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재의 수요일 우리는 모두 머리에 재물 받으면서 우리의 삶과 죽음을 묵상하고 사순절을 시작하였습니다.
사순절은 우리 신자들에게 중요한 시기입니다. 한마디로 우리의 신앙 생활을 새롭게 쇄신시킬 시기입니다. 특별히 이 사순절 기간에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죽으시며, 성체성사를 세우시는 중요한 사건들을 되새기며 다가올 부활을 준비합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 신앙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나태해 졌던 신앙생활을 반성 하고 잘못된 것을 참회하여 새로운 회심으로 우리의 잘못을 기워 갚고 특별히 이웃 사람을 실천하는 시기로 지켜왔습니다. 또한 올해는 주교님들이「본당 공동체의 해」로 선포하고 본당공동체가 쇄신되는 특별한 해로 정하셨기 때문에 올해 사순절은 주교님들의 이와 같은 뜻을 받들어 본당 공동체의 해외 주요 목표 중 하나인「사랑과 친교의 본당 공동체」를 이룩하는 일이 사순절 정신과 합치되기 때문에 이와같은 뜻으로 사순절을 지내야 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흔히 회개와 참회 보속 등을 개인적인 것으로 여겨온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2차「바티깐」공의회 이후 공동체의 의식이 강조 되면서 교회 공동체 전체의 회개와 참회 또는 보속 이라는 개념이 강조되기 시작 했습니다.
「바티깐」공의회 교회 헌장에도 명시되었 듯이 하느님께서는 각 개인을 개별적으로 거룩하게 하시거나 구원 하시려 하지 않으시고 사람들을 한 백성으로, 즉 공동체로 모아서 그 구원 계획을 실행토록 하십니다(교회 헌장 9항) 이렇게 하여 신약에 와서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세우셔서 공동체를 이루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나 교회 공동체는 그 안에 죄인들을 품고 있기 때문에 거룩하게 되고 정화되기 위하여는 끊임 없는 회개와 쇄신이 필요한 것입니다. (교회 헌장 8항)
본당 공동체는 전체교회 공동체를 이룩하는 기본적 단위의 지역 공동 입니다. 따라서 본당 공동체도 끊임 없는 회개와 쇄신이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들었듯이『회개하라』는 주님의 말씀은 구체적으로 우리 본당 공동체에도 해당 됩니다.
우리 본당 공동체가 회개 하여야 하고 쇄신 되려면 우리 본당 공동체가 왜 이 지역에 존재 하는가, 즉 우리 공동체가 이 본당 지역에서 어떤 모습 이어야 하는가를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본당 공동체가 이 지역에 존재하는 주요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지역 안에서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고 모든 사람들과 일치를 이루어주는 하나의 성사로, 또 지표로, 그리고 도구로 있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교회 헌장 1항) 하느님의 구원 계획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안에서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어야 하며 모든 인간이 이와 같이 되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이 사업을 위하여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들의 공동체가 바로 우리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들이 정말 이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또 이들이 정말 말하는 것처럼 생활하고 행동하고 있는지를 봄으로써 우리의 말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 자신이 이 사명을 전하는 말처럼 생활하고 있지 못하면 우리는 위선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그리스도께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위선자라고 하셨듯이 우리도 그소리를 면하지 못합니다. 모든 법을 다지켜도 그 법의 근본인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치 못하고 사랑속에 생활치 않았기 때문에 바리 사이파들은 손가락질을 받았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공동체의 모습에서 이런 바리사이적인 요소를 볼 수 없다고도 장담치 못합니다. 미사 참례도 잘하고, 기도도 잘하고, 영성체도 잘하고, 고백성사도 잘보지만 만일 우리 공동체의 혼이라고 할 수 있는 형제애와 서로의 사귐과 친교가 없다면 우리는 율법만을 지키고자 하였던 바리사이파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진정 우리의 공동체가 하느님의 백성으로서의 공동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표지는 형제애요 사귐입니다. 우리는 진정 사랑이 가득한 형제애의 공동체요 또한 서로 형제처럼, 가족처럼 지내는 사귐의 공동체입니까?
『나는 너희에게 새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들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13ㆍ34~35) 우리가 그리스도의 이 말씀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우리 공동체가 이러한 모습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됩니까?
우리 본당의 모든 이들이 이렇게 서로 사랑하고 형제적 우애가 넘친 사실이있는 공동체일까요? 물론 본당공동체의 신자가 너무 많아지고 있기에 사귐이 어려워 지고 있으며 형제적 사랑을 나누기가 현실적으로도 어려운것도 사실 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본당 공동체가 그리스도안에서 한 형제로서 사랑과 친교의 공동체가 돼야 하겠다는 의지인 것입니다, 사순절 첫째 주간은 이와 같은 지향으로 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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