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성(都城) 동쪽을 차지한 낙산 (駱山)은 그 아래 계곡 외 아름다운 풍경이 일찍부터 성안의 6대 명승지에 꼽히는 곳이다. 낙산 기슭에 혜화동 (惠化洞)과 동숭동(東崇洞)에 걸쳐 4만여 평에 이르는 넓은 부지 위에 자리 잡게 된 백동 성분도(베네딕또) 수도원은 한국에 진출한 본래의 목적인 교육 사업을 이듬해부터 시작했다.
「숭공학교」 (崇工學校)는 1909년에 한국 진출한 성분도 전교 수도회가「숭신(崇信) 사범학교」를 개교하기 1년 앞서 1910년에 개시한 실업 교육의 공업 기술 학교이다.
우리나라의 근대 실업교육은 1899년 관립(官立) 「상공학교」 (商工學校)의 관제 (官制)가 발표 되었는데, 상공업을 천시하던 그 당시의 풍조는 계획 추진이 잘 되지 못 한것 같았다. 그래서 1904년「상공학교」는 이름을 「농상공 (農商工)학교」로 고치고 농과,공과,상과로 나누어 예과 (豫科)를 1년 본과를 3년으로 하는 수업 연한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 학교는 당시 유일한 실업학교 였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이 극히 적어,많아야한과 (科)에 30명 적으면 10명 미만이었다 한다.
「숭공학교」는 실습 작업을 주안으로 하는 3년제 (3年制)의 공업전수(工嶪專修) 기술학교로 목공부(木工部) 철공(鐵工)부 제차(製車) 부가 있어 당시 사회적으로 시급히 요청되는 기술자 양성에 크게 공헌 하였다.
처음 가톨릭신자 소년 27명을 수용하여 시작한 기술 교육은 70명을 수용하다가 그 후 그배(倍)로 학생이 증가되고 시설도 확장 되었으며 당시 발전(發電) 하기 위해 세운 풍차(風車)는 서울 장안의 명물 이며 화제 거리였다.
목공부에서는 각종 고급가구 (家具)와 교회의 제대(祭臺)·감실 · 촛대 · 성서대(聖書臺) · 장궤를 · 주교좌 (主敎座) · 강론대등이 제작 되었는데 특히 명동 대 성당의 강론대는 미술품 (美術品) 으로서도 이름 높았다.
철공부와 제차부에서는 각종 운반용 차량과 자동차의 상부를 제작했고 또 자동차 수리로 이락교의 명성이 높았다. 그래서 한 일 합방 후는 일본 관청에서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총독과 정무 총감 그리고 일본에서 조선 시찰을 오는 고위 총 관리들이 혜화동에있는 「숭곡학교」의 시설과 실습 현장을 들러보고 생산되는 여러가지 물품을 직접 주문하기도 했던 것이다.
「숭공학교」의 지도자는 일데폰 수사 (修士) 였고 훈육 (訓育)은 갈리스도 신부가 맡고 있었다.
그러나 순조롭게 발전 되고 있던 1914년 제 1차 세계 대전쟁의 발발은 백동 성분도 (베네딕또) 수도원과「숭공학교」 에 있는 모원 (母院)과 1년간 연락이 두절 되어 고립 상태가 되었으며 따라서 극심한 경제난에 봉착 했었다.
제1차 세계대전쟁 중이던 1914년에서 1918년까지의 어려움은「오딜리엔」모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였다. 많은 수사와 신학생들이 전쟁에 동원 되어 출전하고 전사 했으며 1919년 베르사이유 강화 조약이 체결되어 세계대전은 마무리가 되었으나 독일은 패전국이 되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배상금과 전쟁 부채를 짊어지게 되고 아프리카를 비롯한 여러곳의 많은 영토를 잃게 되니 수도회의 포교지역도 변경이 생기게 되었다. 「숭곡학교」는 그동안 자급 자족하는 경영 방식으로 유지하여 왔으나 계속해 가기에는 모든 여건이 어려웠다.드디어 1922년 개교 12년만에 제1차 세계 대전의 여파로 문을 닫기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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