180면~181면)제Ⅲ부에서는 교회관의 여러 유형과 제 2차 바티깐 공의회에서의 교회상을 알기 쉽게 요약 제시한다.
이책은 위에서도 발견한바와같이 신앙관 그리스도관그리고 교회관에 있어서 현대적 의미를 지닌 이 땅에서 보기 드문 신학서이다. 다만 아쉬운점이 있다면 현대적 단면 만을 파헤치는데 그칠것이 아니라 오래고 깊은 가톨릭의 전통사상 즉 교회의 유산과의 융합을 명시하는 길이라 하겠다. 또 情意的인 면과 知性的인면의 조화있는 전개도 소망스럽다.
지금은 東西의 사상이 융합할 뿐만아니라 古今의사상, 다시 말해 이 지구상에 나타났고 또 나타나고 있는 모든 사상의 깊은 면을 융합하여 더깊고 더높은 인류사상을 형성하여 이 시대와 인류의 미래가 당면할 위기를 극복하며 새로운 차원에서 인류의 앞날을 개척하려고 전 인류가 안간힘을 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大哲人 하이데거는 옳게도 사상가들 사이의 다룸은 사건자체의「사랑의 다툼」이라 하였으며 사상가들은 同一한것에 단순히 종속 되도록 서로를 돕는다고 하였다.
이 저서는 성직자들은 물론 수도자와 평신도들에게 다같이 그리스도와 구원 이해에 큰 도움을 줄것이기에 일독을 권해 마지 않는다. 더욱이 저자가 그동안 번역하여 신학선서로 펴낸「은총」「마리아」「종말신앙」등을 곁들여 읽는다면 얻을 바 神益은 더욱 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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