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우리들이 교리 교사 생활을 하면서부터 당하게 되는 어려움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럴 때 마다 늘 우리곁에 계시면서 때로는 앞장 서서 이끌기도 하시고 때로는 뒤에서 밀어 주시기도 하셨던 지도 신부님, 수녀님의 그 어버이 같은 깊은 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 특히 주일학교 살림을 직접 맡으시는 지도 수녀님은 우리 교사들에게 있어서는 늘 인자하신 아버님 같으시며 누이 같으시다. 철없는 우리들이 신부님과 수녀님께 드리는 그 땡깡(?)을 어찌 다 말로 할 수가 있으랴! 『신부님 이걸 했으면 좋겠어요』『수녀님 저걸 사주세요』『수녀님 이걸 해주세요』본당 안에 많은 단체가 있기 마련 이지만 언제나 요구 사항이 제일 많고, 골칫 거리가 제일 많은 단체는 교리 교사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부님이나 수녀님이 - 다른 단체에서 질투를 느낄 정도로 - 제일 사랑해 주시는 단체 또한 교리 교사회이다. 어느 날 그 날도 잔뜩 일거리를 조작(?)해서 교사회가 열릴 응접실로 들어 서던 우리는 먼저 와 계신 지도 수녀님께서 응접실 소파에 앉아 몰려 드는 피곤을 이기시지 못하고 졸고 계시는 것을 보았다. 그때 문득 느껴지던 마음 아픔…『수녀님께서 우리들에게 너무나 시달리고 계셨구나』하는 생각에 자책감과 후회 스러움 마저 들었다.
사실 새벽 미사부터 시작해서 교리반이다, 성가대다, 교우 방문이다 해서 신부님과 수녀님의 피곤은 말로 다 하실 수 없으실 것이다. 그대로 각 단체를 대할 때 마다,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할 때 마다 늘 새로운 얼굴을 보이셔야 한다. 얼마나고 단하실까? 그러나 그 알량한 孝心도 잠깐, 언제 그런 철이 들었었느냐는 듯이 오히려 더 많은 투정과 일거리를 수녀님께 안기고, 동료 교사들과 재잘 거리며 성당문을 나서고 있었으니…
아직 젊어서 이겠지만 속이 좁은 우리 교사들이 신부님 수녀님께 하는 불평은 얼마나 많은가! 나 역시 그중의 한사람 이었음을 어찌 하랴. 주일학교 행사시 사회자인 내가 짜놓은 순서를 신부님이 무시해 버렸을 때, 교회일로 심부름갈 때 신부님게서 차비 하라고 동전을 직접 전해 주시지도 않고, 문밖에 떨어 뜨렸을 때의 그 각설이(?) 같은 기분, 나로서 주일학교를 위해서는 무엇 인가 열심히 해놓았을 때 전혀 이해해 주시지도 않으시며, 모두 그만 두라고 하셨을 때의 그 사기 저하, 조그마한 실수를 했을 때 아이들 앞에서 무안할 정도로 화를 내시던 신부님, 교통도 불편하고 너무 멀어 가기 싫은 공소를 기어코 보내시던 신부님, 우리 교사회에 수녀님께서 너무나 세세히 간섭 하신다고 불평 하던 일 등등… 그러나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왜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또 행동 했는지 후회스럽고 가슴 아프다.
신부님께서 공소의 외떨어진 어린 영혼들이 얼마나 안타 까우셨으면 우리들에게 통사정을 하다시피 하면서 부탁 하셨을까. 그러나 우리는 작당(?)을 해서 끝내 거절 했다. 지금은 다른 본당으로가신 그 때의 K 신부님의 모습이 떠 오를때 마다 너무나 죄스러운 마음 뿐이다. 우리들이 자식 같고 미더운 마음에서 잘 되라고 때로는 잔소리도 어쩔 수 없어 하셔야 되는 것을 왜 못깨달았을까? 오늘도 여전히 우리 교사들에게 시달리시는 신부님 수녀님, 그러나 여전히 웃음으로 대해 주시고 인자 로우 시다. 이제 다시 주일 학교에 발을 들여 놓을 기회가 되면 그 때는 좀더 신부님 수녀님께 착한 효자가 되어야지 하는 결심을 하며 지금도 분투하고 계실 신부님 수녀님께 힘찬 응원을 보내 드린다. 신부님 수녀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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