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녕하세요? 신부님. 제가 궁금한 질문은 묵주기도에 관해서예요. 반년 좀 넘게 묵주기도를 드리고 있어요. 근데 요새들어 자꾸 딴 생각이 납니다. 원래는 전 많이 침체돼 있는 일상이였어요. 그래서 주위사람들로부터 어두워보인다. 슬퍼보인다는 얘기를 참 많이 들었어요. 근데 어느날 제가 밝아질 수 있는 일을 찾아냈어요. 세상의 여러가지의 지혜를 배우는데 눈을 떴습니다.
그래서 요새 계속 이 지혜를 배우는 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물론 묵주기도도 드렸지요. 그런데 기도를 드리면 자꾸 딴 생각이 나는 거예요. 제 삶도 한층 밝아졋으니 기도도 잘 드려져야 하는데 어쩌죠? 예수님께 죄를 짓는 거지요? 아예 기도를 드리지 말까요? 어떤 마음의 중심을 두고 묵주기도를 드려야 하는 걸까요?
【답】친해하는 에스텔 자매님!
먼저 침체된 기분에서 벗어나 밝고 명랑한 기분을 회복하였음에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기도생활과 영적 지혜를 찾는 일에 눈을 뜨게 되었음을 또한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에는 여러가지 계기가 있어 하게 됩니다. 가령, 가족이나 친척들 중에 큰 질병을 앓거나 어려운 일에 빠져 있을 때, 우리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일에 하느님의 도우심을 빌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자신을 위해서도 하는데 기도할 때 자신이 하느님 보시기에 어여쁘고 합당한 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게 됩니다. 이때 우리의 기도하는 마음은 하느님을 향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좋은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우리의 기도 중에는 무엇을 달라고 청하는 청원기도도 있고, 남을 위한 대도(대신 기도하는 일), 그리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감사하는 기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매님처럼 묵주기도를 열심히 하면서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갈려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도하는 마음은 하느님을 향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도하면서 얻게되는 하느님의 은혜는 바로 우리 자신이 하느님께 향하고 있는 마음의 시간을 그만큼 많이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함으로써 바로 우리 마음이 밝아지고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는 일이 올바르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기도 중에 분심이 없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단지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짧은 시간에도 우리의 분심은 세상 곳곳에 다니며, 이것 저것을 생각하며 심하게는 자신이 기도 중에 있다는 사실조차 잃어버리고 분신 속에 빠져 있을 수 있습니다. 분심은 이 세상에서 육신을 가지고 또 세상사에 얽매여 사는 인간에게 없을 수 없는 인간 조건입니다. 분심을 없애려 하지 말고 중요한 것은 나의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내가 지금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나의 귀중한 시간을 내어 하느님과 이웃 그리고 나 자신의 성숙된 삶을 위해 좋은 시간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몰두하시면서 하느님께서 이 시대에 나에게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으며, 그것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찾는 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비록 분심이 들더라도 그것은 자신의 뜻이 아니라 생각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십시요. 그러한 시간이 많아질수록 분심은 극복될 것이며, 하느님과 일치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입니다. 기도하는 것은 자신의 영적 삶의 건강과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좋은 시간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