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주일학교 교사연수회에서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다. 강의를 시작하기전『선생님들이 주일학교 교사를 하시는데에 가장 큰 애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대부분의 교사가 학생들과 공부하는 일보다 인간관계가 더욱 힘이 든다는 것이다. 교사상호간의 관계, 신부님과의 관계, 수녀님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때 가장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나도 또한 전적으로 동감이었다. 나름대로 주님의 사업에 헌신해야 한다고 몇 번이고 다짐을 하면서도, 주일학교 문제로 신부님과 또는 수녀님과 아니면 때때로 교사들과 어떤 불편한 마음이 야기되었을 때는『에이, 이젠 그만 속 썩히고 주일학교를 떠날까?』하는 생각까지도 들 때가 있었다.
언젠가는 아주 사소한 일로 괴로와한 일이 있다. 여름 성경학교를 할 때다. 조그마한 성당에 6백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준비한 선물이 모자라게 되었다. 주일날 선물을 나누어 주며 어느 정신과 의사의 말이 떠올랐다. 자신은 교회 신자라면 자신도 모르게 저항을 느낀다는 것이다. 가만히 자신을 분석한 결과 얼리때 크리스마스날 모처럼 교회에 갔다가 새로 나왔다고 선물을 못 받고 돌아와 그 때의 아픈 마음이 크리스찬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나는 예산을 더 써서라도 더 마련해야 어린 마음에 상처를 주지 말자고 주장했고 수녀님은 여름 성경학교도 끝났는데 필요하겠느냐고 하신 것이 그만 서로 마음을 무겁게 하고 말았다.
생각해보면 수녀님도 나도 교회를 위해 일하자는 것 뿐이다. 이런 괴로움이 있을 때 마다 생각나는 성경 귀절이 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로다』 (요한15, 5)
우리들 모든 가지들은 예수님 나무에 매달려 풍성한 열매를 맺자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것이다. 많은 가지중에 어찌 나에게 때때로 불편한 가지는 없겠는가? 오히려 이웃 가지들이 더 잘 뻗어가 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오히려 나에게 주어진 본분이 아닐까?
함께 풍성한 열매를 맺자는데에 무슨 불평이 있겠으며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앞의 잎이 태양을 가려 좀 어둡더라도, 위의 가지가 내려와 좀 무겁더라도. 그래서 풍성한 열매를 맺을수 있다면 즐겁게 참아야지, 예수님 포도나무에 단단히 매달려서.
예수님! 어려움을 이길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옵소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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