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이어가고 있다. 한 여름 뙤약 별이 따가우면 따가울수록 일선사 목자들의 사목적 의지와 정성은 더욱 뜨거워지는 것이 아닐까. 금년으로 대구 산간학교는 연 13회째를 맞이한다. 여기서 그 사목적 성과측정은 논의로 치더라도 산간학교 (또는 여름학교)는 여전히 당면한 현실이요 문제가 늬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로 문제는 문제가 문제인 것을 모르면서, 모른다는 것도 모르는 것이 더욱 큰 문제가 되리라.(※卒稿「대구 산간학교 10년, 그 현황과 문제점」 가톨릭 신문 1979년 7월 15일ㆍ22일자 참조(필자는 지난 해 10월 특수 사목 영역에서 본당사목 현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래 기존 산간 학교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내릴 계기를 찾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올 여름 현 재임지인 慶山本堂에서 신도하는「가정 공동체의 초막생활」을 중심으로 그 동안 미지로만 그려 오던 실험적 사목 방안으로서의 가족 단위 산간 학교에 대해 개괄적으로 언급하면서 이에 덧붙여 대구의 본당 단위 산간학교에 대한 재조명을 시도해 보고자 한다.
사목적 의의
해마다 여름이 되면 大邱뿐만아니라 다른 지방의 많은 본당에서도 주일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캠핑 형태의 산간학교(혹은 山間學校)를 개설ㆍ운영해오고 있다. 여전히 그 교육 방법상의 전문적인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여름 산간학교는 교회내 학생들을 위한 全人敎育의 산 道場이라는 사실에 대해 별반 이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교회 내 현실을 바라볼 때, 몇몇 대도시의 거래 본당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ㆍ소본당의 경우 한번 여름 산간 학교를 개설하는데도 물적ㆍ인적 자원을 비롯한 본당 내 사목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실정에 놓인 것이 아닐까. 그나마 여느 본당에서는 제반 여건이 조성 되지 제대로 마련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본당 사목에 대한 산간학교의 기역적 성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희의적이고 그 문제점들 조차 제대로 풀어헤칠 수 없으면서도 별 다른 교육 방법을 강구할 수 없어 마지 못해 산간학교에 매달려 있는 본당도 있다고 한다면 이는 더욱 문제가 아닐 수 없으리라 필자의 소견으로는 산간학교로 파생되는 수다한 문제점들은 산간학교 그 자체에서 비롯된 문제들이기 보다는 본당 사목자와 그리고 가정과의 유기적인 협력의 결핍에서 나타난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여진다.
차제에 慶山本堂의 경우, 산간학교 운영기간 동안 행여 일시적으로 소홀히 하기 쉬운 본당사목의 활로를 열고 산간학교 자체의 제반 요구와 그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수렴하고 해결하려는 사목적 의지에서 본당 내 전 信者群을 대상으로「가정 공동체의 초막 생활」을 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상은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도시본당에서 웬만한 가정이면 연중 1회 정도 여름 바캉스 계획을 가진다는데서 출발하였다.
근래에 와서 자녀들의 신앙 교육이 가정적 기반이 무시된 채 교회나 주일학교에 전적으로 방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십분 감안 한다면, 실로 부모들은 그리스도인 다운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하느님 백성의 생명과 성장을 위해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가정 공동체 전체의 영적 진맥 또는 신앙 진단을 위한 계기를 도모 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가정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초막 생활은 당연한 시대적 요청 이기도 하다.
가정은 그 어느시대든 보다 풍요한 인간성 <사람됨> 을 길러내는 학교와 같다고 한다.
