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구나 그들은 나를 헛되이 예배하여 사람의 계명을 하느님의 것 인양 가르친다」
한번 잘 생각해 보자. 우리가 기도와 예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만일 그 기도나 예배가 헛되고 무익하다면 얼마나 한심하고 억울한 일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후회하지 않을만큼 올바르게 하느님을 섬기고 살아가는가?
사실 기도란 본질적으로 그리스도교인의 신앙 생활에 속한다. 달리 말하면 기도란 바로 신앙의 표현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기도가 어떠하냐에 따라 그 사람의 신앙의 형태가 결정 된다.
신앙인으로서 오랜 기도 생활을 하다보면, 기도에 대한 온갖 좋은 서적과 말씀들을 통해 기도가 무엇인지 제법 알게되고 기도에 대한 이론적, 학문적 체계까지 서게 되고 또 자기 나름대로의 오랜 경험에 의해 누구에게든지 기도에 대해 할말은 있고 또 자기 주관도 갖게 된다.
그러나 한편 옳건 그르건 바로 그 오랜 경험과 혼미하게 하지 않는지? 또는 적어도 자기가 기도나 예배 생활을 잘하고 있는것으로 착각하지는 않는지? 진정으로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무엇보다도 우리가 기도와 예배에 관해 가져야할 생각은 이것이 전과 같이 자명한 사실이 아니라는 사실에서부터 경험하게 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도 요한은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 사이의 대화 가운데서 참된 기도와 예배가 어떤 것인가를 매우 간단 명료하게 보여주고 계신다. 「진실하게 예배하는 사람들이 영적으로 참되게 아버지께 예배 드릴 때가 올터인데 바로 지금이 그때이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하는 사람들을 찾고 계신다. 하느님은 영적인 분이시다. 그러므로 예배하는 사람들은 영적으로 참되게 하느님께 예배 드려야 한다』(요한 4장 23 ~ 24) 아버지께서 찾고 계시는 「진실하게 예배하는 사람들」, 달리 말하면 하느님께 감미롭고 유쾌한 것이 될 수 있는 기도와 예배는 과연 어떤 것인가?「영적으로 참되게」란 무엇을 뜻하는가? 영(靈) 과 참(眞理) 이란 성서적 풀이에 의하면 계시된 하느님의 사랑과 말씀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에나」의 까타리나 성녀의 이靈과 진리의 예배를 「사랑의 노래」란 표현을 쓰고 있다. 즉 인간이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깨닫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어려움과 장애물을 극복하면서 조금씩 전진하게 되는데 그렇게 해나 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가 하느님의 큰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의 빛을 받아 아주 자연스럽게 사랑이 실현될때, 그는 감미로운 사랑의 노래를 부르게 된다.
그 때부터 그의 기도는 영과 진리로서 하는 기도가 되며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예배자」가 된다. 그러므로 기도란 바로 하느님의 인식이요 그 분의 발견이며, 그 사랑의 인식 또는 사랑의 외침 자체이다.
그러므로 성녀는 「기도란 완전히 실현된 전적인 사랑의 노래」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라고 본다.
우리는 오랜 습성으로 거짓 예배자가 거짓 기도자가 될 수 있다. 하느님을 찾지 않고 자기를 찾으며, 자기가 만든 신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만 청하며,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감사와 사랑을 드리지 않고,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의무로서의 기도, 또는 습관적으로 하는 입술의 기도, 행동이 따르지 않는 말의 유희, 그 무엇보다도 사랑을 잊어 버린 생활 속에서 미움과 심술과 질투와 고집을 부리며 남을 못마땅히 여기고 못 살게굴고 비평과 불만과 싸움과 헛된 권위와 자만속에서 살아가며, 기도와 예배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속고 있지냐 않는지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살펴보자. 『주여 당신 장막에 묵율이 누구오리까?』(이하 오늘미사 층계송의 시편 참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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