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대학교 실습선「한바다호」에 실습차 승선하는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해 9월 창단 된「한 바다의 별」쁘레시디움 단원들은 레지오 창단 후 처음으로 지난 4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세계를 항해하며 주의 말씀을 실천하고 성모의 군사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다음은 한바다호에 승선, 91일상 (항해학과3년)군의 기행문이다.
Auld Lang Syne이 울려퍼지고 떠나는 이와 보내는 이의 유일한 연결선인 우리의 女王「한바다」호는 오색 테이프가 끊겨져 가는 순간 우렁차고 긴 한발의 울음을 터뜨렸다.
「이별」이란 아쉬움을 남기고 부산 제 1부두를 멀리한 연습선「한바다」는 서서히 부산항을 빠져나와 오륙도를 돌았다.
1982년 4월15일 총 1백 88명의 미래의 한국 해운계를 이어갈 용기있는 젊은이들을 태운 Training Ship「한바다」는 또 한번 긴 여로의 길에 돛을 올렸다.
출항 다음날인 16일이 마침 우리 가톨릭 학생회 담당 교관이신 김윤식 교관님의 생일이라서 20여명의 신자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출항식때 생긴 케익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저녁 한때의 선상 파티를 열었다.
다음 날인 17일은 북해도를 바라 보면서 일본 쓰가투 해협을 통과하였다.
그 동안 우린 선내의 TV를 통해 일본의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해협을 통과, 더 넓은 태평양상을 마음껏 항해하려 할때 4월의 북태평양답게 바다는 제법 배를 흔들어주었다.
Rolling(배가 좌우로 흔들리는 상태)과 Picking(배가 앞뒤로 흔들리는 상태)!
허나 연안 실습 때 제주도로 갈 때와는 달리 이미 몇 번의 연안 실습으로 다져진 우리 해대생들은『이 정도야!』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자기 맡은바 책임을 다하여 당직에 임하였다.
그러한 항해중에서도 우리「한바다의 별」쁘레시디움의 희함은 계속 되었다.
2평 남짓되는 좁은 방이지만 교관님의 침실은 해양 선교를 몸소 실천하려는 신앙 깊은 젊은이들이 하루 한시간씩 기도와 성서 연구를 하기엔 아주 적합한 선상의 작은 교회였다.
당직이 없는 시간을 택하여 매일 성경공부와 기도하는 신앙 생활을 행하였으며 금요일 저녁엔 레지오 모임, 일요일 아침엔 공소예절을 가졌다.
지난해 4월 캠퍼스 복음화의 일환으로 교내「마리아」쁘레시디움 창단에 이어 9월에 창단된「한바다의 별」쁘레시디움은 실습차 승선한 3학년 학생만으로 구성된 레지오로서, 단장인 김교관님을 제외한 전 단원이 6개월마다 교내의「마리아」쁘레시디움과 인원 교체가 이뤄진다.
출항 후 첫 모임은 교관님의 생일때 가졌으며 두번째 모임은「경도제행사」(날짜 변경선통과 기념제)를 가진 다음 날인 4월 23일에 있었다. 이날은 배가 동양에서 서양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23일 2번 겹친날로서 우리는 하루를 더 얻은 날이었다.
그러나 그 전날의 경도제를 잘못 지낸 탓으로 용왕이 심술이 났는지 바다는 무척이나 거칠었고 Rolling과Picking이 심하여 식기가 넘어져 식사하는데 곤란을 느꼈으며 촛대가 넘어져 레지오 회합때도 초를 사용할수 없을 정도였다. 다음 날인 일요일엔 공소 예절로 그러한「황천항해」중에 가져야 했다.
그러나 토요일과 일요일의 우리 기도를 갸륵히 들어 주셨는지 다음 날 오후엔 무척이나 포근한 햇살을 받으면서 계속 바다 위를 달렸다.
가끔 나타나는 돌고래들과 물개, 날치고래와 거북이 그리고 이름도 알 수 없는 수많은 물고기들은 우리의 태평양 횡단 26일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구경 거리였다.
출항전 집에서 준비해온 과자와 우유, 미수가루등의 간식이 차례차례 바닥이 날 즈음 우린 지리한 열기와 싱그러운 향기가 나는 중남미의 아메리카 대륙을 바라 볼 수 있었다.
26일이란 지루하고 긴 항해 일정을 태평양 횡단에 소모한 우리는 5월 10일 드디어 첫기항지인 파나마의「발보아」항에 들어가고 있었다.
야자수에서 풍겨나는 열대 특유의 향취는 우리에게 더욱 더 이국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해상 교통의 요지요, 국제무역과 재정의 중심인 파나마! 국민소득이 우리보다는 높다고는 하지만 빈부의 차가 심하고 교육이나 문화 · 사회의 전반적인 면에서는 우리나라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 나라라는것을 느꼈다.
국민성이 온순하고 친절한 그곳 파나마에서 우리는 교포들의 따뜻한 대접을 받으며 시내 쇼핑과 관광으로 3박4일을 보냈다.
「발보아」항을 출항후 한바다호는 곧 파나마 운하의 Dock로 들어갔다.
수에즈운하를 건설한 프랑스가 공사에 실패한 이 운하를 미국이 재도전, 결실을 거둔것으로서 그 규모와 시설은 정말 대단하였다. (계속)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