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기 빛 마저 차단 되고 사면이 벽으로 둘러싸인 공포의「아우슈비츠」수용소내 암흑의 감방에서, 산 송장처럼 굶어 죽어가야만 하는 절망의 상황 속에서도 매일 로사리오 기도와 찬미가로 주님을 찬양하다 끝내는 독침삽입으로 9명의 죄수 들과 함께 장렬히 사제의 한평생을 미친 막시밀리안 꼴베 신부. 인류를 구속코자 십자가의 죽음을 택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답게 처자식을 거느린 한 가장을 대신해 스스로 죽기를 자원한 현대판「골고타」의 시련 - 꼴베 신부가 지난 10월 10일「바티깐」에서 온 세계 가톨릭인의 축복을 받으며 성인의 품에 올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된 꼰벤뚜알성 프란치스꼬회 소속의 폴란드인 막시밀리안 꼴베 신부는 1894년 1월 폴란드「즈둔카볼라」에서 라이몬드 꼴베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1907년 꼰벤뚜알 프란치스꼬 수도회에 들어간 꼴베 신부는 그 후 이태리「파두아」에 있는 프란치스칸 하우스 신학교에 입학하여 신학을 공부했다.
1919년 사제로 서품된 후 모국 폴란드로 돌아간 꼴베 신부는 그 곳에서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고 신심을 앙양하는 신심단체인 성모의 군대를 창설했으며「성모의 기사」라는 잡지를 펴내기도 했다.
꼴베 신부가 창설한 성모의 군대는 현재 전 세계 2만여 회원을 가진 국제제적인 가톨릭 단체로 발전했다.
1930년부터 1936년까지 일본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꼴베 신부는 1939년 폴란드로 되돌아왔으나 제 2차세계 대전의 초기인 독일의 폴란드 점령직 후 나찌에 의해 체포되었다.
그 후 풀려났으나 1941년 2월 다시 체포된 꼴베 신부는 마침내「아우슈비츠」수용소에 감금 되었다.
당시 나찌는 독일 점령군에 위험한 존재로 여겨지던 성직자들의 색출 검거에 나섰는데 꼴베 신부도 예의는 아니어서 2번째 검거 되었을 때는 폴란드 레지스탕스의 지하 신문 인쇄를 도왔다는 협의로 체포 되었다.
꼴베 신부가「아우슈비츠」수용소에 갇혀 있었을 때 죄수 탈출 사건이 발생, 수용소장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죄수10명을 임의 추출하여 아사형에 처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이에 수인번호 16670번을 가슴에 단 꼴베 신부는 한 가족의 가장인 프란치스젝 가요와 닉젝을 대신해 아사형을 자원하고 나섰다.
이렇게하여 창문도 없는 깜깜한 감방에 갇힌 꼴베 신부는 절망의 시련속에서 굶어 죽어 가야 할 동료 죄수들의 영혼을 위로 하여 로사리오기도를 비롯 끊임없이 기도할 것을 당부하며 함께 기도했다.
당시의 상황에 대해 꼴베 신부를 비롯한 10명의 죄수들이 갇혀 있던 감방의 통역관겸 책임자였던 브루노 볼고빅 씨는 이렇게 묘사했다.
『10명의 죄수들이 외부와 차단된 감방으로부터 매일 큰소리로 암송하는 기도 소리와 함께 로사리오 기도와 성가소리가 들려왔읍니다. 때로는 기도에 너무 열중하여 간수들이 일일점검을 취하려 들어오는 것 조차 깨닫지 못하곤 했읍니다. 꼴베 신부는 평온하고 고요한 모습으로, 선채로 또는 무릎을 꿇은채 우리들에게 인사를 보내곤 했읍니다』
이렇게 꼴베 신부와 3명의 죄수들은 마지막까지 남은 굶주림 속에서도 2주간을 연명한 후 결국 1941년 8월14일 나찌의 독침 투입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후 30년이 지난 1971년 막시밀리안 꼴베 신부는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성 베드로 성당에서 복자로 시복됐다.
꼴베 신부의 시성은 지난 3월 2일 교황청에서 공표됐는데 꼴베 신부에 의한 2가지 기적은 교황청 시성성성에 의해 입증 됐었으며 더 필요한 기적 사실의 제출은 철회되었다.
추기경으로서 여러번 그리고 교황으로서는 한 번「아우슈비츠」수용소를 방문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 곳의 집단 수용소를「현대인의 골고타」라 칭하고『증오의 회생물인 동시에 그의 사랑을 통한 승리자가 된 꼴베 신부에 의해 축복받은 고통과 영광의 장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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