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과거ㆍ현재의 본당 공동체를 고찰하였다. 그 결과는 현재의 본당은 결코 이상적인 공동체가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상적인 본당 공동체를 향상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시급한 과제이다. 이상적 본당구현의 출발점은 과거가 아니고 현재인 것이다. 현재는 우리의 기대와 희망과 포부를 내포하고 있다.
현실에 대한 불만이 우리로 하여금 미래의 기대와 포부를 갖게 한다.
거기에서 어떤 창의성을 발휘 하게 되고 미래에 대한 신앙을 탄생케해 준다.
이상적 본당을 구현하기 위하여 다음의 몇 가지 기준을 고찰하고 이상적 본당을 그려보기로 한다.
사목적 기준
사목은 전교회가 인간들과 공동체에게 구체적인 봉사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들이 자기들의 성소에 점진적으로 응답하고 하느님의 말씀ㆍ전례ㆍ성사ㆍ형제애 등의 필수적인 매개체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해방과 구원에 도달하기 위한 것이다. 즉 사목은 인간을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성성의 길에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목은 역사안에 적극적으로 현존하시는 하느님께 대한 신앙의 행위이다. 따라서 사목은 역사안에 현존 하시는 하느님 현존의 표지를 읽음으로써 시작되어야 한다.
사목은 인간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께 대한 봉사이며 하느님과의 관계에 있는 인간들을 위한 봉사인 것이다. 이 봉사는 타인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느님께 응답할 수 있고, 그들의 소명을 수행 하는데 있어서 요구되는 일을 해 주는 것이다. 여기에 신학적 시랑의 행위의 기준이 있다. 한마디로 사목의 목표는 인간이다. 모든 인간, 단체, 백성이 복음에 응답 하고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완성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즉 하느님과의 사귐, 인간 사이의 사귐, 그리고 우주와의 사귐인 것이다. 이 완성은 하느님 백성 모두가 받은 성성 에로의 소명이다. 사목은 성직자들만의 독점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 전체가 봉사 하는 것이다. 각자의 카리스마와 재능에 따라 독특한 봉사를 하게 된다. 개인으로나 하느님 백성 전체가 전 인류 앞에서 복음에 대한 책임을 진다.
사목적 봉사는 하느님의 말씀을 증거하고, 전례와 형제애를 통해서 실현된다. 끝으로 사목은 교회가 역사안의 다른 어떤 순간 과도 마찬가지로「구원의 순간」이라는 사실에 대한 깊은 신앙의 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이「구원의 순간」이 현실화 되어야 하고 생활 안에서 표현되어야 한다.
인간학적 기준
교회는 하나의 공동체이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어떤 요소가 본질적인 것인가를 모색해야 한다. 인간적인 그룹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알아야 하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나눠야 하고 같은 목적을 가지고 교회 발전을 위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 해야 하며, 지도자와 피지도자 사이에 우정을 나눠야한다. 이상적 본당 건설에 있어서 이와 같은 인간학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심리학적 기준
하나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원만한 대인관계가 절대로 필요하다. 한 장소에 모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정기적으로 모여서 우정을 나누어야 한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만 모인다면 역시 공동체 형성에 있어서 부족하다. 어떤 지적 수준이나 기능적 수준보다도 애정적인 유태 관계를 가질 때 비로소 한 공동체에 소속 되기를 바라며 기대를 가지게 된다. 그룹 구성원 상호간의 양적 능력만으로 부족 하며, 자주 질적인 면에서 의사 소통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외적 교제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내적 교제가 요구 된다. 공동 활동을 통한 봉사를 함으로써 같은 목적을 성취할 수 있고, 그룹 전 구성원이 상호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공동 활동을 수행 하기 위하여 그룹의 임무와 각자의 역할을 알아야 한다. 어떤 공동체 이건 공동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각 구성원은 재능을 발휘하고 관심을 가지고 공헌하게 된다. 공동체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하여 각자는 헌신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그리고 공동 목표가 한 공동체의 구성원을 일치시키고 단합시킨다.
