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촛불 네개를 다 밝히면서 이제 성탄축일이 임박하였음을 느낀다. 세 주간동안 해온 마음의 준비를 이제 본격적으로 축일 맞이 채비로 바꿀 때가 되었다. 조촐한 성탄구유도 꾸미고 성탄인사장도, 자정미사와 축하식을 위한 성가연습도, 집 안 팎 청소도, 할 수 있으면 이웃과 나눌 선물도 준비해야겠다.
하지만 우선 급한 것이 있다. 아직도 하느님과 이웃에게 화해할 거리가 남아 마음을 누르고 있다면 만사 제치고 한시바삐 달려가 화해를 해야겠다. 하느님께서 나와 우리 가정을 찾아주시는데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교회전례 분위기는 이미 지난 12월 17일부터 바뀌어 극적으로 예수성탄사건으로 향한다. 대림절중의 대림기간으로 접어들었다.
매일 본기도ㆍ독서ㆍ감사송 등 모든 미사 경문도 직접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가는 과정을 보이고 있고, 교회의 성무 일도에도 고유한 찬미가들ㆍ후렴들ㆍ독서들이 모두 주님의 내림을 간절히 기다리면서 그 오실 분의 신비를 풍부하게 직접 드러내고 있다. 특별히 저녁기도의「성모의 노래 후렴」은 그 유명하고 아름다운 노래인「오후렴」들이다.「오!」하는 감탄사로 시작되는 노래이다.『오, 지혜…오시어 우리에게 현명의 도를 가르쳐 주소서/ 오, 주여…오소서 팔을 펴시어 우리를 구원하소서/ 오, 옛세의 뿌리여…더디 마옵시고 어서 오시어 우리를 구하소서/ 오, 다윗의 열쇠여…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낮아 있는 자를 그 결박에서 풀어주소서/ 오,…정의의 태양이시여 오시어…비추어 주소서/ 오, 만민의 임금이시여…오시어 흙으로 몸소 만드신 인간을 구원하소서/ 오, 임마누엘이여…오시어 우리를 구원하소서 우리 천주여』
오늘 복음을 보자. 아이를 가진 두 여인 엘리사벳과 마리아가 등장한다.『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함으로써「주님의 어머니」가 되신 마리아께서 이미 세례자요한을 가진지 6개월이된 엘리사벳을 방문한다. 엘리사벳이「주님의 어머니」임을 알아 본 것은 성령을 받았기 때문이다.『주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 주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라고 엘리사벳이 외치고서『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한다. 아브라함의 믿음을 통하여 구원의 업적이 시작 되었고 마리아의 믿음을 통하여 그 구원이 결정적으로 성취되는 것이다. 교부(敎父) 암브로시오 주교의 말씀이 좋아 그대로 옮긴다.
『말씀을 듣고 믿는 여러분도 복됩니다. 믿는 영혼마다 하느님의 말씀을 잉태도 하고 낳기도 하면 그 분의 업적을 깨닫습니다. 여러분 각자 안에 하느님을 찬송하는 마리아의 영혼이 깃들고 또 여러분각자 안에 하느님 안에서 마음 기뻐뛰노느 마리아의 영이 깃들었으면 합니다. 육신으로 볼때 그리스도의 어머니는 한 분이시지만 신앙으로 볼때 그리스도는 모든 이들의 열매이십니다. 흠 없고 죄의 성향에서 벗어나 있으며 티 없는 수줍음가운데 정결을 보존하는 영혼이라면 참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영혼입니다』(12월 21일 독서기도1백89페이지) 겸손하고 가난한 이들이 하느님의 뜻에 순종함으로써 희망과 구원을 가져다 주는 사람들이 되었다.
목자의 아들 다윗, 엘리사벳, 세례자요한, 성모 마리아가 그렇고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그렇다.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에 들어오시려는 결단을 내리시는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심으로써「마리아의 아들」이 되셨고「완전한 인간」이 되셨다. 결국 자신의 죽음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바를 성취하셨다.(히브10ㆍ5ㆍ10). 마리아의 아들이요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역사 안에 들어오셨고 온갖 분쟁과 노고, 그리고 또한 희망찬「인간문명」을 지니시고 세상에 머무르신다. 즉 그분은「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시다. 하느님께서 나를 찾아 주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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