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계산(桂山)성당은 영남의 첫 본당으로 남방교구(南方敎區, 1911 ~ 1937)의 근간 이었으며 오늘의 대구대교관구(管區)의 모태(母胎)이다.
현 대구직할시 중구 계산동 2가 71번지, 이땅은 1897년에 교회 터전이 되었는데 본당 설정 후 실로 12년만에 떠돌이 교회에서 본당(本堂)으로 정착했던 곳이다
당시 행정 관할상의 지명은 대구군(郡) 서상면(西上面) 동산리(東山里) 계산동이다.
계산동은 대구 읍성(邑城)성곽의 남문과 서문사이의 성밖동리로, 성당이 서게된 부근에는 대구 지방 첫 교우가문 김씨 서씨 이씨등 집안 여러세대가 살고 있던 곳이다.
대구본당 첫 주임 아킬레오 로베르(金保綠) 신부는 1886년 한불 조약(韓佛好條約)이 체결되어 약 1백년간에 걸친 천주교 탄압의 검은 먹구름이 걷히기 시작은 했지만 지방에서는 아직 박해의 여파가 가시지 않아 대구읍으로 바로 부임하지 못하고「신나무골」에서의 은신전교, 「새방골」에서의 읍내 진출 대기, 「대어벌」임시성당 시대를 거쳐 이곳에 정주하게 되었다.
「대어벌」(現 仁橋洞)정송지(鄭圭鍾=바오로)댁 임시성당에서 계산동으로 옮긴 3년만인 1899년 이른 봄 한식(韓式)으로 지은 십자형(十字形) 기와집 성당과 2층 기와집으로 된 신부 사랑(舍廊)과 교회 사무소와 강당으로 사용 될 해성제(海星齊)건물 등 교회 시설이 준공 되어 성당은 그 해 12월 예수 성탄 축일에 축성식이 거행되고 성모를 수호성인으로 한 성당이므로「성모성당」이라 하였다 십자가를 상징한 십자형의 기와집 성당은 네모의 나래가 사방이 9척 3간식으로 가로 길이 9척 9간, 세로 길이 9척 9간 총 45간이었다. 신부사랑(사제관)은 2층으로 지은 한식 기와집 이며 성당과 신부사랑을 채색 잘하는 스님 5명을 고용 하여 단청(丹靑)을 하였으므로 마치 절(寺院)같았다고 하는데 당청을 했던 스님중 몇분이 천주교로 개종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앞서 서울에 세워진 약현(藥峴=中林洞)성당과 종현(鍾峴=明洞)대성당이 서양석 건물인데 비해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건립된 대구 성모 성당은 순한식 동양 건축이었다는데는 당시의 건축 기술자 문제와 건축 자재 문제로 그러했겠지만 오늘날 그리스도교 문화의 토착화(土着化)라는 관점에서 그 의의는 높이 평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십자 성당은 2월 2일 화재로 소실 되고 신부 사랑은 1929년 새로 사제관을 양식 건물로 신축할 때 헐리어 그터는 현재 효성국민학교 운동장이 되어 버렸다.
십자형 한식성당을 소실한 로베르 김 신부는 즉시 서상돈 (아우구스띠노) 김종학 (베드로) 정규옥 (바오로)등 중진 신자들의 협력으로 1900년 3월 성당 재건 계획을 세우고 국내에서 구하지 못하는 자재들은 외국에 주문하는 한편 서양식 건축에 경험이 있는 청국인 기술자들을 불어들여 성당 신축 공사에 들어갔다.
약 3년간에 걸친 공사끝에 1902년 드디어 서울의 약현ㆍ종현성당에 이어 국내에서는 세번째로 고딕식 새 성당의 준공을 보게 됐다.
1903년 11월 1일 새성당 축성식이 성대히 거행 됐는데 영남 지방 최초의 고딕식 건물인 계산동 성당은 우리 나라의 건축사와 개화사(開化史)에 주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성당 축성 15년만인 1918년 계산동 본당은 다시 성당 증축 공사를 시작, 같은 해 12월 24일 준공을 보고 이듬해 5월 11일 축성식을 거행,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 계산동 성당은 문공부로부터 1981년 9월 25일자로 사적 제 290호로 지정된 바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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