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은 한국의 자랑스러운 첫 사제요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이신 안드레아 김 신부님의 대축일이요, 또 오늘은 그 분을 기리기 위해 외부 행사를 권장하는 주일이기도 하다.
그 분은 신앙인으로서나 사회인으로서나 너무나 훌륭하시고 우리의 모범이 되시는 분이시다. 1960년 7월호「가톨릭 청년」지에「문화사적으로 본복자 김대건 신부」라는 논고가 발표되었다. 거기서 김 신부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일 뿐 아니라, 서양학문을 배운 최초의 유학생이며, 우리나라 최초로 6개국의 서양어를 구사한 분으로서, 불란서 함대 세실 함장의 통역 역할까지 했으며, 우리나라 역사상 최장의 여행을 한 분이요,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 사정 정통자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소위 한국 신기록이 수두룩하다. 그 뿐 아니라, 그는 옥중에서 세계지들를 복사, 채색, 번역해서 국가에 제출 했고, 그 인격과 투지력, 심오한 학식은 일부 관료들도 탄복하여 그의 구명 운동까지 벌였다고 한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 분의 복음 전파를 위한 열성과 피나는 노력은 도저히 필설로 다 말할수 없다. 6년 간「마카오」유학 기간 동안, 「마카오」민란 때문에 두 번이나 장소를 옮겨가며 신학공부를 해야 했고, 주교, 신부를 입국시키기 위해 신학생 때 수차 국경 변강에 왕래했으며, 부제품을 받고 8년만에 일시 귀국 했으나 주교님을 모시기 위해 모친도 못 만나 뵙고 재출국 했어야 했고 15일간 조각배로 황해를 건너「상하이」에 도착, 그 곳에서 신품을 받고 주교한 분, 신부 한분과 함께 배로 다시 귀국길에 올랐으나 제주도까지 표류해야 했으며, 귀국한 지 몇 개월 되지도 않아 다른 신부님의 입국을 돕기 위해 서해로 갔다가 애석하게도 체포되고 말았다.
옥중에서도 교리를 가리치고 편지를 쓰고 관리들에게 전교를 했으며 함께 갇힌 신자들을 격려하다가 귀국 1년 만에 처형 되었으니 참으로 애석하고 통탄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죽음을 앞두고 형장에서도 조금도 두려움이나 미련 없이『바야흐로 나를 위하여 영원히 생이 시작된다』고 희망에 넘쳐 군중에게 외친 용기와굳센 신앙은 참으로 우리들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자기를 죽이려고 칼을 휘두르는 휘광이에게『이렇게 하는 것이 칼로 치기가 좋으냐』하며 여유를 보이시기까지 하셨다니 과연 생사를 초월한 기개는 자랑스런 우리의 첫 사제의 늠름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안드레아 김 신부님은 8년 동안의 서품 준비끝에 사제가 되어 귀국했으나 조국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그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 해보지도 못하신 채 1년만에 처형되고 말았다. 그러나「한알의 밀알이 썩고 많은 열매를 맺듯이」그 분이 맺어준 신앙의 열매는 어느 누구 못지 않게 큰 것이었다. 신앙과 복음전파는 사실 기간의 문제가 아니다. 그분이 우리에게 보여 주었고 남겨준 신앙의 유산은 해가 거듭 될수록 자라나고 있으며 커가고 있으니 하느님의 하시는 일은 가이 측량할 수 없다. 「학식과 교양을 겸비하신」자랑스럽고 훌륭하신 목자를 잃은 초대한 국교회의 안타까움은 말할 수 없이 컸겠지만 현재 그 분의뒤를 이은 수백명의 한국인 사제들이 그 분의 넋을 이어받아 가고 있음은 정녕 그분이 흘리신 고귀한 피의 댓가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는 이 땅에 참으로 예외적인 복음전파의 초기 역사를 갖고 있음을, 또 훌륭하신 첫 사제를 모시게 된 것을 더 없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으리라,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우리 앞에 놓인 이 땅의 복음화의 대명을 생각 한다면 그분들의 업적과 신앙 앞에서 감히 머리를 들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리라 생각된다.「복자 노렌조와 안드레아와 모든 치명자여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하여 빌으소서」아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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