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 시절, 학장 신부님의 다음과 같은 말씀이 생각난다. 『신학생 한사람 한사람을 만나보면 모두착하고 똑똑하고 훌륭한데 그들을 함께 모아 놓으면 꼭 악마가 생겨난단 말이야…』이 말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런 말이 있다. 「세상의 죄의 총화는 인간의 되의 총화보다 크다」무지와 결함과 오해 등에서 오는 악의 총화는 인간의 도덕적 윤리적 죄보다 클 것이다. 누구의 잘못이 없다고 생각되는 곳에서도 악은 발생한다. 모두가 의로운 聖人들이라 할지라도 이 세상에서는 개성가 성격, 환경과 교육 등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과 십자가는 피할 수가 없다. 이해와 용서와 관용이 인간에게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는 꼭 누구의 잘못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나와 다르다는 그 점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이해와 용서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는 의인이요 거룩한 자를 몰이해와 관용의 부족으로 죽일 수도 있다.
예수께서 십자가 상에서 기도하실 때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루까 23 · 34) 하셨다.
인간은 무지로 말미암아 의인이요 거룩하신 분을 죽이고 말았다. (1독서) 예수께서는 바로 이런 무지하고 어리석은 인간의 죄를 지고 가셨으며 우리 인간의 죄 뿐만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제물이 되셨다. (오늘 미사 2독서)그러기에 우리 중에 누가 죄를 짓더라도 아버지 앞에서 그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 계심을(2독서) 알아야 한다. 곧 의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죄인을 용서하시기 위해 친히 제물이 되셨음을 알아야 겠다.
우리는 누구나 죄를 짓고 악을 행할 수 있으며 또 실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용서를 필요로 하는 존재이다. 만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변호해 주시지 않는다면 우리는 죄속에 파묻혀 죽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가 「죄를 뉘우치고 계명을 지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 죄를 깨끗이 씻어 주실 것이다」(1독서) 하느님 아버지 앞에서 나를 변호해 주실 분이 계시다는 것은 말할 수 없는 위안이 된다. 음이 극도의 고통 중에서 그를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부르짖었다. 『뼈에 가죽만 남아 잇몸으로 겨우 연명하는 이 신세. 벗들이여, 불쌍하고 가련하지 아니한가? 하느님의 손이 나를 치셨는데 어찌하여 자네들 마저 하느님처럼 나를 구박하는가?… 나는 믿는다.
나의 변호인이 살아 있음을! 나의 후견인이 마침내 땅 위에 나타나리라. 나의 살같이 뭉그러져 이 살이 질크러진 후에라도 나는 하느님을 뵙고야 말리라』(읍기 19 · 20 ~ 27).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이 흔히 인간들이 저지르는 일이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 죄와 세상의 죄를 대신 지고 가셨을 뿐아니라 이제는 「우리의 중재자로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는 분」이요,
「우리의 변호자로 성부의 노(義怒)의 방패가 되시는 분 」이시다.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치시어 무지와 결함, 차이와 몰 이해로 오는 십자가를 나누어지고 서로를 변호해 줌으로써 이 세상의 죄를 줄이고 사랑의 나라를 확장 하라고 요구 하신다. 회개하는 자는 누구나 용서 받을 수 있도록 예수께서는 넘치도록 아버지께 자비를 빌어 주신다. 성서의 기록을 보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회개하면 죄를 용서받는다는 기쁜 소식이 「예루살렘」에서 비롯하여 모든 민족에게 전파 된다고 하였다.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오늘 미사복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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