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평신도의 날을 맞이한다. 평신도의 날은 매년 맞는 연례행사이지만 금년은 유난히 감회가 깊다. 그것은 금년이 천주교 한국 전래 2백주년의 행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해이며 한국 천주교는 선교사나 어떤 성직자에의해 전래된 것이 아니라 평신도에 의해 전래 되었기 때문이다. 기실 평신도의 열성이 아니었던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찬란한 교회사가 이 땅에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의 초대 가톨릭교회상 즉 평신도의 신앙 갈구열과 선교열은 설의 표현을 멀리 지나간다. 또한 땅의 극변인 이 극동의 땅에도 2천년 후에 임의로 작용하시는 성령의 능력에 그저 경탄할 뿐이다.
이제 한국교회의 신도는 1백50만을 헤아린다. 세계교회 전체가 그렇기는 하지만 이 땅의 천주 교회도 신도의 이른 바 절대다수 아니 99%이상이 평신도라는 점에 한국교회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지금 세계가 경이의 눈길로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活力은 기실 평신도들의 활기찬 힘의 용솟음 침이다.
현금 2백주년 기념행사준비를 계기로 평신도들의 교회참여도는 매우 높다. 기념행사부는 더 말할 것도 없고 기념사목회의도 전문 위원 백여명 중 절대 다수가 평신도들이다. 그들의 소리 그들의 가치있는 의견이 사목회의 모든 분야에서 힘차게 반항하고있다. 참으로 놀라운 현상이다. 이것이 2백년來 처음으로 열리는 사목회의의 진면목이다.
또 사목회의에 있어서의 평신도들의 열성도 대단하다. 그러기에 사목회의 교회의 쇄신과 민족복음화의 앞날에 크나큰 희망을 건다.
그러나 한편 가끔 우리는 이 땅의 평신도들의 넘치는 活力에 비해 그들의 교리적 내지는 신학적 지식의 한계가 너무 쉽게 드러나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차제에 우리는 평신도는 과연 누구인가 또 어떻게 활동해야 할 것인지를 겸허하게 반성하여 봄이 가장 바람직스러운 일로 생각된다.
전통적으로 세례받은 신자를 하느님의 자녀, 천국의 상속자,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로 표현하여 왔다
특히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신도들을 그 지체로 하는 신비적 공동체, 성령을 그 혼으로 하는 그리스도 신비체 사상은 금세기를 통해 가톨릭 교회의 영적 깊이를 유감 없이 드러내 주었다.
그러므로 바오로 사도는『여러분은 다 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은 그 지체가 되었읍니다』(꼬린토전 12 . 27)라고 말했다. 또 그는『이제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안에서 사는 것입니다』(갈라디아 2 . 15) 또한 그는『어떠한 고통이나 어떠한 모진 죽음도 자기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없음』을 주장 하고 있다 (로마 . 8 . 35 - 39) 이와 같은 전통적 교리에 더하여 제 2차「바티깐」공의회는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 즉 신도는『간선된 인종이며 왕다운 사제군이며 거룩한 민족이며(하느님의) 소유로 간택된 백성이 되나니…옛적에는(하느님의) 백성이 아닌 백성이었으나 지금에는 하느님의 백성』(1베드 2 . 9-10)이 되었다는 성구절에서 신도들을 하느님의 백성으로 표현 하며 신도들이 하느님의 사제직과 예언직과 왕직에 참여하고 있음을 명백히 한다.
그러므로 공의회는「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성령의 기름 바름으로 축성되어… 거룩한 사제직을 형성한다」(교회10)또한 신도들은「세례 로써 그 중에 들고 그들 나름대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과 왕직에 참여한다」(교회31)
그러므로 평신도는 자기들의 사제직의 능력으로 성체 봉헌에 참가 하고자 성사배령과 기도와 감사와 성스러운 생활의 증거와 자아 포기와 행동적 사랑으로 이루는 속세의 일상 생활로써 사제직을 수행하는 것이다. (교회 10.34) 또한 세례를 받은 평신도들은「인호를 받고 새로 났기때문에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께 받은 신앙을 사람들 앞에 고백하여야 하는것이다」(교회11)
평신도의 예언직과 왕직에 대해서는 지면 관계로 더 부연하지 못하지만 평신도를 그리스도의 예언직과 왕직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를 사람들 앞에 증거하며 전하여 하느님의 나라를 이 세상에 건설해야 하는 영광스럽고도 중대한 의무를 지는것이다.
