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서 본당 공동체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고찰해 보았다. 현싯점에서 우리는 지금의 본당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나 미래의 이상적인 본당을 지향 하여 서서히 지금의 본당을 변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 변화는 임기응변식의 변화가 아니라 본당의 이상상을 목표로 과감하고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전개되어야 한다. 이상적인 본당을 다시 한번 되풀이해 본다. 이상적 본당이란 지역 안에서의 (교구)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여러개의 기초 공동체가 유기적이고도 역동적인 사귐의 공동체인 것이다. 이와 같은 이상적 본당이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한가? 필자는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상적 본당이 실현 되기 까지는 많은 문제점과 장애물이 있다. 그런데 장애물 가운데는 어떤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다.
가능성과 問題点
우선 크리스찬 기초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이상적 본당 구현의 시작이라면 현재 각 본당이 제정한 기반(구역) 조직을 활성화 시키면 된다. 그런데 현존하는 기반 그 자체가 기초 공동체라고는 볼 수 없고, 기초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기반이 될 수 있다. 현존하는 반은 지역적으로 안배 되어 있고 여러 세대를 묶으로 하나의 반으로 조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조직은 10세대에서 20세대로 재조정 되어야 한다. 20세대가 넘으면 사귐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 현재 반모임이 정기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들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의 반조직이 다만 본당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었을 뿐, 기초 공동체가 형성 되기까지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 몇 가지 문제점을 나열해 보기로 한다. 첫째로 반장(구역장)이 문제이다. 현재 대부분의 반장이 여성이기 때문에 반모임에는 자연 여성들만 참석하게 된다. 따라서 교회의 특성인 다양성이 결여되어 있는 반모임이 되어 버린다. 반장들 가운데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반장도 있지만 반원들을 이끌어 나갈 지도력이 없는 반장이 대부분이다. 그러기에 반지도자를 남성으로 대치해야 하며 한명 또는 두 명의 여성 봉사자를 둘 수 있다. 남성 반지도자를 색출하여 책임을 지워야 할 것이다.
둘째로 반 모임의 내용이 문제이다 반 모임은 반원들이 모두 참석할 수 있는 저녁 시간을 택해야 한다. 그래야만 직장에서 다니는 남성 신자들도 반모임은 재미가 있어야 하고 신앙과 사랑을 서로 나눌 수 있는 모임이어야 한다. 반모임의 내용은 교구 차원이나 본당 차원에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모임의 기본적 내용은 함께 기도하고 성서를 공부하며 생활 체험을 나누고 신앙과 사랑을 나누는 것이어야 한다. 변원들 사이에 서로 봉사할 뿐만 아니라 지역적으로 대외적인 봉사도 겸해야 한다. 이렇게하여 현새의 반은 크리스찬 기초 공동체가 될 것이며 지역안에서 교회의 본질들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셋째로 반 지도자들의 교육이 문제이다.
반지도자들의 교육도 교구 차원이나 본당 차원에서 실시할 수 있다. 반지도자들의 선발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한다. 반 지도자는 사회적으로나 신앙적으로 남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모범이 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즉 신앙이 있고 책임감이 투철하며 희생할 줄 알고 봉사 정신을 가진 사람 이어야 한다. 반 지도자들을 위한 교육 내용은 다양해야 할 것이다. 인문 과학을 다루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인간학(그룹 다이나믹스)심리학 사회학을 교육받음으로써 반지도자들은 반원들을 지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교리 교육, 성서교육 전례 교육을 통해서 그들에게 필요한 교리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
물론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일반적인 지식을 전달할 수는 있을 것이다. 넷째로 반원들이 반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반지도자가 아무리 능력이 있고, 반모임의 내용이 알찬 것이라 할지라도 반원들이 참석하지 않으면 기초 공동체가 형성할 수 없다.
본당의 모든 신자들을 계몽하고 교육하는 것이 또 하나의 문제인 것이다. 본당 신자들을 위한 교육은 본당신부의 책임으로서 주일 강론, 교리 교육 등을 통하여 신자들의 의식을 계발시켜 나가야 한다.
방법론
일단 본당신부와 사목 협의회에서 이상적 본당을 구현하기로 결정하고 나면 구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상적 본당을 구현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장기적인 전체 계획으로서 3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각 단계는 3년 또는 4년을 잡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제1단계의 목표는 본당 구역 내에 작은 공동체들을 만드는 일이다. 본당의 전신자가 작은 공동체에 모두 참여하도록 한다. 제2단계의 목표는 신앙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성서의 연구와 성서를 생활화하는데 주력하며 복음 선교에 전신자가 참여한다.
제3단계의 최종 목표는 본당을 크리스찬 기초 공동체들의 공동체로 만드는 일이다. 여러 가지 이상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단계이다.
즉 모든 신자가 부르심에 응답하여 복음화에 헌신하며 성서를 일상 생활에서 생활화 하게 된다. 그리고 신자들의 문제 해결은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에서 찾게된다. 제1단계의 단기 계획은 3년으로 잡는다. 제1차년도의 목표는 본당을 형제애의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다. 본당 신자에게 형제애에 대한 의식화 작업을 전개한다. 구역별로 신자들로 하여금 작은 공동체 안에서 형제애를 구체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형제애를 의식화 시키기 위하여 월중 행사를 계획하여 본당의 모든 신자들로 하여금 그 행사에 참여토록 한다. 제2차 년도의 목표는 본당을 사귐의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다. 제1차 년도의 목표인 형제애의 공동체와 연결하여 교회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실시한다. 신자들 사이의 사랑의 사귐을 드러낼 수 있는 행사를 계획하여 실시할 것이다. 제3차 년도의 목표는 본당에서 특별한 계기를 만들어 모든 신자가 참여토록 한다. 주교의 사목방문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주교사목 방문시 주교가 직접 몇 개의 기초 공동체를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1단계의 단기 계획이 끝나면 본당 신부와 사목협의회는 설정했던 목표가 달성되었는지 검토하고 평가해 본다.
이와같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본당 신부는 준비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며 인원은 6명이나 7명으로 하면 이상적이다. 일단 준비위원회(기획팀)가 구성 되면 본당의 모든 사목 계획은 이 준비 위원회에서 설정 된다. 물론 본당에 현존하는 각 단체는 활동 계획을 설정하여 준비위원회에 제출토록 한다. 준비위원회는 매월 정기적으로 회합을 갖고 각 분과위원회와 각 단체가 계획한 활동을 분석, 평가 해야 할 것이다. 이상적인 본당을 구현하기 위한 또 하나의 작업은 본당의 회보를 작성하여 모든 신자 가정에 배부하는 일이다. 이 본당 회보를 통하여 신자들은 계속 본당의 소식에 민감할 수 있다. 이 회보 작성을 위하여 편집 위원회가 구성 되어야 한다.
결론
지금까지 서술한 것이 이상이지만 우리나라의 본당들은 이상적인 본당으로 변화 되어야 한다. 현재 남미ㆍ구라파 등지에서 이미 이상적 본당을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외국의 모델을 그대로 모방 해서는 안되며, 우리나라에 맞도록 토착화시키면서 본당을 변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본당을 변화시키는 작업은 서둘러서는 안되며, 점차적으로 서서히 진행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상적 본당이 실현될 때 비로소 교회의 본질이 지역 안에서 구체적으로 구현 될 것이다. 그리스도의 육화가 지금 이 곳에서 인간들에게 드러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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