따라서 자녀의 개인적 사회적 교육을 감당해야 할 부모들은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심으로 가득한 가정 환경을 이루어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 그러나 오늘의 가정작 풍토는 일반 사회의 변화 추세에 따라 핵가족화의 압력, 정치경제적 중압, 세대간의 차이에서 오는 난관, 남녀간의 새로운 관계 진전 등으로 부모가 자녀의 신앙 교육을 감당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에 놓여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이나 구역 단위는 말할 것도 없고 본당 공동체 역시 가정적 정황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가정 공동체에 대한 신앙 진단과 그에 입각한 본당 공동체와 반 또는 구역 단위의 새로운 사목 방향의 모색을 위해서 실로 가정 공동체의 초막생활이 지니는 사목적 의의는 다대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기본 목표와 원칙
무엇보다도「가정 공동체의 초막 생활」은 신자 평생 교육 계획(On going progarm)의 일환으로 도입 되어야 한다는데 그 기본 목표를 두고 있다.
또한「가정공동체의 초막생활」은 종래의 교구차원 또는 본당 단위에서 여러가지 형태로 실시해 오던 산간학교의 제반 문제점들을 풀어 헤체야 할 공동 과제라는 입장에서 실험적 사목방안으로서 도입된 가족 단위 산간학교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1984년을 바라보면서 2백년 한국 교회를 살아가고 있다. 그 어렵던 시절에 부모의 신앙이 그대로 자녀에게 전수 되던 종래의 교육방법이 신자 가정의 사회적 위치가 바뀌어 감에 따라 본당 중심의 교리교육 제도로 불가피하게 옮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다시 가정 생활 중심의 신앙 전수를 도모케하여 현행 주일학교 체제의 취약점과 미비점이 주정ㆍ보완되어야 한다는 견지에서 초막 생활의 현장을 통한 본당사목의 현 주소와 사목 현황 진단을 밝히겠다는 사목의지의 구체적 표현이 된다.
뿐 만 아니라 본당사목 영역의 학대와 신자 계층의 다양화로 사목 역량의 상대적인 약화 내지 위축을 초래케 된 것도 사실인 것 같다. 더우기 신자 상호 간에 긴밀한 만남과 교류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실임을 감안하여 책임 있는 신자 계층간에 머리<知>와 마음<情>과 행동<意>을 통한 온 몸<全身>으로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본 목표에 비추어 여기에 상응하는 전개 과정ㆍ사목 성과의 평가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가정 공동체의 초막 생활 전반에 대한 몇 가지 기본 원칙을 정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족 단위로 참가해야 한다. 이 경우 부득이한 사정을 감안해서 중 고등 학생이나 대학생들은 개인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가정 공동체의 초막 생활은 유년 정부ㆍ중고등과정부ㆍ대학과정부 등 5개 과정부를 두어 전 신자 계층을 총망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 각 과정부는 독립적으로 교육과정을 진행시켜야 하며, 특별한 경우 전 신자군이 함께하는 사전 계획에 입각하여 적어도 한 단계에 한번 정도로 무리없게 상호 접근 시켜야 할 것 이다.
섯째 이 초막 생활은 대체로 6단계의 교육적 접근 방안에 입각하여 진행 되어야 한다. 제1기존단계(초막생활 이전 준비과정) 제2도입단계(초막생활 제 1일) 제3전개단계 (초막생활 제 2일) 제4절정단계(초막생활 제 3일) 제5정리단계(초막생활 제4일 제6발전단계(초막생활 이후 가정교류과정) 등이다.
넷째 교육담당부서와 교육협력부서를 엄격히 구별하여야 한다. 교육 담당 부서는 앞에서 언급한 5개 과정부를 두고 교육 협력 부서는 총무기획부ㆍ방송편집부ㆍ전례연구부ㆍ식품위생부ㆍ물품관리부 등 5개부를 설치하여 각 부서장을 두어 관장하고 본당 사목자 현장 책임자 현장부 책임자 2개 부서장 등이 참가하는 초막생활의 협의회를 상설한다.
다섯째 교육 과정과 숙식 생활 과정은 분리하여 실시하되, 교육 과정은 과정 부단위로 진행하고 숙식 생활과정은 가족 단위로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단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이에 대해서는 사전에 본당에서 가정 구성에 상응하는 팀 편성을 별도로 하여 준비시켜야 하겠다.
이상과 같은 기본 목표와 원칙을 충분히 검토하여 본당 실정에 알맞게 선택적으로 적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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