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를 미술에 도입한 미디어아트는 더 이상 생소한 미술장르가 아니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로부터 시작된 한국의 미디어아트는 몇 년 사이 미술계 전반에서 그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성미술의 토착화가 현대 한국인들이 향유하는 미술을 통해 이뤄진다면, 머지않아 성당에서 미디어아트로 표현된 성미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미디어아티스트 이지희(젬마·서울 방배본당)씨의 활동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이씨가 미디어아트에 입문한 것은 1989년이다.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나온 그는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하던 미디어아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뉴욕대학에서 유학하며 아트와 미디어를 전공했다.
“남들과는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었어요. 뉴욕대학에서는 컴퓨터그래픽을 예술적으로 접근하더군요. 재미있게 배웠습니다.”
그는 생성과 소멸, 순환 등을 주제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종교적인 내용을 담아내기 위한 의도가 반영된 것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신앙생활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온 듯하다.
최근에는 LED를 이용해 ‘빛’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전부터 빛 작업을 조금씩 꾸준히 해오던 작가는 “옛날부터 빛을 좋아했다”며 “빛을 주제로 하다 보니 작업하며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미디어아트의 가능성도 무궁무진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LED로 2가지 색을 표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색을 출력할 수 있다. 또한 동력을 넣는 과정에서 상호작용하는 작업도 시도할 수 있다.
메이크샵 레지던스에 참여하고 있는 이씨는 올 6월 메이크샵 아트스페이스 개관 그룹전에서 새로운 작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고정된 이미지에 변화하는 배경색이 영향을 줘 다양한 느낌을 표현한 작품이다.
“빛으로 인해서 생기는 변화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근데 이번에 작업하면서 성미술과 연계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얼마든지 접목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오는 11월에 개인전을 준비하는 이씨는 한동안 LED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ED로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인터랙티브(interactive)한 시도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많은 분들이 제가 이 작업을 즐긴다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즐기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싫어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작업하는 과정이 괴롭기는 하지만 완성된 작업을 보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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