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시간은 1일 5교대로서 1교대는 오전 8시 ~ 11시 30분, 2교대는 11시30분 ~ 오후 3시, 3교대는 오후 3시~6시30분, 4교대는 오후 6시30분~10시, 5교대는 밤을 새우는 시간으로 10시~다음 날 8시까지다.
각 교대 시간은 상담원 각자의 편리한 시간에 따라 시간표를 짜고, 한 달에 두 번씩 전화대 앞에 앉고 한번 앉으면 세 시간 반 씩을 담당하고 있다.
필자는 주로 토요일 3교대를 이용하고 있는데 방학 때는 5교대인 밤샘도 한다.
5교대의 특징은 한밤 중이라는 시간이 배경이 되어 심각한 정도가 좀 더 깊었다.
그들은 밤에 깨어 앉아 갖가지 잠 못드는 사연을 호소했다.
밤새 남편의 귀가를 기다리는 초조한「연이」엄마의 절규는 그와 비슷한 다른 부인들의 호소와 함께 이 시간에 오는 전화의 특징이기도 했다.
착하기만 하던 두 아이의 아빠, 그러나 어느 날 이상한 예감이 들고 근래에 용모에 부쩍 신경을 쓰기 시작한 「연이 아빠」는 회사 근처 다방 여인과 그런 사이였다는 것이다.
『왜 이래. 이제 끝 판에 이른 사이란말야, 두 달이면 길었지』
연이 엄마는 남편을 추궁했을 때 이렇게 욱박지르는 남편의 뻔뻔스런 본심을 알게 되었다고 소리내어 울었다.
그러나 문제는 습관적이고 지속적인 남편의 불륜을 결혼한 지 10년만에야 알았다는데 있지 않을까.
알뜰 주부가 되고자 두 아이의 뒷바라지를 정신 없이 치르다가 남편의 배신 앞에 삶의 의욕을 잃어가고 있었다.
「절대군주」로서 내 성(城)을 지키고 이끌고 나가야 할 가장의 탈선이 가정을 파괴 한다는 건 진리다.
『많은 사람들이 상담으로 사람을 어떻게 도울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가진 사람이 전화할 때 무엇을 해주고 어떤 경고를 주느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그런 사람들을 위하여 무엇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전화한 사람이 자기 자신을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장난 전화를 처음 전화로 - 즉, 시험으로 걸어보는 테스트 전화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 다음에 정말로 참 문제가 생겼을 때 전화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카나다 Telecare Dial-log에서)
필자가 생명의 전화 2기생으로 교육을 받고 나서 처음 전화대 앞에 앉았을 때의 가벼운 흥분을 잊지 않고 있다. 그 때 때르릉하고 전화가 울렸고 첫 번 받은 전화는 장난전화였다.
사실 짧은 시간 동안 어떤 문제를 다 이해하고 해결의 결론까지도 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또 그렇게 한다는 것이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상담원은 어떤 사람의 문도 생각할 일이다. 그리하여 이민 사회의 문제점과, 고국을 떠난 아픔을 함께 나누는 사랑의 가교가 되어 줄 수도 있으리라고 본다.
한국의 생명의 전화가 앞으로 10년, 20년 성장할 때 이런 확대 설치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니라 기대한다.
상담원의 연령층을 보면 영국 지역 사회 연구소의 자원봉사자 중 최연소자인 16세에서 최고령자 81세의 부인으로 나와 있는 반면 전체의 41%가 40세 ~ 60세의 연령층이고 보면(한국의 생명의 전화 5주년 기록사 중간 연령층의 참여율이 압도적이다. 이는 전형적인 자원봉사자는 중간 연령, 중간 계급, 중년 부인이라는 사회적 특성과 부합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내담자가 남자 상담원에게 부인 상담원을 바꿔줄 수 없느냐고 요구하는 경우도 가끔 보게된다.
일반적으로 전형적인 자원봉사자는 중간 연령 , 중간 계급ㆍ가정 주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바람직 함은 자원 봉사자가 각계 각층에 분포 되어 있지만 역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남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남을 도와주고 자하는 이타심(altruism)을 동기로 하는 자원 봉사자들의 활동은 복잡다양해 가기만하는 현대 사회에서 사회복지를 위한 자주적 모색이란 관점에서도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그 지역 문제에 직접 참여하고 접근하여 여러가지 그 지역 사회의 문제 해결을 놓고 그 사회를 정화하는「시민참여」의 참 운동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공헌도는 자못 높다고 할 수 있다.
트랙커(H. B. Trecker)는『자원 봉사자란 지역 사회에서 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사회 사업 기관에서 무보수로 자발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인간의 행복을 평등한 사회적 조건이 그 기반이 된다고 하지만, 이 사회는 그런 이상향만은 결코 될 수 없으므로 나타나는 현상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문제로 부상하게 된다.
태만ㆍ음주ㆍ질병ㆍ폭력ㆍ도박ㆍ절도등의 사회 문제들은 그「문제 인물」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여기에 속하지 않은 이들에게 하나의 위험이 되기도 하고, 또 더욱 두려운 것은 언제 우리의 문제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문제라는 것이다.
사회 복지 사업이란 이러한 사회적 병리에 감염 되어 정신적 육체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이탈자 혹은 이탈 가능자를 대상으로 해야 하며 인간의 행복을 추구 하기 위한 사회적 공동 노력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 복지 사업에 자원 봉사자로 참여한 상담원들은 참여한 후 92ㆍ8%가 과거보다 성숙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가정적 사회적인 변화에 만족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87ㆍ4%가 생명의 전화 상담원이 된 것을 자랑 스럽다고 응답하고 있어 생명의 전화 운동은 이 사회의 바람직한 자원봉사 활동으로 점화 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주년기록사) (계속)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