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미술인들이 펼치는 예술의 세계는 깊고 무한했다. 예술을 통해 신앙의 폭을 넓혀온 신자 미술인들이 열번 째로 마련한 초대의 잔치는 작품 곳 곳에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이 스며들어 아름다운 향기를 느끼게 하는 풍요한 예술의 대 잔치였다.

서울 가톨릭 미술가협회(회장ㆍ김세중 교수)가 마련하는「제10회 가톨릭미술전」은 11월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안국동 동덕미술관에서 베풀어졌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한「가톨릭미술전」에는 회장 김세중 씨를 비롯, 부회장 권순형ㆍ이남규씨, 그리고 고문 이순석씨등 회원 70여 명의 작품 70여 점이 그 어느때보다 정성과 신앙을 가득담은 채 선보여 관람객들로부터 10주년 다운 미술전이라는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11월 오후 4시 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을 중심으로 CCK사무총장 정은규 신부, 고문 이순석 씨, 평협회장 엄익채 씨, 회장 김세중 씨 등이 개막 테이프를 자름으로써 막이 오른 미술전에는 첫 날부터 신앙과 예술의 세계가 일치되는 작품을 보기위한 인파가 쇄도, 성황을 이루었다.

동양화ㆍ서양화ㆍ조각ㆍ공에ㆍ판화ㆍ건축 등 미술분야가 총말아된 이번 전시회는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을 앞두고 2백년 교회역사의 맥락을 찾으려는 시도와 노력이 작품 하나 하나에 담겨있어 토착화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전시회라는 평을 들었다.

또한 구상ㆍ비구상 부문에서 작가마다 독특한 기법과 창의력을 발휘한 이번 전시회는 종합 미술전이라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작품세계가 펼쳐져 조화를 이룬 예술 세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회장 김세중 교수의 안내로 전시장을 돌아본 김 추기경은『이번 전시회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2백주년을 의식해서인지 작품마다 토착화 분위기가 짙게 깔려있다』고 평하고『2백주년을 계기로 토착화 작업이 본궤도에 올라서기를 기대한다고』말하면서『바쁜 예술 생활에도 불구, 신앙인으로서 신앙을 담은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은 회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또『2백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는 각 분야에서 새로운 교회상을 정립 하려는 노력과 움직임이 끊임없이 일고 있다.』고 지적하고『미술가 여러분들도 신앙인으로서 한국교회가 이 땅에 튼튼하게 뿌리 내리도록 힘과 마음을 모아 일익을 담당 해달라』고 당부 했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에는 지난해에 이어 매듭장 김희진씨가 출품한 한복 제의가 관람자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김 추기경은 순수한 한복 제의보다는 전통양식의 제의에 한복을 응용한 절충식을 고안, 제작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특별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회장 김세중 씨는『10주년을 맞은 이번 전시회는 원로 작가들도 대거 참여 하는 등 의욕적인 전시회를 만들기위해 특별히 노력했다.』고 말하면서 10주년을 계기로 그리스도의 신앙을 작품속에 용해시키면서 신앙의 세계를 무한히 키워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 71년 설립된 가톨릭 미술가협회는 그해 4월 신세계 백화점 화랑에서 제1회 전시회를 개최한 이래 10주년을 맞는 올해까지 73년 74년도만 사정에 의해 거르고 그 이후로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작품전시회를 개최, 회원 상호간의 우의를 다지는 한편 승화된 신앙을 작품을 통해 표출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