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글씨로 쓴 시편 전체를 전시장에서 만나는 것은 흔히 생기는 기회가 아니다. 서울 평화화랑에서 오는 18일 열리는 윤석연(율리아) 필사전이 특별한 이유다.
윤씨는 2년 동안 정성스레 필사한 시편을 이번에 내놓는다. 매일같이 3~4시간을 필사하면서도 지루하게 느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작품 속 한 글자, 한 글자에는 윤씨의 인내와 맑은 마음이 담겨있다. 특히 각 장을 나눠 쓴 것이 아니기 때문에 140장의 작품은 개별 작품이 아니라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고 바른길로 나를 끌어주시니 당신의 이름 때문이어라”(시편 23, 1~3)
시편 23장은 그의 마음에 가장 깊이 각인된 글귀다. 모든 고통을 막아주시고,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시는 주님을 떠올리며 붓글씨로 썼다.
올해 희수를 맞아 이번 전시를 연다는 작가는 “서예전이라고 하면 부족하기 때문에 필사전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저 스스로는 기쁘고, 만족스럽다”며 첫 개인전을 앞두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방대한 작품이기 때문에 한 분의 독지가가 구입하시면 좋겠지만 성당에 기증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1975년 시인 박두진 선생을 통해 서예에 입문한 윤씨는 송천 정하건 선생, 백석 김진화 선생에게 심화된 서예를 연마했다. 이후 한국서예가협회 주최 전국 서예공모전 4회 입선, 서예동호인모임 이당서실을 운영한 바 있다. 전시는 24일까지. ※문의 02-727-23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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