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우리 본당 공동체가 진정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사랑과 친교를 이룩하고 있는 사귐의 공동체인가 하는 반성을 해보았읍니다. 우리 본당 공동체가 더욱 거룩하고 새로워 지기 위하여는 끊임 없는 회개와 쇄신이 필요합니다. 즉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흔히 우리는 변화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읍니다. 그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안주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읍니다. 특히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변화를 두려워 합니다. 변화는 일종의 모험이라고 생각되기 쉬우며 변화는 나쁜 결과를 가져 오리라는 불안감과 함께 지금까지 지내온 것에 너무 친숙해져 있기에 새로운 것에 저항을 느끼게 마련 입니다. 그러나 교회 공동체의 본질을 생각해 볼때, 특히 더욱 새로워지고, 앞으로 나아 가려면 변화는 필연적인 것입니다.
제2차「바티깐」공의회가 교회를 설명하는 가운데 교회는 나그네의 길을 가고 있다는 표현을 수 없이 썼읍니다. (특히 교회 헌장 제 7장)이 표현은 하느님의 나라가 염하기까지 교회는 끊임 없이 자기 쇄신을 통하여 나그네 처럼 길을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즉 한 곳에 머물러 편안 하게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일으 키고 변화 속에서 하느님 구원 계획의 도구로 쓰여 진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변화를 겁내거나, 두려워 하건, 불안해 할 필요가 없읍니다. 모든것은 하느님의 계획안에서 완성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본당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본당 공동체 안에서도 끊임 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또한 변화 속에서 성장하고 있으며 또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 세계를 특징 지우는 변화는 생각할 때 온 세상을 하느님께로 향하도록 변화시켜야 할 누룩의 역할을 맡은 우리는 당연히 이 변화를 받아 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이 변화는 뚜렷한 목표가 있는 변화입니다. 옛것은 모두 나쁘고, 지금 것은 모두 마음에 안드니까 변화를 가져 와야 한다는 변화가 아니라, 더 좋고, 높은 곳을 향한 변화입니다. 이렇게 되기 위하여 우리 자신부터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 변화는 바로 새로워 지는것 즉 쇄신입니다.
참된 변화는 내적으로 부터의 쇄신이 없이는 이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변화는 바로 이 쇄신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가 가지고 있는 본질 적인 것, 절대 적인 것은 변화 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 본질적인 것, 절대 적인 것을 되찾아 내고, 새로운 방법으로 적용시켜 더욱 본질적이고 절대적인 것으로 귀화하는 변화인 것입니다.
우리본당 공동체는『사랑과 친교의 공동체』입니다. 이 본질적 인것을 잊었을 때 우리는 율법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인 경향으로 안주하기 쉽읍니다. 사랑과 친교와 사귐은 율법주의적인 것보다 높은 차원이고, 개인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공동체적인 연대의식 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본질적이고 더욱 중요한 것을 잊고 있다면 우리 의식뿐 아니라 우리 생활 자체에도 변화가 필요한 것 입니다.
교회는 하나의 표지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향하여 나그네의 길을 가는, 그렇기에 완성된 하느님의 나라 자체는 아니지만 희미하게나마 하느님의 나라를 투영하는 표지입니다. 그렇기에 교회는 이 세상 속에 하느님 나라의 표지를 드러내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 적게는 우리 본당 공동체가 드러내어야 할 표지는 무엇보다도 우리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도록 하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들었듯이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내셨읍니다. 너무나도 황홀한 이 광경에 제자들은 그 곳을 떠나고자 하지 않았읍니다. 그대로 거기서 살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나 산에서 내려 오셨읍니다. 앞으로 하실 일이 남아 있으셨기 때문입니다. 즉 이제 이와 같은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날 시기는 죽음과 부활의 다음이라는 점을 말씀하시면서 조용히 그 길을 걸어 가시고자 하셨던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에서 내려오듯, 우리도 우리 형제 속으로 내려가는 변화가 필요 합니다.
우리 모두가 변화되어야 하겠고 또 변화를 두려워 하지 말며 나그네 처럼 길을 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겠읍니다. 이 변화는 우리가 그동안 잊었거나 소홀히 했거나, 아니면 몰라서 이룩하지 못했던 우리 본당 공동체가 사랑과 사귐과 친교의 본당 공동체로 변화시키는 일입니다. 이번 한 주간 동안 이러한 뜻으로 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주교회의 인성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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