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 신앙 인파가 뿜어내는 신앙의 열기로 이 땅 곳곳을 뜨겁게 불태웠던「천주교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 신앙대회」가 10월 18일로 한 돌을 맞았다. 위용과 장엄, 질서와 정돈의 모습으로 이 땅에 새롭게 드러난 한국교회 1백50주 신앙대회는 스스로 믿음을 찾아 이 땅에 진리의 횃불을 높이 치켜든 장한 선조들의 후예답게 그리스도의 구원의 빛을 더 멀리, 더 크게 확산코자한 교회 공동체의 열과 성을 다한 의지와 집념의 결정이었다. 한국교회 사상 최대로 평가 되고 있는 교구 설정 1백50주년 신앙대회 1주년을 보내면서 또 이 민족 이 겨레 모두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집약 하고 있는 이싯점에서 신앙대회 최전선에 서서 땀과 눈물을 봉헌했던 봉사자들의 입을 통해 이 겨레의 가슴마다 신앙의 불을 놓았던 신앙의 대현장을 되돌아본다.
10월 18일 여의도 광장에는 1년 전 10월 18일을 지켜본 몇 몇 봉사자들이 약속도 없이 모여섰다 그들의 눈동자는 1년 전의 아침을 되살려 내는 흥분으로 한결 같이 빛나고 있었다. 이 땅에 2년 가까이 뿌리 내린 가톨릭 교회가 성년의 모습으로 새롭게 드러난 역사적인 대제전을 마무리 지으며서 84년 한국 천주교 2백주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던 여의도는 1년 사이 몇 개의 건물이 하늘을 찌를듯 새로이 솟아 올랐을뿐 여전히 크고 방대해 보였다『얼마나 모일 것인가』봉사자들이 표정속에는 초읽기를 거듭한 당시의 급박함이 그대로 되살아 나는듯 했다. 짖궂은 가을비가 뿌려대는 새벽녘 조바심속에 여의도를 지켰던 당시의 심정을 허탈과 좌절이 교차하는 초죽음의 상태였다고 회고하는 실무자들의 표현속에서 18일 아침의 암담함을 그대로 읽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낮과 밤을 잃어버린 수많은 봉사자들에게 초죽음의 상태를 맛보게 했던 순간은 동이틀 무렵 멎기 시작한 빗방울과 때를 맞춘 지방 신자들의 당당한 입장과 함께 환희와 기쁨의 순간으로 부활했다. 이렇게 모인 신앙 인파가 여의도를 완전히 메웠을때의 감격이 아직도 가슴 밑바닥을 적시고 있는 듯 봉사자들은 순례하는 마음으로 여의도광장 전역을 빠짐 없이 딛고 또 디뎠다.
사도직 전통을 이어받은 모교회와의 일치, 제도적 의미에서 완전한 교회의 탄생등 교회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교구 설정은 자발적으로 교리를 연구하며 교회를 세웠던 장한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쟁취해낸 위대한 신앙의 승리였다. 보이지 않는 영적 신앙 공동체를 가견적 교회와 일치시켜주는 중대한 사건 - 교구설정 1백50주년을 맞아 1백40만신자들이 마음을 모아 펼쳤던 신앙의 대제전「신앙대회」는 과연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이 땅에 무엇을 남겼는가?
1백50주 신앙대회는 외형적인 규모면에서 한국교회 최대라는 표현에 아무런 이의가 있을 수 없었다. 여의도를 완전히 뒤덮은 신앙 인파는 모진 고난과 박해를 이기고 이 땅에 질기게 뿌리내린 한국교회가 정적인 교회에서 동적인 교회로 탈바꿈하는 극적인 장면은 연출했다. 80만으로 집계, 가톨릭교회 집회 사상 최대를 기록한 엄청난 신자에도 불구, 그리스도를 정점으로 모인 신앙 인파는 완벽한 질서와 정돈의 모습으로 이 세상을 감짝 놀라게 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가톨릭만이 가지는 위용과 장엄함을 보여주면서 뜨겁게 일치하는 사랑의 공동체를 구성했던 신앙대회는 2백년 가까이 이 땅에 뿌리 내린 가톨릭교회가 성년의 모습으로 새롭게 드러나 역사적인 대제전이었다.
