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영성이 있을 때 교회에 아름다운 꽃도 피울 수 있습니다. 수도회는 하나의 영성을 가진 단체로서 다양한 신앙 영성과 여정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수도회가 많다는 것은 결국 교회가 풍요롭게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돼 있다는 뜻이죠.”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성소계발 전문연구팀장이자 작은형제회 성소자 담당 조수만 신부는 교회 쇄신에 큰 역할을 해온 수도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말은 곧 봉헌생활 성소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최근 봉헌생활 성소는 점차 줄어들고 있어 수도회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수도회가 늘어나 선택의 폭이 늘어나는 만큼 각 수도회에 입회하는 성소자가 분산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이보다 근본적으로 핵가족화 되면서 성소자들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수도회를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12명이었는데 요즘에는 5~7명 정도로 줄었어요. 그나마 많은 편에 속하죠. 각 수도회마다 성소자가 줄어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 신부는 봉헌생활 성소가 감소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 공동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꼽았다. 수도회에 입회한 지 16년째인 조 신부는 자신도 공동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수도생활을 하면서 상대방을 끊임없이 받아들여야 하는데 비우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아무리 좋은 것도 다른 이들에게 강요를 한다면 하느님의 것이 아니라 내 개인의 욕심”이라고 말했다.
조 신부가 성소자들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도 이런 내용이다. “계기를 제일 먼저 물어봅니다. 그 다음이 공동생활에 자신이 있는지 확인 질문하죠. 수도생활은 공동체가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그만큼 어려움도 큽니다.”
하지만 이런 공동체 생활과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수도자로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 조 신부의 설명이다. 자기를 수양하고 기도생활에 관심 있는 성소자들에게는 봉헌생활을 추천했다. 수도생활을 희망하는 이들은 각 수도회의 성소 담당 사제를 만나 면담하고, 6개월~1년 정도 성소자 모임에 참석하면서 자신의 성소를 식별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에 앞서 성소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충고의 말을 덧붙였다.
“성소를 느낀 젊은이들이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일도 잘 못 지키고, 교리고 모르고, 신앙심도 없는데 어떻게 수도자가 되고, 성직자가 되냐는 거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성소’를 느꼈다는 사실입니다. 앞서 나열한 소양들은 준비하면서 쌓기에 충분합니다.”
조 신부는 젊은이들 가운데 수도회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수도회 영성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도회 자체의 노력도 절실하다고 했다.
“수도자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게 가장 큰 성소 계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도자답게 살 때 우리 자신이 ‘빛’이 되어 자연스럽게 알려지고, 다양한 영성도 보여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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