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혜진이도 경아도 향연이도 머리들을 곱게 땋아 내렸다. 요즈음에 3학년 여자 어린이들 간에는 머리를 길게 땋아 내리는것이 유행처럼 되었다. 항상 길게 늘여 다니던 실비아 선생님이 몇 주전부터 머리를 곱게 땋아 내렸기 때문이라고 생각 되었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3학년인지라 그들의 눈에 곱게 비친 실비아 선생님의 모습을 흉내내려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바람직 하다고나 할까?
남달리 어린이 학생들을 사랑하시는 실비아 선생님인지라, 학생들의 생일을 하나 하나 기억하여 꼭 그림엽서 하나라도 보내 주셨고, 행여 무슨 일이 있어 주일학교에 빠지기라도 하면 전화다, 가정 방문이다, 하여 깊은 관심을 보여주는 선생님인지라 충분히 영향을 받고도 남으리라.
교육에는 크게 두가지 면이 있다고 했다. 형식적인 교육과 비형식적인 교육이다.
형식적인 교육이 교단의 선생님과 교실안의 학생들간에 전수되는 지식의 전달 과정이라면, 비 형식적인 교육은 교사의 인격을 통하여 전수되는 일체의 영향을 말할 수 있겠다.
흔히들 교육에서 지식 전달 위주의 형식적인 교육을 중시하고 있으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격과 인격간 에 상호 교류되는 인간성의 전수 과정일 것이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주일학교 어린이들인지라 선생님을 대할 때 교리 지식의 전달자로서의 선생님이 아니라 선생님의 진지한 모습속에서 참 예수님의 모습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니 주일학교 교사의 임무가 (사명이) 결코 쉬운것 만이 아니다.
어린 학생들 하나 하나가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모방한다고 생각하면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다. 흩어진 옷차림, 저속한 말씨, 지나친꾸밈새, 야릇한 머리 모습들은 어린이들에게 행여 혐오감을 주지는 않을는지, 아니면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을는지.
어린이들은 사랑이 흐르는 길을 따라 흐르기 마련이다. 사랑의 길에서 좋은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엊그제 딸 아이 생일에 보내주신 실비아 선생님의 그림 엽서를 바라보며 넘치는 흐뭇한 감회를 감추지 못했다. 딸아이의 기뻐 날뛰는 모습 또 한 어느 선물이 그토록 기쁘게 만들수 있을까?
오늘도 우리 주일학교 선생님들의 부지런히 돌아가는 사랑의 손길속에 어린것들은 가을의 열매처럼 곱게 영글어간다. 어찌 실비아 선생님이 한분 뿐이랴? 많은 선생님들의 노고가 있기에 교회는 커가는것을…(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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