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와 아론에게 터뜨린 불평을 야훼께서 들으시고 그들에게 저녁에는 메추라기 고기를, 또 아침에는 만나를 먹게 해 주셨다. 백성들이 만나를 보고 무엇인지 몰라 『이게 무엇이냐』고 질문한데서 만나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 때 모세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이 것은 야훼께서 너희에게 먹으라고 주시는 양식이다』고 했다. 만나는 야훼께서 주신 매일의 양식이었으며 그것은 신약의 참 생명의 빵인 성체의 예표요 상징 이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빵을 많게 하신 기적의 참 뜻을 깨닫지 못하는 군중들에게 구약의 만나 사건을 상기시키며 『하늘에서 너희에게 진정한 빵을 내려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 이시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며 세상에 생명을 준다』라고 하셨으며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하셨다.
예수께서는 당신 자신이 바로 생명의 빵이요 하늘로부터 내려온 빵임을 밝히셨다. 그러길래 당신을 믿는 것이 곧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요,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우리의 육체적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 그러나 우리안의 하느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생명의 양식을 먹어야 한다. 예수께서 주시는 생명의 양식은 곧 당신 자신이시며 빵의 형상으로 우리 가운데 현존 하신다. 우리는 이 생명의 양식, 곧 하늘로부터 내려온 생명의 빵을 먹고 살아 간다. 우리는 하느님의 백성의요 그 백성답게 하늘의 빵, 천사들의 양식인 생명의 빵을 먹고 산다. 이 빵은 믿는자에게 생명을 주는 천상의 양식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감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 땅에 살면서 하늘의 빵을 먹고 사는 신비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이 것은 참으로 깊은 신비의 경지에 속해 있는 사건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성사라고 한다. 예수께서는 없어질 물질적 양식이 아니라 없어지지 않을 신비의 양식으로 당신 자신을 주셨다. 우리는 성체 성사의 신비 속에서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받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이 생명은 지금 우리가 볼 수는 없지만 마지막 날에 찬란하게 우리에게 드러날 것이다.
우리는 이 생명의 빵인 성체를 자주 받아 모심으로써 우리 안에 있는 하느님의 생명을 생기있게 자라도록 해야할 것이며, 또한 이 성체를 받을 합당한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제 2독서에서 보듯이 바오로 사도께서는 『옛 생활을 청산하고 정욕에 말려 들어 썩어져가는 낡은 인간성을 벗어버리고 마음과 생각이 새롭게 되어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사람으로 갈아 입어야 한다』고 권고 하신다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고 성체로 그 생명을 키워가는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당연히 갖추어야 할 상태요, 모습이다. 성체는 우리를 『하느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새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새 사람은 올바르고 거룩한 진리의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고 바오로 사도는 정의 짓고 있다. 성체를 받아모시는 우리의 신분과 품위가 얼마나 고상한 것 인가를 자주 생각 해 봐야겠다. 자주 성체를 만지는 사제의 손이 거룩하기를 신자들이 기원해올 때 부끄러움과 뉘우침이 따른다.
회개하여 새 사람이 될 것을 생각하면서도 잘 되지 않는 나약함 때문이리라 성체를 받아 모시는 우리들의 손과 마음이 깨끗이 보존 되도록 기원하자.
「주께서 하늘의 빵을 그들에게 주시니라」
(오늘 미사 층계송 시편 후렴)<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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