평신도의 사도직은 평신도들의 이런 존재에서 우러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평신도 사도직은 세례를 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의무 인 것이다.
평신도에게 고유한 것은 세속안에 살면서 복음을 전하여 현세의 모든것을 하느님께 향하도록 힘쓰며 현세안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 하는 것이다.
2백주년을 지내며 선교 3백년대를 내다보는 이 시점, 이 땅에서의 가장 긴급한 평신도 사도직은 두 말할 것 없이 복음 선교 즉 전교이다.
전 민족의 복음화이다. 그러므로 주교회의가 인준한 사목회의의 대명제로 민족을 복음화하는것이라고 되어있다.
또한 1983년도 한국주교단 공동사목교서로 이 땅에서의 긴급한 교회의 과제는 선교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여 시의 적절한 지도를 온 교회 특히 평신도들에게 내리고 있다.「교회의 봉사가 궁극적으로 인간 구원을 위한 봉사라면, 교구의 모든 활동은 복음 선포에 직결 되어야 합니다」「근래에 여러가지 사도직 활동, 신심운동과 교육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지만, 한 걸은 더 나아가 그러한 단체 활동과 운동들이 직접 선교에 투신하는 방향으로 발전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육활동과 신심운동으로 신자들의 자질 향상을 기하는 것도 좋지만 이웃을 향한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선교를 통하여 우리 스스로를 교육하고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바입니다」「선교를 위하여 성소의 계발과 육성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을 수 없읍니다.」「이제 우리는 한국 천주교 2백주년을 앞두고 민족 복음화라는 대 과제를 향하여 그리스도야 말로 겨레의 빛이심을 선포하고 교회와 신앙의 쇄신에 진력하여야 하겠읍니다」이와 같이 주교단 공동교서는 교회생활 전체를 선교라는 일점에 집중 시키고 있다.
참으로 우리에게 명확한 지표와 용기를 주는 지침이다. 한국주교단은 직접 선교에 뛰어들 것을 강력히 명령하며 교육이나 신심운동을 통한 자질 향상도 직접 선교에 투신함으로써 이룰 것을 제시하며 성소계발도 선교라는 관점에 다룰 것이며 신앙쇄신도 선교 활동을 우선 시킴으로써 이루어 가야한다고 교시한다. 또 사목회의에도 언급하여「1983년은…교구차원에서 2백주년 기념사목회의를 개최하는 해입니다. 이 회의는 지난2백년 교회생활의 여러 국면을 반성하고 검토하는 가운데 한국교회 3백년대를 향한 선교대책을 모색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입니다」라고 끝을 맺는다.
이 땅에서의 선교기운은 무르익은지 이미 오래다. 수 많은 구도자의 행렬은 성당에로 줄을 잇는다. 지금 우리교회는 선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마구 빛과 생명을 찾아 모여드는 형편이다. 명동대 성당에는 지금 예비자가 4천명이나 된다고 한다.
내가 주일날에 돕고 있는 비교적 작은 성당인 이태원 본당만 해도 지난 2년 동안 꼭 倍의 신자증가를 이루었다.
어디나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동안 선교로 일관한 개신교측은 지금 8백만 신도를 헤아린다니 가히 놀랄만한 복음화이다.
만일 지금 우리 교회가 즉 성직계와 평신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민족 복음화에 전력 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기적과 같은 놀라운 선교의 결실을 볼 것이다. 선교야 말로 평신도가 주체적 역할을 할 분야이다. 그들은 모든 류의 사람들과 같이 사는것 이니 선교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 문제는 평신도들의 힘이 선교라는 한 점에 집결 될 때 저 수많은 예비자들과 새로된 신자들을 누가 가르치며 돌보느냐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성직자만으로서는 도저히 감당 할 수없는 한계점에 이르었음을 절감하게 된다. 평신도들의 저 무한대의 힘을 활용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을 시급히 교육 해야 할 긴급성에 교회는 돌리고있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의 교육 기관인 현금의 가톨릭 교리 신학원이 一大개편도 시급히 요청된다. 더 나아가(이것은 완전히 나 개인 의견 이지만) 혜화동 일대를 대신학교를 중심으로하여 한국의 가톨릭교육센타로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신학교의 초대형 기숙사를 소단위로 분산시켜 딴 곳으로 옮기고 가톨릭교회가 현대세계에서 요청받고 있는 교육, 특히 교리교육과 신학교육ㆍ영성교육등을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들에게 공동의 광장에서 받게해야 할 것이다.
