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나 단체 같은 한 공동체 안에서 연세 많으신 분들이 어떤 위치에 처해 있는가? 그들을 위한 특별 배려가 되어있는가? 그들이 존경 받고 있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가령 한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건 그것은 그가정의 불행이 아닐수 없다. 한편 자녀나 젊은이들이 가정이나 단체에서 신의와 사랑을 받고 있는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성을 지니고 있다. 부모나 어른이 권위만을 얘기할때 불신과 거리감을 조장하며, 신의와 사랑이 결핍된 권위는 횡포아니면 허세로 전락 하고만다.
오늘날 가정에서의 문제점을 대개 노부모와 젊은 자녀간의 문제 또는 고부간의 문제등 세대차이에서 오는갈등의 문제가 많은듯 하다. 최근에는 부부상호간의 문제 또한 절실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모든 문제의 근본에는 항상 신의와 사랑의 결핍이 짙게 깔려있다.
신의와 사랑을 바탕으로한 모범적 가정이 바로 예수ㆍ마리아ㆍ요셉의 성가정이다. 성가정에 있어서 무엇보다 먼저 놀랄 일은 하느님의 아들이 자라고 진보 발전했으며 부모에게 순종하며 살았다는 점이다. (루까 2장 40, 51) 이것은 세상의 자연질서와 인간조건을 인정하도록 가르치시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겠는가?
이것은 또한 나와 너를 포함한 모든 인간에게 나약함과 한계성이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기본 자세이다. 즉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들어가라는 것이다. 만일 예수께서 요셉과 마리아에게 순종하지 않았다면, 30년간 나자렛에서 참 인간이 되기위해 하느님의 권능을 전부 내어놓지 않으셨다면 (필립 2장 6~8) 연륜과 경험, 성장 등은 인간사에 있어 의미없는 것이 되고 말것이다.「요셉」과「마리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예수는 자라고 배우고 성숙되어 갔다.
한 인간이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본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부모들은 자녀의 성장이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다. 공동체 내에서 젊은 후배들이 진보, 성장하는 것은 당연히 선배들의 기쁨이요 자랑이 되어야 한다. 이 많은 젊은이들이, 또는 자녀들이 처음부터 완전하기를 바란다거나 급성장을 기대하거나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자녀나 후배들에 대한 부모, 선배들의 애정과 그들의 사고에 대한 신뢰와 이해는 존경과 사랑을 불러 일으킨다. 요셉과 마리아가 예수께 가졌던 신의와 애정보다 더 큰 모범이 있겠는가? 마리아는 예수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했을 때 그 모든 것을 마음속에 간직했다. (루까 2장 51)
흔히 젊은이들은 선배나 노인들이 오랫동안 쌓아놓은 업적과 경험 위에 새로운 것을 쌓아가기 때문에 이미 어떤 면에서는 젊은이들이 앞서간다는 것을 솔직이 인정해야 한다. 그 앞선것과 새로운 것을 부모나 선배들은 볼줄 알아야 되고 그것이 동시에 젊은이들은 선배들이 쌓아놓은 바탕 위에그들이 서있음을 깨닫는다면 결코 그들이 선배나 부모들을 업신 여기거나 우쭐거릴 수 없다. 바로 그 때문에『제자가 스승보다 낫지 못하다』는 성서말씀은 참으로 옳은 말씀이다. 반면 스승이 자기 제자의 성장을 자기 위축으로 여긴다면 그것은 또한 크나큰 착각이 아닐수없다. 인간과 세상은 끊임없이 진보ㆍ성장한다. 그것은 부모와 자녀간에 스승과 제자간에 선배와 후배간에 노인과 젊은이간에 신의와 사랑이 충만할 때 가능하다. 이상적인 가정은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델이다. 우리가 참으로 한가정의 일원의식을 가질 때 우리모두의 형제적 일치가 가능하며 거룩한 가정의 한식탁에서 만이 참평화와 일치가 가능할 것이다. 인류를 한식탁으로 불러주신 하느님은 그아드님 예수의 가정을 모범으로 신의와 사랑 넘친 가정에서 인류를 하나로 묶는 끈을 만들어 보이셨다.
『너의 상둘레에는 네자식들이 마치도 올리브의 햇순들같도다』(시편127)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