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자 요한이「회개하라」고 외치고 있다. 이미 우리는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회개의 생활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복잡한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 신문 라디오 TV 온갖 확성기들의 소리에, 천가지 시끄러운 소리에 둔해질 대로 둔해져서 아마 그리스도인들인 우리도 이「회개하라」고 외치고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회개하라는 이 말을 우리는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으며 또 그말은 듣고 싶지 않은 말중에 드는것 같다. 그러나 이 회개는 하느님을 만나려면 필연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온갖 오만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되며 그 분 앞에서 적나라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 안된다. 마침내 그분의 나라를 위해서 자신마저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이 이미 역사안에 오신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이다.
요한은 이어서 단호 하게 말한다.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행실」로 보여라』(루까3 ·8) 외적으로는 물론 마음으로도 진정 회개하는 사람은「행실」로 그 증거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오늘날 이 구체적 참회의 실천행위 역시 우리 생활에서 멀리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합리적 이유를 말하고 생각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움직인다.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해야할 일이 많고 실천 해야 할 적극적인 애덕의 행위도 무수히 많다. 하지만 구체적 참회 행위 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예수님께서 그 모범을 보여주셨다. 사십일 동안 광야에서 단식하셨다. 자신을 버리고 온전히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순종하셨다. 역사를 통해서 얼마나 많은 성인 성녀들이 실로 비참하리 만큼 참회의 실천을 하면서 하느님을 만났던가!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은 진정 신앙의 선조들이 보여준 참「지혜」를 터득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시대와 개인의 조건에 맞는 참회의 실천거리를 찾아 이행할 때에 비로소 회개의 증거가 드러날 것이다. 어떤 이는 지속적 회개의 생활인 수도생활로 온전히 하느님께 승복하면서 산다. 우주시대인 오늘에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서 자신의 생을 던져 사는 사람들이 많다. 조그만 불편도 참지 못하는 안일한 우리라면 어찌 자신의 품위를 버리고「이땅에」「우리와 같은 처지」를 지니러 오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겠는가!
하느님이 오시니 길을 닦고 고르고 골짜기를 메우고 높은 산과 작은 언덕을 눕히고 굽은 길 험한 길을 곧게하고 고르라는 이사야의 외침을 루까 복음사가가 전하고 있다. 그 오시는 분은「구원하시는」하느님 이시다 .인간의 길과 하느님의 길이 한 길이 되는 것이다.
바로 예수그리스도안에서 하느님을 만날수 있게 된다. 그 분은 하느님을 만나는 유일한 길이 되신다. 그러나 이 길은 험해서 십자가를 통해서 밖에 다른길이 없다. 오시는 주님은『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나를 다르라』는 말씀으로 지금도 초대하고 계신다. 이 분이 바로 사랑과 정의, 평화와 희망과 기쁨을 전하시고 이루어 주시러 오시는 하느님이시다.
그분을 마중. 나아가자! 미움과 증오 부정과 전쟁 온갖 불안과 공포 실망이 사라질때까지 그 분은 오셔야 하고 세상에 우리와 함께 계셔야한다.
대림절 둘째 초 회개의 불빛을 밝히고 참회의 실천으로 무장하고 하느님이 오신다는 엄청난 이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는 형제 자매들에게 특히 세상 사람들이 잊고 있는 여러모로 소외된 형제들에게까지 오시는 주님을 함께 마중 나아가게 하자.
『일어나 높은곳에 서서 천주께로부터 오는 기쁨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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