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성직자ㆍ평신자ㆍ수도자의 세 가지 신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들은 각기 고유한 직무와 소명을 지니고 상호 협력함으로써 하느님 나라 건설에 이바지 하게 되어 있다. 오늘은 평신도의 날이므로 평신도의 고유한 소명과 직무를 되새겨 봐야겠다.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과 평신도 사도직 교령에서는 평신도의 고유한 직무를 다음과 같이 규정 짓는다.『현세 질서의 현실을 파고들어, 그 안에 교회를 현존시키는것』(교회29)이며 또 세상안에 살면서『그리스도의 정신으로 현세 질서를 개조하고 완성하기 위해 자신을 아낌 없이 온전히 바치는것』(평신도4)이라고 한다.
즉 세속에 살면서 세속일을 통하여 세상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증거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비록 세속에 몸을 담고 있긴 해도 일반 사람들과는 달리 살고 있어 어떤 모양으로 세속을 떠나있는 성직자나 수도자와는 달리 평신자는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그들한 가운데에 살고 있기 때문에 보다 직접적인 증거자 요 선교자라 하겠다.그래서 어떤이는 평신자의 일반적 보편적 직분을 일선 전투 부대의 전투병 에다 비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아 가정과 직장에서 말과 행동으로 복음을 증거해야 하며 복음정신에 위배 되는 현세 질서를 개조하고 완성 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의 여건과 과감히 투쟁해야 할 때가 많다고 보겠다.
그렇다고 효과없는 논쟁이나 흥분, 폭력적 투쟁이나 혁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범과 봉사적 행위를 통해 그릇된 정신을 몰아내는, 소위 복음의 누룩과 소금의 역할, 빛의 역할을 통한 점진적이고 꾸준한 변혁과 개조를 말하는 것이다.『먼저 하느님의나라 하느님께서 외롭게 여기시는것』(마태6ㆍ33)을 추구함으로써 이 땅에 진리와 정의의 나라, 평화와 자유와 사랑과 행복의 나라를 추구해 나가는 자세이다.『평신도는 그들 나름대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과 왕직에 참여한다』(교회31). 그들은 인상의 감사의 제물로, 슬픔과 고통은 인내와 희생의 제물로, 범죄와 잘못은 속죄와 회개의 제물로 바쳐 드려 사제직에 참여 하며, 예언자 적 비판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건설적인 방향으로 실력을 양성하여 말과 행동으로 복음을 전파함으로써 예언직에 참여하며, 교회와 사회에 대한 봉사와 헌신의 자세로써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한다.
평신도는 현세 질서의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되며 더구나 현세질서에 동화되어 함께 썩어 들어가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그러나 흔히 세속에 살기 때문에 현실과 타협 하기가 쉽고 어쩔수 없다는 말로써 현실의 방관자가 되기 쉽다. 더 나아가서는 현실이 부조리와 그릇된 질서의 개조에 투신하는 성직자나 수도자들에 대해서 현실을 모르는 처신이라고 비난의 화살을 던질 수도 있다. 그것은 평신도의 고유 직무를 망각한 결과일 수도 있고 스스로의 권리와 사명을 포기한 결과 일 수 있다.
하느님 백성은 각자 나름대로 자신의 신분과 처지에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할 소명을 지니고 있으며, 각자의고유한 사명과 직무를 충실히 이행해 나갈 대 이 땅이 하느님 나라는 건설된 것이다.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현세 질서를 개조하고 완성하기 위해 자신을 아낌없이 온전히 바치는 평신자들이 많을수록 우리 교회의 전망은 더욱 밝게 빛날 것이다. 그들은 성직자나 수도자가 할 수 없는 고유 분야를 맡고 있다. 그들 사명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의식화 교육은 그래서 더욱 절실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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