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역경, 순교로 점철된 한국 교회 2백년 역사. 1984년으로 맞는 2백주년에 발 맞추어 전국 각 교구도 이에 맞갖는 교회 모습 구현을 위해 온갖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수많은 순교 선열들의 피땀 위에 면면이 이어온 한국교회 2백년의 발자취를 최근 입수된 사진 자료를 통해 되돌아 보면서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는 겸허한 마음으로 민족 복음화를 향한 우리의 신앙 자세를 다듬어 보기로 한다.
명동대성당은 한국 가톨릭 교회의 상징적 존재로 거거 얽힌 사연도 많다. 종현(鍾峴)이라 불리었던 성당이 서있는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 2가 1번지 이 땅은 한국 천주 교회사에 있어 최초의 순교자인 김범우 (金範禹〓토마)가 살던 집이 있었던 곳이며 1784년 이승훈 이벽율 비롯한 우리나라 첫 천주교 선자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며 한국 천주 교회 창설을 선포한 명례방(明禮坊) 그 곳이다. 1931년 조선교구(代牧區)가 설정 되고 한국교회 사목을 담당하게 된 빠리 외방 전교 회원 성직자들은 박해가 심하던 시절에도 서울이나 지방에서 한국인 신자의 이름으로 암암리에 집을 사들여 신교 자유 시대에 대비 했는데 개항(開港) 이후는 이런 일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져 일찍 부터 교회와 인연깊은 명례방은 1883년 이전에 이미 교회의 소유로 되었다고 한다.
1886년 한불 수호 조약이 체결 되어 외국인 선교사들의 활동이 어느 정도 인정 되면서 그 동안 비밀리에 사두었던 땅에다 성당 주교관 수녀원등 건축이 시작되었는데 종현에는 성당을 짓기 위해 높은 산봉우리를 깍아 내려야 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겼으니 그것은 한국 정부의 몇 몇 대신들이 종현에 성당 짓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반대의 이유인 즉 종현은 이조역 대왕의 초상을 모시는 영회전(永懷殿)의 뒷 산맥으로 이를 깎아서 집을 짓지는 못하며 또 종현은 높은 지대이기 때문에 서울 장안이 다 내려다 보일 뿐 아니라 대귈까지도 내려다 보이게 된다는 것이었다. 당시의 의아문독판(外衙門督辦 〓 외무 장관)은 조병식(趙秉式)이었고 프랑스 공사는 귀국중이었으므로 외교 관계 업무는 러시아 공사가 프랑스 공사의 대리를 하고 있던 때 였다. 그러나 교회 측에서는 종현 땅을 정당하게 매수 하였으므로 거기에 성당을 지을 수 있다고 맞서 분쟁이 일게 되었다. 드디어 러시아 공사의 입회 아래 조병식 외아 독판과 프랑스 성직자가 담판을 벌이게 되었는데 조병식은 관계법 규집이라 할 수 있는「절목책(節目冊)」을 내세워『이 땅에는 집을 지을 수가 없게 규정되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하여 교회 측에서는『그 책을 봅시다』하고 책을 자세히 살펴본 즉 위조인 것 같아서 손가락에 침을 묻혀 슬쩍 글씨 하나를 문 질렀더니 손가락에 덕이 묻어나고 글씨가 번지었으므로 조작한것 임을 밝혀 냈던 것이다.
이런 저런 간난 신고 끝에 1892(高宗ㆍ29)년 8월 5일 성당정초식이 거행 되었으나 1894년에는 청일(淸日)전쟁으로 청국인 기술자들이 다 들아가 버려 공사가 중지 되기도 했고 1896년에는 이 건물의 설계자이며 공사의 총지휘자인 요한 꼬스트(JㆍCOSTE〓高宜宣) 신부의 별세로, 또 빠리 외방 전교회에서 보내오는 건축자금도 여의치 않을 때가 여러 차례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훌륭한 설계였지만 당시 우리 나라에는 서양 건축의 기술자가 없었고 양회도각목(角木)도 없는때며 본시돌 기둥으로 설계 되었지만 큰 석재(石材)를 구하지 못해 벽돌 기둥으로 변경되고 종탑도 더 높이 설계 되었으나 다 쌓아 올릴 수 없어 현재의 높이에 머물렀으며 공사를 치르는 동안 4명의 희생자가 났다고 한다.
꼬스트(高) 신부의 후임으로 프와스넬 (Poisnel〓朴道行) 신부가 공사 지휘를 연계하여 1898년 5월 29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명동대성당이 준공, 축성 되었다. 주교관은 이에 앞서 1890년에 준공 되어 있었다.(사진은 1896년경으로 추측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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