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내내 하나같이 집중해 주시니 너무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한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재속프란치스코회 미국 국가형제회 평의원을 맡고 있는 이윤경(미셸킴·66)씨가 한국을 방문했다. 평의원으로 임명된 이후 첫 방문이다. 이씨는 4월 2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재속프란치스칸의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평신도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이해-칼 라너의 신학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환경신학을 공부한 터라 이전에는 그쪽 관련 주제로 강의를 했습니다만, 점차 평신도 의식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되는 경험이 자주 생겼습니다. 그때 제가 알고 배우고 경험한 우리의 정체성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최근 2~3년 동안 미국에서 ‘평신도 의식’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이번 강의도 같은 주제로 정했다. 그는 강의를 통해 칼 라너의 신학적 바탕을 수용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평신도의 역할을 이해, 평신도사도직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의회 일부인 평신도교령은 재속프란치스코회 1978년 회칙의 토대가 된 동시에, 프란치스코 성인의 카리스마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줬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죄의식이 강한 한국 신자들에게 “죄를 의식하기보다는 하느님이 나와 가족들에게 주신 선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에게 이번 강연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컴퓨터 공학박사로서는 여러 차례 강연한 적 있지만 모국에서의 영적 강의는 처음이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네요. 재속프란치스코회로부터 초청을 못 받았더라면 제가 오히려 섭섭했을 거예요.”
이씨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IBM T.J Watson연구소 연구원으로 활약했다. 바쁜 업무를 소화하면서도 ‘신앙’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2005년에는 IBM을 조기 은퇴하고, 2007년 포담대학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와 함께 재속프란치스코회에도 입회, 2009년에는 재속프란치스코회 미국 국가형제회 한국 출신 첫 평의원이 됐다.
“IBM에서 일할 때는 자랑스럽고 성취감으로 기뻤어요. 남들도 많이 알아주고요. 지금 하는 일은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저에게는 너무 소중하고 감사해요.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을 다시 드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감사해요.”
그는 현재 뉴욕 주립대학 SUNY 산하 Westchester Community College에서 부교수로 세계종교학을 가르치고 있다. 출국은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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