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외교인에게는 보육 사업으로서 많이 알려졌고 신자들에게는 보통 바오로 수녀원으로 알려져있는「샬트르 성 바오로 수도회」는 한불(韓佛)조약이 체결된 두해 후인 1888년 7월 우리나라에 진출한, 국내 수도단체 중 가장 원로(元老)이며 94년의 그 역사는 한국 교회사(史)와 함께 각고(刻苦)의 점철이요, 또한 이를 밑거름으로 꽃피고 알찬 결실을 풍성히 담은 성장 발전의 발자취는 한국내 에서만 2개의 관구(管區 = 서울 · 大邱)를 가진 큰수도회이다.
이 수녀회의 한국 진출은 바로 한국 가톨릭 사회 사업의 활기찬 기점(基點)이 되기도 하는데 사도 성바오로의 정신에 따라「모든이의 모든것이 되기 위해서…」그 지역의 필요에 응하여 봉사 하는 것을 목적으로 1694년 프랑스 샬트르근방「쌩모리스」학교 여교사들이 시작한 애덕 활동과 수덕 생활의 공동체는 그 후 1811년「샬트르의 쌩모리스라 불리는 성 바오로의 구호에 종사하는 자매들」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고 또한 수도회로 승인이 되었다.
「구호에 종사하는 자매들」「애덕의 딸들」이라 고도 불리었던 이 수녀회는 샬트르에 모원(母院)을 두고 유럽에 4개국 남북아메리카에 6개국 동남아시아에 7개국 아프리카 2개국 등에 진출하여 애덕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1962년부터는 총 본부를 로마로 옮겼다.
샬트르 성바오로회 수녀들이 한국에 초빙 될 당시 우리나라는 오랜 쇄국의 잠을 깨고 문호 개방을 시작한 때였으나 아직 전교의 자유가 보장된 곳은 서울 · 용산 · 인천 · 부산 · 원산 등 5개 지역뿐, 지방에 따라서는 사사로운 박해의 여파가 남아있을 무렵이었다. 이때의 교세는 주교한분 · 성직자 13명 · 신학생 14명 신자 1만 4천여명이었고 청국과 안남(安南=越南)일본에는 이미 이회가 진출해서 활동 하고 있었다.
조선대목구(代牧區) 제 7대 교구장 불랑(J.Blanc白圭三) 주교는 박해가 어느 정도 평정된 후부터 교회의 여러 부대 사업을 시설할 필요를 느껴 1880년 서울「곤당골」(美洞=현乙支路1가 美大使館서쪽)에「영해원」(孩院 =保育園)을 설립 하였는데 무의무탁(無依無託)한 영해(어린이)들의 구제는 이때 처음 시작하는 사업이 아니고 1854년 매스트르(Maistre李) 신부가「영해회」를 만들어 구호 사업을 하던 것이 병인(1866)년 대교난으로 중단 되었던 것을 다시 시작한 교회의 애덕 사업이며,「영해원」뿐만 아니라 양로원도 개설하여 1887년에는 고아원과 양로원의 수용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더욱 많은 어려움이 뒤 따랐는데, 그 중에서도 이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펴 줄 사람이 없는 것이 제 이른 어려움이었다. 이리하여 불랑(白) 주교는 1885년「사이공」관구장을 통해 수녀들의 한국 파견을 요청했던 것이며 약 3년 후에 샬트르 성바오로 수도회의 한국 진출이 실현 되어 1888년 7월 22일 인천항에 네 사람의 외국인 수녀가 상륙함으로써 이 땅에서 처음으로 까만 옷에 하얀 골깔 수건을 쓴 흰얼굴의 수녀들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인천에서 서울 까지는 가마를 타고「새문안」(貞洞·지금의 梨花女中校앞)에 마련된 임시 수녀원 집에 들게된 이들 4인의 수녀는 프랑스인「자리아」(Zacharie)「에스테르」(Esther)중국인「비르지니」「프랑시스카」수녀들이며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수녀원이 생겨 났고 초대 원장에는 자카리아 수녀가 취임 하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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