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순절 셋째 주일입니다. 지난 두 주일에 우리는 본당 공동체가 사랑과 친교와 사귐의 공동체가 되어야 하겠다는 말씀을 나누었고 그러기 위해 우리 자신부터 변화와 쇄신이 필요함을 이야기 했읍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전에서 예수님께서 잡상인을 몰아내는 이야기를 들었읍니다. 아마도 그 당시 성전의 부패가 심했던 것 같읍니다. 그래서 성전이 하느님께 예배 드리는 장소보다는 오히려 장삿꾼의 소굴이 되었으며 아마도 백성들의 원망이 하늘에까지 닿았던 것 같읍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성전 정화는 깊은 뜻을 품고 있는 것 같았읍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고 요한 사도는 아주 간결하게 하느님에 대한 말씀을 하셨읍니다. 또한 사람은 하느님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씀을 이어서 하셨고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말씀도 하셨읍니다. 이러한 하느님께 대해 우리가 해야할 일도 당연히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임은 너무도 명백합니다. 그러나 또한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덧붙이심으로써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전연 별개가 아니라 하나인 것이라는 말씀을 그리스도께서는 하셨읍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이웃 형제를 사랑치 않는 것은 거짓말이기 때문입니다. 즉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한다는 계명을 우리가 받았읍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 우리와 이웃과의 관계는 우리 공동체의 본질적인 것을 얘기해 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한 공동체가 된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본질입니다.
사랑과 친교의 공동체에는 대화가 있어야 합니다. 그저 만나고 아는것 만으로는 부족 합니다. 서로를 알리고, 알고, 관심을 나누는 공동의 대화가 있어야 합니다. 주일 미사도 사실은 큰 대화의 예절 입니다. 단지 대화를 어떤 의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미사중 사제와 신자 간에 나누는 빈번한 대화,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 말씀의 부분, 강론, 성가, 평화의 인사등이 모두 대화의 방법입니다. 기계적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간절히 기도하고 우애에 차기도한 대화가 미사 중 계속 되는 것입니다. 미사 뿐 아니라 본당내 모든 단체들도 서로 사귀고,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곳입니다. 이 속에서 신자들끼리 참된 사귐과 친교가 이루어집니다.
사랑과 친교의 공동체에는 나눔이 있어야 합니다. 나눔은 단지 물질적인 것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의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고통, 희망과 절망 등을 서로 나누는 일입니다. 공동체 내에 기쁜 일이 있을때 같이 기뻐하고 슬픈 일이 있을때 서로 아파하고 위로를 나누는 일 등이 모두 나눔입니다. 그러나 나눔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통 중에 있거나, 어려움 중에 있거나, 슬픔 중에 있는 우리 공동체의 일원에게 도움을 주는 일입니다.
만일 우리 공동체가 이러한 사랑과 친교와 사귐의 공동체가 되지 못했을 때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들은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채찍을 휘두르시며 몰아 내실 것입니다. 그리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책망하신 것처럼 우리를 위선자로 부르실 것입니다. 그들이 율법에 충실 했는지 몰라도 근본적인 사랑의 계명은 잊었기 때문 입니다. 이번 주간 이러한 점을 묵상하시면서 우리의 잘못을 반성하며 지냅시다.
<주교회의 인성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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