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가 순조롭게 출발하면서도 우리가 늘 아쉽게 생각했던 것은 학부모님들의 협조였다. 풍성한 열매를 맺는 주일학교가 되려면 주일학교 교사회의 극성(?)으로만 되는 것은 물론 아니었다. 교사 학생 학부모의 3者가 모두 능동적이고 적극적일 때 튼튼한 주일학교가 형성되는 것이다. 신부님께서도 한번은 『주일학교 교리시간에 일년에 단 한번 만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주는 학부모가 한사람도 없다』고 강론시간에 학부모님들을 나무라신 적이 있다. 사실 일반사회학교라면 지극한 정성과(?) 지대한 관심을 가지시는 학부모님들도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여건 하에서 진행되고 있는 우리 주일학교에 대해서는 의의로 무관심하다.
내자녀의 구원의 학교인데 담임선생이 누구인지, 교리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인지, 한번쯤 관심을 가지시고 주일학교를 찾아보고 또 교사들의 사기도 진작시켜주신다면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우리의 학부모님들은 여전히 무관심내지 비협조였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한 것이 「주일학교자모회」였다. 주일학교학생들의 어머님들만의 모임인 자모회를 통하여 자모님들의 주일학교에 대한 관심도 진작시키고 또 어떤 조직적이고 합리적인 협조도 받아보자는 것이었다. 이 자모회를 조직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신부님께서 공지사항 시간에 자모님들은 남으시라고 말씀하셔도 미사가 끝나면 일부만 남고 모두들 그냥 가버리시는 것이었다.
이러기를 몇차례, 겨우 전체 자모님들의 반쯤되는 자모님들이 모였을때 우리는 주일학교 자모회를 시작했다.
우선 간부진을 선출한뒤 지역별로 조를 나누고, 또 지역별 책임자를 선출했다.
자모회는 月1회씩 모임을 갖고, 여기에는 신부님과 교사들도 참석, 자모회의 주일학교에 대한 건의와 교사들의 자모님들에 대한 공지사항과 부탁, 신부님의 말씀 등을 듣기로 했다.
여기서 의견을 모으고, 또 힘을 합친다면 주일학교는 크게 발전하고 아닌 말로 못할 것이 없는 것이다.
주일학교 자모회가 조직된뒤 얼마 되지않아 개인사정으로 나는 이곳 청주로 내려왔기 때문에 그뒤 주일학교 자모회가 무슨일을 하고 또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모르고 있다. 그러나 자모회가 주일학교 발전에 크게 힘이 되었으리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실 몇백명이나 되는 커다란 성당의 일년 주일학교 예산이 겨우 20만원밖에 안되어있는 현실에서 주일학교의 어려움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렇다고 꼭 금전적ㆍ물질적인 협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라도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 주일학교 교사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주일학교 학부모님의 협조가 그 얼마나 필요한 때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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