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인생이다. 많은 작가들이 인생을 길에다 비유했다. 「인생길」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따라서 예수님의 길을, 순교자의 길을 따르겠다는 평범해 보이는 문구의 고백은 그러한 모습의 삶을 따르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소설가 한수산씨의 성지순례기 「길에서 살고 길에서 죽다」역시 순례의 여정을 통한 인생 명상이다. 작가는 이 책을 『2년 반에 걸친 내 길 위에서 떠돌았던 생각이 그루터기들이며 사람에의 그리움』이라고 자평한다.
단순한 성지순례 안내서가 아닌 순례 에세이의 형식을 띠고 있는 이 책은 작가가 한국의 순교성지들과 천주교 관련 사적지들을 2년 반의 시간 동안 직접 순례하고 다니며 느낀 바를 감동있게 펼쳐 보이고 있다. 아름다운 문장의 작가로 잘 알려진 그의 글은 이 책에서 역시 한 편의 소설처럼 편한 문장으로 쓰여있어 자칫 딱딱하게 느끼기 쉬운 박해의 역사와 신앙 선조들의 삶을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에는 골배마실, 구산, 마재, 단내, 어농성지 등 한국의 대표적인 성지 24곳에 대한 순례의 여정이 담겨 있어 순교성인들의 삶과 신앙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도록 이끌고 있다. 월간 「생활성서」에 이 글을 연재하고 있는 한씨는 앞으로 계속 연재될 순례기도 책으로 발간할 계획.
<생활성서/208쪽/6000원>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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