사회학적 기준
정적인 사회에서는 사회적 그룹의 안정성과 항구성이 전통적 가치의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실제로 현대사회와 같은 역동적인 사회에 있어서 안정성과 항구성은 적응된 가치가 어떻게 표현 되느냐에 달려 있다. 역동적 조직은 다음의 3단계를 요구한다. 첫째로 결정을 준비하는 단계가 요구되며 개인과 개인, 단체와 단체사이에 상호 정보 교환이 있어야 한다. 둘째로는 결정의 단계이다. 행정 체제를 조직하는 것이 문제이다. 행정 체제는 여러 사람의 다양성, 연령기능ㆍ사고 방식이 잘 반영 되게 함으로써 모두가 권위 행세에 참여하고 선택 하게 한다. 셋째로는 실천의 단계이다. 실천을 위해서는 선행된 계획이 필요 하다.
이 계획에는 각자의 역할과 임무가 결정 되어야 하고, 업무가 분명하게 분담되어 있어야 하며, 정기적인 평가 기간도 확정해 두어야 한다. 이 세가지 단계는 한 사회적 그룹을 역동화 시키는데 요구되는 것이며 상호 깊은 연관성이 있다.
신학적 기준
(마태28ㆍ18-20, 사도행전1ㆍ8)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창설 하였고, 『가서 제자들을 만들라』고 제자들에게 명령 하셨다. 그리고 당신의 증거자가 되라고 당부 하셨다. 이렇게 하여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백성을 세상에 파견하셨다. (바오로VI세의「현대의 복음선교」참조) 교회는 선교하는 공동체이다. (교회헌장 1참조) 교회는 하느님과 인간들과의 사귐의 표지이다. 하느님과 일치하고, 타인들과도 일치하는 도구이며 표지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며 아버지이시다. 하느님 아버지는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셨고 그리스도는 성령을 우리 에게 보내 셨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사랑이신 하느님이시다. 교회의 생명은 신앙과 희망과 사랑의 공동체이다. 교회는 형제애의 공동체의 표지이다. 교회에서는 모든 것을 형제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 형제성과 평등성과 보편성이 교회의 표지이기도 하다. 교회는 하느님 나라의 불완전한 표지이다. 그리고 교회는 모든 인간의 구원을 위한 표지이며 도구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하느님을 두려워 하며 정의를 실천하는 어느 나라 사람 이든지 하느님께서는 다 받아 들이신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각 개인을 아무런 연결도 없이 개별적으로 거룩하게 하시거나 구원 하시려 하지 않으시고, 오직 사람들을 한 백성으로 모아서 당신을 진실히 알아모시며 충실히 섬기도록 하셨다』(교회헌장9)
교회의 사명은 무엇인가? 모든 하느님의 백성은 교회 사명의 책임을 진다. 왜냐하면 모든 신자는 세례를 받을때 이 사명의 책임을 졌기 때문이다. 각자의 직책은 다르지만 각기 맡은 바 직책에 충실할 때 교회는 완성된다. 평신도가 교회 사명에 참여 하는 일은 결코 사제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다. 교회의 사명은 시대의 표지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하느님은 지금 역사안에서 활동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현존하신다는 것을 인간들에게 깨우쳐 주는 일이 바로 복음 선교의 방법인 것이다.
교회 자체의 궁극적 목적은 교회가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이다. 우리의 모든 활동은 우리 자신이나 교회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위한 것이다. 교회안에서 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하느님 나라를 건설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의 목적은 신앙에 의해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 하는데 있다. 환언하면 하느님이 이 세상에 현존토록 하는 것이며, 인간의 양심을 통해 하느님의 현존이 인간들 안에 실현토록 하는 일이다.
교회 사명을 위한 도구는 제도적인 방법으로서 성사와 전례, 신자 재교육과 각종 운동을 통해서 활용되어야 한다. 교회 사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권력을 행사할 것이 아니다. 사랑과 봉사로써 수행해야 한다.『선교 활동을 통해 그리스도의 신비체는 자기 발전을 위한 힘을 끊임 없이 모으며 조직하며 간다. 교회의 지체들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현재와 미래 생활의 영적선을 모든 사람들과 공유코자 하는 사랑으로 인해 선교 활동의 실천에로 촉구된다. (선교 교령7) 또한 교회 사명은 모든 신자들의 생활 증거와 복음적 가치를 구현하는 데 있다. 거룩한 인간, 거룩한 가정, 거룩한 부부, 거룩한 사회를 형성하는 것이 교회의 목적인 것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몇 가지 기준에 입각하여 본당 공동체가 형성되고 사목이 실시될 때 비로소 이상적인 본당이 될 것이다. 미래의 이상적 본당은 교구안에서의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유기적이고도 역동적인 크리스찬 기초 공동체들의 사귐의 공동체인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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