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주년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맞아 순교복자들이 뿌린 신앙의 피로 이 땅에 심어진 복음의 씨앗을 활짝 꽃피우기 위해 올 한해동안 흘린 노력의 땀은 그 어느때 보다 짙고 풍요했다. 특히 2백주년의 정신적 유산으로 후대에 남겨질 2백주년의 핵 - 「사목회의」를 비롯, 함께 순례하는 지상의 나그네인 교회의 모습을 이 민족의 마음 속에 깊이 심어줄「기념행사」-신앙대회, 선조들이 남겨준 신앙의 유산을 보존하고 이 땅에 깊게 뿌리 내리도록 할「기념사업」, 그리고 반성과 회개를 바탕으로 희망의 교회로서 새로운 교회상수립을 위한 기본-「정신운동」등 4개분야는 거듭되는 준비모임을 통해 오직 2백주년을 향해 숨돌릴 사이 없이 달려왔다. 이제 준비라는 단어를 떼어버린 이 시점에서 각 분야별 실무담당자인 부위원장의 입을 통해 올 한해동안 의지와 땀으로 집약된 2백주년의 발자취를 결산하고 본격적인 시작의 단계로 돌입하게될 83년을 전망 해 본다.
2백주년의 핵으로 평가되는 사목회의, 2백주년을 맞는 한국교회가 사목회의를 최우선에 놓는 배경은 특별한 설명이 뒤따르지 않아도 무방 할만큼 시작부터「중요한것」으로 인정 되어 왔다. 중요한 그만큼 사목회의는 여타 분야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 돼 2백주년의 선두주자로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미 2백주년의 깊숙한 곳까지 와 있다.
특히 82년 한 해는「사목회의 의안준비의해」라고 볼수 있다. 13가지로 구분된 의제를 놓고 각 의제별 의안을 준비하기 위해 담당주교(박정일 주교)를 중심으로 성직 · 수도자 평신자들이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해였기 때문이다.
혼신의 힘으로 중지를 모았던 이 현상을 한마디로「희망적 미래의 표징」으로 표현하는 정의채 신부. 정의채 신부는 2백주년 사목회의 준비 초반에서부터 의안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뛰어난 안목과 열심으로 사목회의 의안 마련에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왔다. 『2백주년 사목회의는 이미 중반에 접어 들었읍니다. 81년 의제선정을 하나의 시작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제를 선정하고 의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새로운 교회상을 정립하기 위한 뚜렷한 의지가 담겨져 있어야 한다고 볼 때 그 과정 자체야말로 사목회의 결실에 중요한 바탕을 이루는것이 아니겠읍니까?』
정신부의 표현대로 사목회의는 81년 1월 의제준비위가 구성된 이래 쉴 사이 없는 회합을 거듭, 13개 의제를 감안한다면 거의 매주 회의가 열려왔다고 해도 좋을 만큼 바쁜 한해를 보냈다. 노력한 만큼 성과도 두드러져 인적 · 시간적 자원의 부족 속에서도 사목회의는 내년 봄 경이면 교구별 사목회의를 개최, 84년 전체회의를 향한 총정리단계에까지 와있는 것이다.
2백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사상 처음으로 개최되는 사목회의는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어 하느님 나라가 도래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수 있다. 정신부도 제2차「바티깐」공의회가 굳게 닫힌 교회의 문을 활짝 열고 세상을 향해 두 팔을 벌리도록 햇듯이『우리의 사목회의는 안으로는 성령으로 충만한 교회의 모습을 새롭게하고 밖으로는 온겨레에게 그리스도의 빛과 생명을 전하는 역사적 사명을 완수하는 것이 바로 제1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사목 회의는 제 2차「바티깐」공의회의 가르침을 한국적인 상황속에서 새롭게 정립,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회로 그 모습을 변화 · 수립하는데 이바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신부는 이런 관점에서『사목회의는 구체적이고 실천가능한 목표와 방법을 검토, 한국 교회의 참 된 성숙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촛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그 원칙을 제시했다. 또한『한국민족의 고유한 문화유산을 계시의 빛으로 조명, 수용하고 신앙생활 전반에 걸쳐 토착화의 가능성을 탐구,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정 신부는『2백년 교회사를 바탕으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를 터득하고 민족 복음화를 향한 미래지향적 선교 대책을 수립하는것이 사목회의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81년 내성(內省)과 대화(對話)를 원칙에 놓고 성직자 · 수도자 · 평신도 · 전례 · 신심운동 · 지역사목 · 교리교육 · 가정사목 · 특수사목 · 교회운영 · 선교 · 사회참여 · 사회조사등 모두 13가지 의제를 선정한 바 있는 사목회의는 지난 3월 1일 의안준비를 위한 전체회의를 개최, 사실상의 출발에 들어 갔었다.
그로 부터 10여개월동안『성직자를 비롯, 수도자 평신도등 1백여명으로 구성된 전문위원들의 활동은 한마디로「희생」그 자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말이 없다』고 강조하는 정 신부는 그것이 바로『2백주가 살아있는 행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목회의의 두드러진 특징은 사회조사부를 별도로 설치했다는 것입니다. 의안 작성은 정확한 현상을 파악, 이를 토대로 이루어져야 의의가 있기 때문 입니다』『현상을 정확히 알아야 반성을 할수 있고 반성이 있어야만 미래에 대한 계획이 수립될 수 있다』는 점에서의 안작성에 앞서 사회 조사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한 정 신부는 평신도 수도자분과는 이미 조사를 끝냈으며 기타 분과들도 곧 사회조사가 마무리 될 것 이라고 밝혔다.
『83년 2월경 의안작성이 끝날 것으로 잡고 있읍니다. 83년 봄 주교 총회를 전 후로 각 교구 대표자들이 모여 사목회의 의안을 검토 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어『검토된 의안이 각 교구로 보내지면 많은 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구 사목회의가 개최돼 의안들이 검토, 보완되기를 기대한다』는 정 신부는『교구의안들은 다시 모아져 84년 10월로 잡고있는 전국사목회의를 향해 마직막 검토단계를 거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절차로 집약된 사목 회의결과는 늦어도 85년 3월까지「문헌」「해설사」「사회조사서」로 나누어 책으로 출판, 한국천주교회 3백주년을 향한 지침서로 활용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아울러 밝힌 정 신부는『사목회의의 결실을 무엇보다도 성직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새롭게 변화 하는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2백주년의 핵이 사목회의라면 사목회의의 핵심은 선교입니다』사목회의가 지향해야 할 대명제는「민족복음화를 위한 선교」라고 지적하는 정 신부『현재 우리나라는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선교의 절대 호기를 맞았다』고 강조, 『2백주년을 기해 교회는 선교에 모든힘을 집약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관심, 또 그들을 위한 애덕실천은 선교와 서로 분리 할 수 없는 상관 관계에 있읍니다』이어『선교를 생각한다면 애덕은 반드시 선행 돼야 할 실천방안』이라고 강조하는 정 신부는『만일 2백주년이 외형적 행사에만 집착한다면 결국 남는것은 허탈감뿐일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선교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요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본질입니다. 거기에 따르는 선교의 실천에 우리 모두가 투신함으로써 예수님의 복음이 전 세계에 선포되고, 온누리가 그 복음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사목회의를 비롯, 모든 2백주년 기념행사가 이 민족의 복음화를 최우선에 놓은 관점에서 이루어지도록 힘을 모아야 할것』이라고 제시하는 정 신부는 금년도 전교 주일을 기해 발표된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메시지로 2백주 사목회의를 결론지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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