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이 바로 예수님이라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근본 신조이다. 또한 예수님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이요, 우리 인간에게 당신을 나타내신 하느님의 계시 자체이시다. 예수께서 필립보사도에게 말씀하셨듯이『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요한 14장 9)이다. 예수는 볼 수 있는 하느님의 모습이기에 하느님을 알기 위해 그분의 모습을 잘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예수님의 일생은 한마디로 남을 위한 생애였다. 그러기에 그 분을 곧「타인을 위한 존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칭호를 제일 먼저 예수께 쓴 사람이 본ㆍ회퍼였다고 한다.
인간은 삼위일체로서의 관계적 존재인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존재이므로 타인을 위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완전한 인간 예수님은 더구나 이웃을 향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 사실 예수께서는 철저히 타인을 향한 존재였기에 때로는 당신을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당신 자신을 잊으신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으며 음식 드실 시간도, 휴식 시간도 갖지 못하셨다. 예수님의 이 남김 없이 자신을 사람들에게 주어버리는 태도는 바로 하느님 아버지와의 특별한 관계에 연유한다고 본다. 그 분의 유일한 관심사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것이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당신을 아버지 뜻에 맡겨 당신 자신을 아버지 뜻 안에 완전히 소멸시켜 버리시는 것이다. 이 것이야 말로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구하지 않으시는 사랑의 극치다.
하느님에게 있어서의 위격은 바로 이 자신을 남김 없이「너」에게 내어주는 對他性(關係性)에 의해 성립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이 점에 있어서 당신 자신을 완전한 무아의 경지에 까지 남김 없이 주어버린 예수님은 바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절대적인 계시가 된다. 즉 아버지는 스스로를 향해있고, 아들은 자신을 남김 없이 아버지께 넘겨주심으로써 존재하는 분이시다. 여기서는 1 + 1 = 2라는 공식이 성립 되지 않고 1 + 1 = 1이라는 공식이 이루어진다.
『아버지와 나는 곧 하나이다』(요한 10장 30)하신 말씀 처럼. 뿐만 아니라 예수께서 아버지와 자신을 함께 가리켜「우리」라고 말씀 하실 수 있었던 것을 바로 아버지와 아들의 두 위격을 결합시키는 또 하나의 위격인「우리」로서의 성령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본다(네메셰기著「성부와 성자와 성령」271페이지)
자신을 온전히 다른이에게 줌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의 신비를 드러내신 예수 그리스도는 바로 하느님의 신비를 가장 잘드러내는 계시 자체 이시다.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시어 당신 자신을 인간에게 주심으로써 사랑의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셨다. 이 자기 양도와 자기 계시는 곧 성자와 성령의 파견에 의해 실현 되었다. 그 세상 안에서 나타내는 하느님의 신비는 이 두가지 양도(파견)로서 성립된다. 하는님 안의 삼위 일체는 인간으로서는 깨닫기 지극히 어려운 신비이지만, 구세사 안에서의 삼위일체는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양도하시는 삼위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그나마 다소 알아 듣게 된다. 성자의 파견과 성령의 파견,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님의 당신 자신을 남김 없이 주신 모범으로서, 하느님 안에서의 남김없는 자기 양도가 어떤 것 인가를 어렴풋하게 나마 짐작하게 된다.
곧 자기를 온전히 줌으로써 둘은 하나가 되지만 동시에 자기를 줌으로써 가장 자기 다와지는 사랑의 신비 속에 우리는 삼위 일체의 신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한 분 이신 하는님을 믿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께로부터 나신 아들은 아버지와 아들에게서 나오신 성령 또한 아버지와 아들과 같지 않으시다. 그러나 여러 신이 아니요 오직 한분 하느님이심을 믿는다. 자기를 줌으로써 자기를 얻고 남을 위해 죽음으로써 생명을 얻는 사랑의 신비 속에서 삼위 일체의 신비를 알아듣게 해주십사 기도 하자. 『사랑을 베푸시는 성부와 은총을 내리시는 우리주 예수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시는 성신께서 여러분과 함께』<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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