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아주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으면 당신은 울고 말것이다』고 누가 말했다. 여유가 있다면 길거리를 오가며 사람들을 관심 깊게 살펴보라. 때로는 오래 바라보라. 버스를 타고 앉은 채, 또는 손잡이를 잡은채 멍하니 앞을 바라 보고 있는 사람들을 유심히 오해 바라보라. 물건 흥정하는 손님이나, 팔려고 안간힘을 쓰는 장사하는 분의 모습을 옆에서 유심히 바라 보라. 복잡한 길가 또는 그늘진 나무 밑에 줄지어 앉은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을 유심히 바라보라. 당신은 울고 싶은 마음이 일어남을 깨달을 것이다. 꼭 처량하고 비 인간적 조건의 사람이라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아마 어린 아이 얼굴을 제외 하고는 어떤 사람의 얼굴이 건 한참 보고 있으면 울고 싶은 그 무엇이 있을 것이다. 인간 생활이 그러하고, 제한되고 조건 지워진 인간존재 자체가 그러하며, 그러한 모습이 얼굴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유모아나 익살로 그런 상황을 극복 해보려하고 의미를 부여 하려하고 기쁘게 삶을 만들어보려 한다.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의 진리 말씀에 믿음을 갖지 못하고 희망을 두지 못한다면, 인간 생활은 더욱 견디지 못할 그 무엇이 되고 말 것이다.
더구나 인간적인건 그리스도교적이건 사랑이 없다면 삶은 삭막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예수께서는 군중이 당신을 만나기 위해 많이 모여있는 것을 보시고는『목자없는 양과 같은 그들을 측은히 여기셨다』예수께서는 당시 타락한 정치 경제ㆍ사회ㆍ문화의 혼돈 속에서 방향 감각을 찾지 못한 채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 셨다.
진리의 길, 생명의 길이 무엇인지, 보람된 참 삶의 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는, 그래서 정치적ㆍ사회적ㆍ제도적 희생물이 되고 있는 그들을 측은히 여기셨다.
예수께서는 그 군종을 이 진리에 목말라하고 있음을 보시고 애처로와 하셨다. 피로하여 지치시고 음식조차 드실 시간이 없어 잠시나마 쉬시려고 하시던 그분께 군중은 몰려들었고 예수께서는 다시 가르치시기 시작하셨다. 다시 가르치신 예수님의 정성도 대단하셨지만 그 말씀을 듣기 위해, 또 그 분 능력을 보기 위해 식음을 전폐하고 몰려든 군중의 열성도 대단했다.
결국 예수께서는 진리의 말씀에 굶주린 그들을 말씀으로 배불리시고, 또한 빵의 기적을 통해 육체적으로 굶주린 그들을 배불리셨다.
군중을 바라보시고 측은히 여기신 예수님의 눈길은, 인간의 가련함을 이해하는 눈길이었다. 연민의 정이 담김 눈길, 측은히 여길줄 아는 축축한 마음의 눈길은 역시 사랑의 깃든 마음의 표시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 길, 역시 예수님과 같은 이 연민의 정이 넘치는 눈길이 되어야겠다. 그것은 인간의 가련함을 이해하는 눈길이다. 모든 인간은 약간의 동정 받을 소지는 다 갖고 있다. 우리는 세상에 악과 고통이 있음에 놀라지 않는다. 만일 우리에게 사랑의 눈길이 있다면 그 악과 고통은 인간을 깊이 만나게 하는 도구, 또는 생명과 사랑을 나누게 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우리 눈은 피상적으로 사물을 또는 인간을 바라 보아서는 안되며 깊이 있게 그 본재 자체의 내면을 바라보는 훈련을 쌓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목말라 하는 사람들에게 여러가지로 마실 물을 줄 수 있고, 위로와 평화를, 웃음과 기쁨을, 진리와 사랑을 찾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수께서 배에서 내려 군중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보시고 목자 없는 양과 같은 그들을 측은히 여기시어 여러 가지로 가르쳐 주셨다」(마르ㆍ5장34)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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