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지방을 출발한 한국순례단은 이스라엘 북부지방 기브츠의 중심지 「가르미엘」시와 십자군의 성지 회복 작전의 교두보역을 맡았던 「아코」시, 그리고 가르멜山 정상의 가르멜 수도원을 거쳐 오후 늦게 「텔아비브」시에 도착했다.
「알콘」강이 동서로 흐르는 「텔아비브」시는 온 시가가 나무로 뒤덮여 있다. 특히 가지런히 줄지어 늘어선 올리브 나무 가로수는 이 곳이 가로수는 이곳이 성지의 수도임을 한 눈에 보여 준다.
때 마침 안식일을 맞아 모든 차량들이 실가에 늘어서 있는 가운데 텅빈 거리를 낯선 여행자들만이 신기한 눈빛을 던지며 산책하고 있다.
넓은 길은 없으나 이 곳 역시 細도로망이 잘 발달 돼 교통의 혼잡은 없다.
길게 낄린 백사장은 휴일을 즐기는 피서객들로 붐빈다. 구김살 없이 휴일을 즐기는 군중들에게서는 전방의 치열한 전투의 그림자를 찾아볼 길이 없다. 너도 나도 오랫동안 전화에 시달려온 나머지 이제 싸우는 일에 면역이 생긴 탓인가, 아니면 승전을 거듭하고 있는 對아랍戰에서 얻어진 자신감 때문 일까-.
시가를 돌아본 한국 순례단 일행은 「텔아비브」해변 가까이 위치한「람」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저녁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하고 시가로 다시 뛰쳐 나갔다.
밤의 「텔아비브」는 활기에 넘친다. 안식일을 맞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시민들이 밤이 되자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해안에 접한 넓은 광장에는 네온 빛이 휘황하게 빛나고 젊음을 만꺽하는 아베크의 속삭임이 바닷 바람에 흩날린다.
깜박이는 전등불 아래 한국의 시장을 방불케하는 이동식 점포가 하나 둘 들어서는가 했더니 삽시간에 번잡한 하나의 야시장이 형성된다.
길가에는 가죽 제품을 비롯 각종 상품들이 무더기로 쌓이고 손에 손을 맞잡은 가족들이 여유있는 모습으로 쇼핑을 즐긴다.
시원한 지중해의 밤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10시가 넘어서야 호텔로 돌아왔다. 이스라엘에서의 마지막 밤 - 좀처럼 잠이 오질 않는다.
1주일간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이 곳에서 2천년 교회의 발자취를 훑었고 유태 민족의 한 맺힌 애환을 보고 느낄수 있었다. 또한 우리는 여기서 2천년전 예수그리스도의 기적과의 현장도 목격했다.
기적의 나라, 희망과 약동의 나라 이스라엘을 이제 뒤로 해야 한다.
『뱃 사람에겐 항구가 집이고 가이더(안내원)에겐 몸을 쉬는 모든 곳이 집』이라던 가이더의 말이 되 살아 난다. 오늘날 이스라엘이 처한 국제적 위치와 그들의 생존을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한가지라도 더 알리려 애쓰던 가이더-그는 어쩌면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다 하고야마는 3백75만 이스라엘인의 성실성의 표본이었다고나 할까.
새벽 4시 요란한 벨 소리에 눈을 떴다. 5시까지는 공항으로 나가야 한다.
식당에서 빵을 뜯으니 모래 맛이다. 커피로 정신을 차리고 택시에 올랐다. 할아버지 운전기사는 피곤한 듯 연신 하품을 하며 고속도로를 달린다.
안개 속에 「벤구리온」공항이 드러 난다. 이스라엘의 심장이요, 국방의 核이자 서방과의 통상 창구 답게 공항은 아침부터 붐빈다.
7시30분 우리 일행을 태운 TWA 항공의 DC10기는 폭음도 요란하게 대지를 가로 지른다.
해변의 모래밭이 유난히도 곱던, 그래서 미련이 더욱 남는「텔아비브」시가 상공을 크게 선화한 거대한 기체는 「아테네」를 향해 은익을 번쩍이며 푸른 지중해 상공으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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