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乙巳)년 국치(國恥)의「보호조약」이 일본의 강박으로 체결된 이후 부터 실력 양성의 기운이 경향각지에 급격히 대두되어 민중계몽과 민족운동이 활발하게 전개 되었는데 이에 불을 질러 놓은 것은 당시의 민간신문(民間新聞)들이며 특히 출판을 통하여 민족 문화를 앙양하려는 새로운 운동이 활발해졌다.
「경향신문」(京鄕新聞)은 천주 교회에서 애국 계몽운동의 일환으로 발간한 한글판 주간(週間) 신문으로 창간 목적은「참된 개화(開化)와 거짓 개화를 분별시키고 올바른 개화를 제시 해주고자 하는」것이었다.
「경향신문」은 1906(光武10)년 10월 19일 창간 제 1호를 발행하고「한일 합방」직후인 1910년 12월 30일까지 모두 220호가 간행되었다. 국권(國權)이 매우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 있던 당시 전국에서는 의병(義兵)들의 항쟁과 함께 교육 · 언론을 통해 국권을 유지 해보고자 하던 애국 계몽 운동은「반봉건」(反封建)「반침략」(反侵略)의 성격을 나타냈으며『참 개화를 아니하면 타국에게 견디지 못한다』는 말로써 민중의 자각을 일깨웠다.
「경향신문」은 시사문제에 매우 중요한 비중을 두어 논설을 실었고 또 법률 조항을 설정하여 격변기에 처해있던 당시의 민중들이 자신의 권리를 확보하는데에 차질이 없도록 선도하였고 한편으로 교회의 복음 선포 사명을 위해 가끔 호교론적인 내용의 글을 실었으며「관보」(官報)를 요약해서 보도하고 국내의 여러소식을 싣고 있어 오늘날의 인간 신문들이 싣고 있는 내용과 대동소이한 것이었다.
「경향신문」의 발행인은「빠리 외방 전교회」선교사로 1898년 10월에 입국하여 용산 신학교 교수로 있던 드망쥬(F.Demange 安世華) 신부였는데 발행인을 외국인으로 내세웠던 첫째 이유는 당시 외국인들이 갖고 있던「치외법권」을 이용하여 자유로운 언론 활동을 전개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실무자는 한국인 김원영(金元永=아우구스띠노) 신부 였다 한다.
1907년 7월 노일(露日)전쟁 후 친일 내각(親日內閣)으로 등장한 이완용(李完用)내각은「신문지법」(新聞紙法)을 발표, 민족 언론의 탄압에 착수했는데「경향신문」은 발행인의「치외법권」을 이용하여 와중에서도 정론(正論)을 펴 나갈 수 있었지만 드디어 1910년「한일합창」이 단행되고 외국인의 치외법권이 부정되기에 이르자 경향신문도 그 운명을 다하게 되었다.
조선총독부는 1910년 9월 10일『경향신문의 기사를 종교적 사항에 국한 해야 발행을 계속할 수 있음』을 통고 해오고 경향신문을 폐간 하도록 강력히 압력을 가하였다. 이리하여 신문은 폐간되고 신문 부록으로 발간해 오던「보감」(寶鑑)과 합하여 경향 잡지로 제호(題號)를 바꾸어 순 종교적 내용만을 다루게 되었다.
경향신문은 국권이 기울어진 후 특히「개화」라는 이름 아래 일제 식민 주의가 물 밀듯이 침투해 오던 시절 우리의 선각자들이 이와 맞싸워 진실한 자주 독립을 외치고『참다운「개화」가 어떤 것이냐』를 가르쳐야 하는 일면 항쟁 일면 계몽의 언론을 펴냈던 시기에 한국신문사(新聞史)사의 꽃이며 비록 주간 신문이지만 초창기 언론으로서 찬란한 기록을 간직하고 있으며 가톨릭교회의 복음 선포 사명을 폭넓게 수행한 선도역할을 했다.
또한 경향신문 사옥과 인쇄 공장이었던「종현 성서출판소」는 우리 나라 인쇄계에 처음 우리말(한글) 활자를 보급시킨 곳이다. (그 건물이 서있던 자리는 지금 명동성당 대문 옆 주차장이 되어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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