또 주간 교육제도뿐만 아니라 야간 교육제도, 季節 교육제도(예컨대 방학코스등등) 비롯하여 단기, 장기 재교육 제도등 이런 교육센타에서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신학부를 종합대학으로 발전시켜 현대 인격 교육과 지도자 교육에 이바지하게 하며 여러곳에 흩어져 있는 가톨릭의 최고 지성 평신도들을 집합시켜 연구소를 운영 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가톨릭의 사상ㆍ사회원리등이 이나라 모든 분야에서 실질적 영향을 미치게 할것이다. 이제 혜화동 일대는 토지나 건물의 소유권 따위로 또는 인적 자원 문제 따위로 폐쇄적이 될 수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
전 교회가 힘을 합쳐 교회에 대한 현대적 요청에 부응하여야 할 것이다.
현금 절대 好機를 받고있는 선교도 앞으로 얼마나 오래동안 그런좋은 상태를 지속할런지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밖으로 民主化가 제자리를 잡고 경제발전이 이루어지며 게다가 산아 제한 세대라 성인으로 등장할 때는 종교의 퇴조를 가져오는 것이 歐美선진국을 위시하여 동양에서도 일본이나 대만등지에서 일어난 일반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산아제한은 근본적으로 희생을 피하고 안일과 향락을 추구하는 심성을 지니는데 반해 종교 특히 가톨릭교회는 근본적으로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벌써 정부가 그간 독려해온 산아 제한 시책의 결과가 나타나 유치원의 원아가 줄고 여러 곳에서 국민 학교학급이 줄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문교부는 교원 인력 수급관계 상 내년부터는 교원대학 입학 정원을 대폭 줄인다고 한다. 이런 시점에서 교회는 선교의 이 절대 호기를 시급히 활용하여 민족 복음화를 이룩하여야 할 것이다. 선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들은 역시 평신도들이라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는 말이 아닐 것이다.
또 차제에 언급해야 할 것은 평신도들의 교회내에서의 직무 개발 문제이다. 이 점을 간단히 훌터 본다면 우선 중신부 제제로, 심각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 지금의 교구단위 혹은 본당 단위의 사목회의제도나 반장제도등도 더 연구 발전시키고 활성화 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더 나아가 교회운영에 평신도들이 깊이 참여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직무도 큰 부분을 맡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금 어떤 본당에서는 현직 고등학교 교감 선생을 주일 학교 교장으로 선임하여 평신도 선생들 일색으로 주일학교가 운영되는데 아주 훌륭히 되어 가고 있다.
가르치는 직무를 더 많이 평신도들에게 이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평신도들에게 충분한 교육이 선행 되어야 함음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오늘날 한국 평신도들이 깊이 유의해야할 점은 교계와의 문제이다. 공의회는 이 점에 대해 평신도는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성스러운 목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순명의 모범을따라 순명할 것을 지시한다.(교회37)교회의 목자들은 다른 신자들에게 봉사해야한다. 이렇게 하여 목자와 신자는 다같이 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며 감탄스러운 일치의 증거를 없애는 것이다.(교회32)
끝으로 요약하여 말한다면 2백주년 기념행사는 두 가지 점에 초점을 마추어야 할 것이다. 선교와 애덕 실천이다. 선교는 위에서 누누히 말하였기에 더 부언할 필요가 없다. 그리스도교의 생명은 역시 사랑이다.
이 기회에 바라는 바는 교회가 겉으로 화려한 행사나 말 만하는것 보다는 정말로 불쌍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교회상을 보였으면 한다. 그것도 한 곳에 이루는 맘모스 건물이 아니라 이 땅 방방 곡곡 산간 벽촌과 낙도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교적 사랑이 불쌍한 사람들에게 실천 되었으면 얼마나 의미 있는 2백주년이 될까 생각한다. 이 일이야 말로 평신도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평신도들의 재력 뒷받침과 유휴인력들의 봉사활동은 참 좋은 애덕을 실천할 것이다. 그 좋은 예는 昨今年에 착한 부인들 몇 분이 이루어 놓은 용문의「희망의집」이다. 민족복음화와 애덕실천에 평신도들의 크나큰 분발을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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