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써 신앙을 증거한 순교성인들의 삶을 우리는 얼마나 뜨겁게 이어가고 있을까. 9월 순교자성월을 맞아 희미해진 우리의 신앙을 되돌아보고 순교자의 그 치열했던 삶과 신앙을 되새겨보는 여러 매체들을 소개한다.
「한국 순교자 103위전」(가톨릭출판사)은 오늘의 한국천주교회를 가능하게 한 103위 순교자들의 행적들을 전반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책. 여기서는 교회사의 발굴로 새롭게 밝혀진 103위 성인의 순교사도 볼 수 있다.
병인 순교자인 성요한 남종삼과 3대에 걸쳐 순교한 그 일가의 신앙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조명하고 있는 「한국성인의 천주신앙」(분도출판사)은 박해시대 순교자의 삶을 생생하게 전하며 안이한 신앙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누이여 천국에서 만나자」(성바오로)는 20세의 나이에 4년간 동정 부부생활을 하다가 순교한 유요한과 이루갈다의 사랑과 신앙이야기를 소설가 노순자씨가 엮은 것. 이 부부의 순교 삶은 최근 몇 년간 뮤지컬로도 신자들에게 선을 보였다.
소설가 한상윤씨가 최근 펴낸 「소설 김대건」에서는 김대건 신부의 활동상과 함께 조선후기 교회사를 살펴볼 수 있다. 비디오로 출시된 「성김대건 신부」(바오로딸) 역시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역사적인 고증을 곁들여 만든 영화로써 신자재교육이나 예비신자들에게 김대건 신부를 알리는데 유익하다.
바오로딸 출판사에서 펴낸 「만화로 보는 한국천주교회사」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순교자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특히 성직자도 없이 박해 속에서 신앙을 지켜간 선조들의 이야기인 「목자없는 천주교회」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린 나이인 13세에 성인이 된 「유대철 베드로」성인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한국교회를 이해하고 순교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이밖에도 대구 관덕정 순교자기념관 관장을 지낸 장병배 신부의 강론 테이프 「오늘을 사는 순교자」(바오로딸)와 김길수 교수의 「순교영성으로 사는 사순시기」(바오로딸) 강의 테이프에서도 순교의 삶을 전해들을 수 있다.
한편 8월 28~30일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열렸던 전주 가톨릭예술단의 뮤지컬 「님이시여! 사랑이시여!」를 비롯해 9월 3~4일 광주 문화예술회관에서 선보이는 광주 가톨릭국압협의회의 창무극 「성 김대건 신부」등 순교신심을 느껴볼 수 있는 문화공연도 다양하다. 또 지난 7월 「성 김대건 안드레아 뎐」판소리를 마련했던 국악인 용담 이용배 선생은 20일 절두산 성지에서 열리는 「신유박해 200주년 맞이 신앙대회」에서 「이누갈다 판소리전」을 갖는다.
현재 순교신심을 기릴 수 있는 서적이나 미디어 매체가 부족한 가운데 이같은 문화공연들을 음반이나 비디오로 출시하는 작업이 활성화된다면 순교신심을 느낄 수 있는 볼거리 읽을거리가 보다 풍성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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