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오월에 시인 구자룡님은 아홉 권째 시집「춤추는 겨울」을 내었다. 그가 엮은 시집 모두가 오월에 만들어진 것은 그에게 오월은 의미가 있으며 그 의미를 기억하고 기리고 싶어함은 그만큼 그가 삶을 사랑하는 시인이기 때문이다.
『고향 땅에 나무를 심어야 하겠다 대추도 심고 무우도 심고 산으로 나물을 캐러 가야겠다. 머루도 따고 다래도 캐도 청산 별곡을 부르면서 오늘은 호미를 들고 내일은 쇠스랑을 들고 고향의 밭을 일구어야겠다』
이렇게 그는 후기를 통해 말했듯이 이번 시집「춤추는 겨울」은 삶에 찌들어서 죽지 못해 살아가는 숱한 이웃들의 눈물과 무서운 기세로 비인격화되어 가는 도시의 냉혹함과 비열함 등을 가차없이 고발하고 있다.
시인은 이제 최고의 지성이라는 하늘 꼭대기 높은 곳으로부터 이 낮고 낮은「깊고 그윽한 눈물의 골짜기」로 내려온 것이다 그러기에 더욱 더 우리들 가슴에 닿는 것이 아닐까. 이런 점에서「춤추는 겨울」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절망적인 탄식과 어둠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 말고도 그의 시 속에선 곳 곳에서 반짝이는 희망의 불빛이 반짝이고 있다.
『새해엔 허리를 펴게 하소서 가슴을 열게 하소서 만세를 부르게 하소서』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단지 실패와 절망으로 끝난 부끄러움이 아니라 부활의 승리를 가져오게 한 한과정이었음을 믿고 있는 시인은 결코 희망을 선사하는 봉사자로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고 호인수 신부님은 서문을 통해 구자룡 시인을 말했다.
그렇다. 이제 그는 누가 뭐라해도 열정으로 삶을 사람하고 그에 대한 애정이 걸걸하게 또는 곱게 되살아나서 갈피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워 시로써 이웃에 봉사하기를 원하신 하느님의 뜻에 겸선되이 응답함을 본다.
시처럼 살아가고 삶처럼 살아가는 그가 우리에게 있음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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