그러나 외형적 수치의 화려함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간을 붙잡으며 자신을 송두리째 봉헌했던 수많은 봉사자들의 눈물과 땀이 그대로 담겨져 있음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1백 50주 신앙대회가 교구 전체에, 그리고 각 교구로 확산되기 시작하기 까지는 불과 수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1백50주 신앙대회가 외형적 성공을 거둔 반면 내면적으로 실패했다는 이야기는 바로 기획이 없었던 시작에서부터 그 요인을 찾아봐야 한다고 실무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하고있다. 따라서 짧은 시간을 쪼개며 쌓아 올린 노력의 탑이 그만큼 완벽하지 못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었다.
실무자들은 한결 같이 신앙대회 뿐만 아니라 1백50주 기념행사 전반을 통해 마땅히 있어야 할 기획팀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던 점은 1백50주 집행부가 하나의 구심점을 중심으로 연결점을 찾지 못해 혼선을 빚은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회고하고 있다. 행사 전체를 총괄하는 각 집행 부서의 일을 조정, 연결하는 기획이야말로 여타 집행부에 앞서 조직돼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기획에 이상이 있었던만큼 조직과 구성에 헛점이 있는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었다.
6월 14일 지구신앙대회 이후 신자동원에 어느 정도 자신을 가졌던 실무자들은 눈앞에 닥친 일정에 쫓겨 전반적인 조직과 구성에 상당한 미비점을 남길수 밖에 없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다급함 속에 구성된 실무진에 각계의 전문인들의 참여 또한 부진한 결과를 초래했다.
관계자들은 전문인들의 폭 넓은 참여가 결여된 계획과 조직으로 초반에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겼다고 아울러 지적했다. 이들은 또 지구신앙대회 이후 여의도 신앙대회가 명실공히 전국 대회로 확산되기까지 시간을 죽여야 했던 상황을 예로 들면서 준비 단계에서 부터 부딪쳐야 했던 수많은 어려움들을 상기하기도 했다.
신앙대회가 전국규모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우여곡절은 이 밖에도 무수히 많다. 섭외국을 중심으로 여타교구의 참가를 독려하고 교섭을 벌인 섭외 파트는 늦은 시작을 대변이라도 하듯 눈부신 성과가 보이지 않는 듯 했다. 가장 짧은 시간에 전국을 대상으로 섭외 활동을 펴면서 남 다른 고통을 겪었던 섭외 관계자들을 마땅히 전국 규모로 거행 되어야 할 신앙대회가 타교구 신자들을 초대하는 형식으로 고정된 상황을 안타까와 하면서도 분초를 따져야하는 숨막힘을 절감할 수 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으고있다.
이 같은 배경을 안고 출범한 신앙대회가 상상을 넘어 80만인파로 기록된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실이라는것 또한 실무자들의 공통된 견해랄 수 있다. 바로 전 날가지도 20만ㆍ30만을 헤아리며 그나마 뚜껑을 열때마다 미지수로 남아있던 참가자수는 경이적이랄수 밖에 없는 80만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것은 스스로 신앙을 찾아 그리스도 교회를 세웠던 신앙이 후예들이 신앙을 이어가기 위해 흘렸던 땀과 눈물위에 풍성히 내려진 은총의 표시이기도 했다.
사실 지구신앙 대회를 통해 동원에 어느 정도 자신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모일것 인가는 관계자 전원이 공통된 염려와 의문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일 행사 진행은 비교적 수준급이었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수준급으로 평가될 수 밖에 없는 것이 가톨릭교회의 행사로서는 최초로 대본에 의한 행사 진행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행사 전반을 타임 스케쥴에 맞추어 구성한 대본은 최대 규모의 행사 진행을 원할히 수행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됐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홍보 파트의 역할, 처음 상당한 혼선을 빚으며 공전을 거듭하는 것 같았던 홍보는 후반 무서운 기세로 점화되면서 신앙대회를 관심의 촛점에 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관계자들은 또 6월 14일을 기해 상승 무드에 있던 가톨릭 무드를 그대로 이끌어 10월 18일로 연결 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였던 홍보국의 선전은 초반의 부진함을 말끔히 씻어내는 한편 1백50주를 성공적으로 이끈 견인차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고 결론적으로 평가했는데 어쨌든 결론적으로 지난해 10월 18일 이후 교회는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 지난해 말을 거쳐 올해로 이어지는 동안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구도자의 증가는 무수한 변화속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부각되고있다.「늘어나는 구도자」1백40만 신도가 뜨겁게 일치하는 신앙의 공동체를 보여주었던 1백50주 신앙대회가 늘어나는 구도자 대열에「주범」이라면 2백주년을 맞는 우리가 해야할 일은 너무나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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